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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비 Aug 31. 2023

임병희, 『버티는 힘』

살게 해주는 것

저는 아직 참으로 한심한 인간입니다. 그나마 버텨 이 정도인 것이죠. 치열하게 생각하지 않고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 힘겹게 입을 달싹거리지도 않으면서 훌륭한 글을 쓰려고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알게 되었죠. 익지 않은 생각마음속에 있지도 않은 것을 표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었습니다. - p.5 line 19 ~ p.6 line 1     


아주 간단한 곳에서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는 어떻게를 낳고 어떻게는 무엇을의 길이 됩니다. “?”를 물으면 무엇 때문인지를 생각하게 됩니다무엇 때문인지를 알게 되면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생각합니다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생각하려면 무엇을 향할 것인지를 알아내야만 합니다그것이 시작입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에 익숙하지 않기에 앞선 사람들의 좋은 생각들을 따라가 보는 것입니다아직 표현이 거친 탓에 말과 글을 배우듯 좋은 표현을 곁에 두는 것입니다과거를 알아야 현재를 움직여 미래를 바꿀 수 있기에 기록을 펼쳐보는 것입니다그러면 그것들이 머리에서 얼굴로 얼굴에서 몸통과 사지로 퍼져 나가게 됩니다그럼 끝 모를 지평선을 걸으면서도 저 아득한 수평 이후의 풍경을 알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 p.8 line 8~18     


내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이 시대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지금은 답이 주어진 시대가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그 답을 찾아야 하는 시대입니다. - p.30 line 13~15     


찾고 찾았던 것이 바로 주위에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그것은 이전과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바로 그 자리에 있었지만 내게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다른 곳이 아니라 내 주위, 바로 내 자신에게 있었습니다. 바로 우리 삶, 우리 자신에게 인문학이 있는 것입니다. - p.45 line 3~7     


인간의 역사는 늘 투쟁이고 획득이었으며 패배와 저항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 하나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들판의 꽃은 계절이 오면 피어나지만 인간에게는 패배와 굴욕도 시도를 한 후에나 얻을 수 있는 행동의 결과입니다.

사람이 무엇인가를 하는 이유는 뭔가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얻으려 하는 이유는 그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이유는 그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시도는 결핍에서 시작됩니다. - p.56 line 1~7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시기의 매각을 아는 것입니다어떤 시대적 사회적 맥락이 있었기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 p.72 line 17 ~ p.73 line 1     


사마천의 문제의식은 우리도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척 억울해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착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이 성공하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그런데 우리에게는 현실적으로 이 구조를 바꿀 힘이 존재하지 않습니다혼자였을 때는 말입니다불합리한 구조불합리한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소통과 공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그래서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야 합니다그러지 않으면 사회는 모든 문제의 책임을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돌릴 것입니다. - p.137 line 19 ~ p.138 line 5     


결국 희망은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희망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본래 길이 없던 땅에 사람이 지나면 길이 생기는 것처럼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희망은 생길 수도 있고 아예 없던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걷지 않으면 길은 생기지 않습니다. 희망도 마찬가지입니다. 희망은 과거에 있지 않고 미래에 있습니다. 하지만 또 미래는 기다리는 것이 눈앞의 상황에서 응전할 때 만들어집니다. - p.149 line 7~13     


하지만 여기에서는 하나의 조건이 필요합니다. 마음속에만 머물러 있는 분노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습니다. 분노가 실천으로 표출될 때변화가 시작됩니다그처럼 시대를 바꾸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시대를 지배한 패러다임을 바꿀 또 다른 패러다임을 제시해야만 합니다그것은 생각이었습니다. 변화에 지속성을 주어 거대하고 도도한 물결로 만든 생각들이 있었기에 이전과는 다른 사회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은 바로 사상이고 우리는 그것을 지금 고전 또는 인문학이라고 부릅니다. - p.152 line 4~7     


하고 싶은 것이 해야 되는 것이면 좋겠습니다. 쉽지 않다고 여길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먼저 가장 기본적인 것을 생각해보세요. 살고 싶잖아요행복해지고 싶잖아요그래서 하는 거잖아요그럼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예요그건 해야 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어서 하는 것입니다. - p.186 line 4~7     


내가 아닌데어찌 타인이 나를 알 수 있겠습니까내가 생각하는 것이 틀리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습니까그것은 그들의 기준일 뿐입니다. 장자가 일관되게 이야기하는 것은 절대적인 기준을 타파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것이고 저것은 저것이다.’라는 분별에서 벗어나 이것과 저것의 경계를 허물라는 것입니다. 그럼 이것이 저것이 되고 저것이 이것이 될 수 있습니다. - p.227 line 14~19     


역사를 바라보는 역사관이 있듯이 어떤 현상을 바라볼 때는 그것을 해석하는 틀이 있습니다같은 현상이라도 문학에서 바라보는 것과 역사에서 바라보는 것그리고 철학에서 바라보는 측면이 다릅니다가장 좋은 방법은 종합적인 사고를 하는 것입니다그런데 문제는 어떤 틀도 가지고 있지 못할 때 나타납니다. - p.237 line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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