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을 깨는 힘
요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남이 본 것을 따라가려고 하기보다는 그 시선으로 내가 사는 동네를 돌아보는 게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군산이 뜬다고 그쪽으로 몰려가고, 강진이나 해남 얘기가 나왔다고 또 그곳으로 갈 것이 아니라, 그곳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을 빌려 지금 내가 있는 곳을 살피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겠다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 읽기가 내 생활에 들어와야 합니다. 쇼펜하우어도 아마 이런 부분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책을 읽지 말라고 반문한 게 아닐까요? - p.19 line 16~22
‘관습 안에 갇혀 약해진 아름다움’이라는 표현도 있는데 부시맨의 콜라병을 생각해보세요. 신의 선물이라고 여기잖아요. 그걸 처음 보는 사람한텐 정말 엄청난 물건인 거죠. 그러나 익숙한 우리에겐 그것이 전혀 새롭지 않아요. 흥미도 없고요. 관습 안에 갇혀 아름다움이 약해진 겁니다. 그걸 일깨워주는 것이 예술이고 독서라는 게 프루스트의 이야기죠. - p.40 line 11~16
이런 문장을 보면 어디를 여행하는지는 중요한 것 같지 않습니다. 어떤 눈을 가지고 여행하느냐가 정말 중요한 것이죠. 이런 눈이 없다면 전 세계 그 어느 곳의 비경을 만난다 해도 아무것도 못 보고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p.54 line 9~12
지식은 밖에서 들어오지만 지혜는 안에서 우러나온다고요. - p.84 line 6
그래서 지금 소개한 첫 문단이 『부활』의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에서 그렇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저에겐 굉장히 중요하게 읽히는 거죠. 그리고 아주 인상 깊었던 것이 다음 구절인데요.
‘우리는 인간을 그렇게 구분해 단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 저 사람은 악인일 때보다 선인일 때가 더 많다든가, 게으를 때보다 부지런할 때가 더 많다든가, 어리석을 때보다 똑똑할 때가 더 많다든가, 또는 그 반대로 말할 수도 있다.’
이렇게 봐야 하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어떤 사람을 ‘저 나쁜 놈’이라고 하면서 모든 게 나쁜 사람으로 여기잖아요. 10년 전에 나쁜 놈이 지금도 나쁜 놈일 것이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시간이 흘렀거든요. 사람이 바뀔 수도 있거든요. 그런 생각을 해야 한다는 거죠. 그러면서 이런 문장도 씁니다.
‘인간이란 흐르는 강물과 같다.’
저는 ‘사람은 물이다’라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사람은 고여 있지 않죠. 나쁜 사람을 만나면 나빠지고, 착한 사람을 만나면 착해지고, 어떨 때는 성질이 급한 사람 같지만, 어떤 때는 그렇지 않죠. 마치 물이 흐를 때 개울을 만나면 물소리가 커지고, 폭포를 만나면 험해지고, 평평한 곳에서 조용히 흐르다가, 넓은 강에 이르면 서로 엉키고 시끄러워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 p.102 line 16 ~ p.103 line 12
어떤 일에든 몰입하면 두 가지 좋은 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그 사람이 진짜 멋있어 보여요. 이성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다면 내가 하는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효과 만점입니다. 그것처럼 사람이 아름다운 게 없거든요.
그리고 다른 하나의 좋은 점은 괜히 이것저것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져요. 단순하게 살게 되는 거예요. 많은 걸 걱정하고 염려한다고 해서 우리가 고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거든요. - p.105 line 18 ~ p.106 line 6
더글라스 대프트 CEO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인생을 공중에서 다섯 개의 공을 돌리는 저글링이라고 상상해봅시다. 각각의 공에 일, 가족, 건강, 친구, 그리고 영혼(나)라고 이름을 붙이고, 이것들을 모두 공중에서 돌리고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머지않아 당신은 일이라는 공은 고무공이어서 바닥에 떨어뜨리더라도 이내 튀어 오른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겁니다. 그러나 다른 네 개의 공들은 유리로 만들어진 공이라는 사실도 알게 될 겁니다. 만일 당신이 이중 하나라도 떨어뜨리게 되면 이 공들은 닳고, 상처입고, 긁히고, 깨지고 흩어져 버려서 다시는 이전처럼 되돌릴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이 사실을 깨닫고 당신의 인생에서 이 다섯 개의 공들이 균형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우선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훼손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우리들은 저마다 모두 다르고도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목표를 다른 이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두지 말고 스스로에게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것에 두십시오.
당신 마음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삶을 대하듯 그것들에 충실하십시오. 그것들이 없는 당신의 삶은 무의미합니다.
과거나 미래에 집착해 당신의 나날의 삶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게끔 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삶이 단 하루뿐인 것처럼 인생의 모든 나날들을 살아가십시오.
아직 할 수 있는 것이 남아 있다면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노력을 멈추지 않는 한 어떠한 것도 진정으로 끝났다고 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두려워하지 말고 받아들이십시오. 우리를 구속하는 것이 바로 이 덧없는 두려움입니다.
위험에 부딪히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십시오.
찾을 수 없다는 말로 당신의 삶에서 사랑을 지우지 마십시오. 사랑을 얻는 가장 빠른 길은 사랑을 주는 것이며, 사랑을 잃는 가장 빠른 길은 사랑을 꽉 쥐고 놓지 않는 것이며, 사랑을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 사랑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입니다.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삐 살진 마십시오. 사람이 가장 필요로 하는 감정은 다른 이들이 당신에게 고맙다고 여길 때의 감정입니다.
시간과 말을 함부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둘 다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것들입니다.
인생은 경주가 아니라 그 길의 한 걸음 한 걸음 음미하는 여행입니다.
어제는 역사이고, 내일은 미스터리이며, 오늘은 선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present’를 ‘선물present’이라고 말합니다. - p.112 line 14 ~ p.114 line 7
젊은 사람들,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멘토들에게 묻죠. 저 지금 스물 여덟인데 서른두 살 페이지에 뭐가 써 있나요? 이렇게요. 그런데 그걸 누가 알겠습니까? 그저 살아나가라고 답해줄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두려워요. 두렵죠. 그런데 그게 이미 다 쓰여 있다면 재미있을까요? 다 쓰여 있다면 뻔하잖아요. 무슨 일이 펼쳐질지 모르니까 더 재미있는 거죠. 순간순간 살아나가면서 만들어나가는 거니까요. - p.114 line 15~20
그런 관점이라면 400년을 사는 거북이가 보기엔 100년을 겨우 살까 말까 한 우리가 한심하고 불쌍할지도 모르겠군요. 저는 하루살이의 시간, 거북이의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를 것 같아요. - p.120 line 15~17
영국인들은 내면에 입법자가 있습니다. 마음속에 자기들만의 재판관이 있죠. 외부의 권위는 그들 내부의 재판관과 협의한 다음, 비준을 받아야만 비로소 안으로 들어와요. 좋은 삶의 태도입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젊은 친구들이 꼭 가졌으면 하는 태도예요. 바깥의 권위, 혹은 많은 돈, 학벌에 주눅 들어 무조건 그것들을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내부에서 검증을 해야 해요. 상호작용입니다. ‘Interaction’이죠. 인류사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나예요.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내 인생이니까 그런 겁니다. 세상의 모든 잘난 것들도 내 안의 입법자와 협의해서 동의가 되면 그때 받아들이는 거예요. - p.197 line 8~16
과학이 추구하는 것이 ‘더 나은better’의 세계라면 예술이 추구하는 것은 ‘다른different’의 세계입니다. - p.234 line 20 ~ p.235 line 1
어떤 훌륭한 한 사람이 교육부 장관이 된다고 해서 혹은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대한민국 교육이 단번에 바뀔 수 없습니다. 이것은 거대한 시스템입니다. 한두 사람, 어떤 대단한 성격을 가진 누군가가 일거에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 p.253 line 8~12
정독은 우리 학자들에게 맡겨둡시다. 우리는 그저 책 속의 내용을 저마다의 의미로 받아들여 내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각자의 오독을 합시다. 그래서 그로 인해 좀 더 풍요로워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떨까요. - p.348 line 19 ~ p.349 line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