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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비 Jun 12. 2020

두 교황(The Two Popes, 2019)

출처 : 네이버


 2013년 3월 12일, 이틀 간에 걸친 콘클라베(Conclave) 끝에 새로운 교황이 선출되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고령으로 인해 직무 수행이 어렵다는 이유로 스스로 교황직을 사임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재임 기간 중 성추문 사건 은폐 의혹이 불거진 만큼, 새로운 교황의 임무는 막중했다. 결국 다섯 차례의 표결 끝에 진보 성향이 강한 마리오 베르고글리오가 제266대 교황 프란치스코로 임명되었다.


1. 줄거리


 영화 '두 교황(The Two Popes, 2019)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사임과 교황 프란치스코의 선출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인 요제프 라칭거(안소니 홉킨스 역)와 교황 프란치스코인 마리오 베르고글리오(조너선 프라이스)는 서로 상이한 가치관을 갖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독일 출신 추기경으로 교황청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보수라면, 교황 프란치스코는 아르헨티나 출신 추기경으로 현실 변화에 맞춰 교황청을 개혁하고자 하는 진보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추기경으로서 사임하려는 마리오 베르고글리오를 별장으로 불러 대화를 나눈다. 각자 자신의 철학과 신념 앞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게 토론한다. 교황청의 책임과 권위, 나아가야 하는 방향과 변화, 그에 따른 타협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두 사람은 서로 의견이 다르더라도 더 나은 교황청을 위한 서로의 노력임을 인정한다. 그와 동시에 교황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서로에게 털어놓는다.


 교황 프란치스코와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서로의 고해사제가 되어준다. 교황 베네딕토16세는 재임 기간 논란이 된 성추문 사건 은폐 의혹에 관해서, 교황 프란치스코는 더러운 전쟁 시절 군사정권에 저항한 예수회 사제들의 체포와 납치를 용인한 사건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영화 속에선 더러운 전쟁 시절 교황 프란치스코는 군사 정권에 저항하지 못했다. 그리고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부 예수회 사제들의 체포와 납치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2. 생각


 인간과 신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전지전능함이다. 신은 실수를 하지 않지만,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다만 그 실수를 통해 무엇을 얻는지가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는 소년법으로 만10세 미만은 이유를 막론하고 형사처벌과 보호처분을 받지 아니하며, 만10~14세 미만은 형사처벌 없이 보호처분만 내릴 수 있다. 그와 더불어 형사처벌 경력이 없는 초범이나 미성년자라면, 주요한 양형 기준이 된다. 이러한 모든 법적 제도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기초로 하고 있다. 하지만 만10세 미만의 아동이 살인을 한다면, 우리는 이를 단순히 실수로 치부하고 형사처벌을 하지 말아야 할까? 나는 사회에 속하는 구성원으로서 살인을 비롯한 반인륜적 범죄는 실수로 치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하지만 실수에는 용서받을 수 있는 실수와 용서받을 수 없는 실수가 있다. 이 두 가지 실수를 구분하는 객관적인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각자의 양심 속에 존재할 뿐이다. 영화 속에서 교황 프란치스코의 행동으로 인해 납치와 고문을 당한 두 예수회 사제들 가운데 한 사람만 용서를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용서를 하지 않았다. 같은 실수라 하더라도 용서를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예수회 사제들이 납치와 고문을 당한 과거의 잘못을 안고 살아간다. 그래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을 하는게 어떻냐는 질문에 자신은 자격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과거의 잘못이 현재의 교황 프란치스코를 구속하고 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과거의 잘못을 속죄하며 성직자로서의 삶을 성실히 살았다. 결국 과거의 잘못을 실수로 만들고 교황이 되었다. 사회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실수를 용서받을 수 있는 실수로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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