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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비 Sep 07. 2023

소노 아야코, 『약간의 거리를 둔다』

너무 가까우면 덥다

  

고통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견뎌냄은 피하고 싶은 숙명이다. 이왕지사 편하게 매일을 지내고 싶다. 그러나 인생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얄궂게도 피하고 싶은 고통이 나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키는 바탕이 된다. 행복만이 우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불행도 우리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재료다. - p.17 line 1~6   

  

욕심 부리지 않는다면 도망칠 길은 얼마든지 있다. 지금과 같은 생활을 앞으로도 유지해야 한다는 욕심 때문에 달라지지 못하는 것이다. 인생의 기본은 소박한 의식주의 확보로 충분하다. 죽지 못해 산다는 말은 죽지만 않으면 사는 것쯤은 충분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는 누군가에게 영혼을 팔지 않고 살아가는 것보다 훌륭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세상 무엇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게 옳은 일이라고 믿는다. - p.29 line 2~9     


인간은 비극적인 체험을 통해 진리에 도달한다. 나는 옛날부터 그렇게 생각했다. 질병, 빈곤, 차별, 폭력에 따른 불안한 생활, 전쟁, 이런 것들은 바람직하지 못한 환경이다. 세상에서 근절시키려고 다 같이 노력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분명한 사실은 이런 비극적인 체험이 위대한 성과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불행은 엄연한 사유재산이다. 불행도 재산이므로 버리지 않고 단단히 간직해둔다면 언젠가 반드시 큰 힘이 되어 나를 구원한다. - p.46 line 1~9     


어둠 없이는 빛의 존재를 깨닫지 못한다인생이라고 다를 리 없다. 행복은 여간해서는 그 실태를 알아차릴 수 없지만 불행을 배우는 순간, 불행과 다른 행복의 존재를 상상하게 된다. 그러므로 불행은 생각만큼 손해가 아니다. 행복에 대한 갈망은 오직 불행한 가운데 키워지기 때문이다. 절망적인 운명을 똑바로 응시하지 않는 한, 희망의 본질에서 빛나고 있는 삶의 비밀은 영원히 드러나지 않는다. - p.62 line 1~8     


슬프게도 이 세상에서 우리는 제대로 이해받지 못할 것이다따라서 나에 대한 오해와 억측이 당연하다고 미리 마음먹는 것이 중요하다. 쉽지 않은 마음가짐이며, 때론 싸움도 불사해야 한다.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산다는 것은 따뜻하게 이해받음과 더불어 함부로 무시되고 오해받는 고통이 번갈아 나타나는 현상임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만약 이런 고통이 없다면 우리는 지금의 내 모습보다 훨씬 유치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더 빨리 늙게 되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한다는 슬픔이 찾아왔을 때 나만 이런 일을 당하고 있어 억울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온 세상을 막론하고 지금 내가 참고 있는 이 슬픔을 맛보지 않는 인류는 없다는 것을 꼭 기억해내기 바란다. - p.96 line 1 ~ p.97 line 3     


우리의 일생에서 타인의 역할은 과연 어디까지인가나는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혼자 힘으로 우리는 여기까지 당도할 수 없었다거부당하고 미움받고 괴롭힘을 당하고때로는 사랑받고 구원받으며 칭찬받았기 때문에 현재의 내가 있다그들 속에서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다. - p.109 line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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