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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비 Sep 23. 2023

연극 <밀정리스트> 관람 후기

임일규, 윤관우, 이나경, 김남호, 오문강, 임기현 배우님



 2023년 9월 22일 오후 7시 30분, 민송아트홀 1관에서 연극 <밀정리스트>를 관람하였다. 연극 <밀정리스트>는 1929년 의열단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밀정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밀정이란 의열단 등 독립운동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내부의 정보를 은밀히 꺼내 일제에게 갖다 받친 배신자이다. 대부분의 독립운동 단체는 비밀리에 행동하였기 때문에 밀정의 존재는 독립운동 활동에 있어서 일제의 탄압 보다 훨씬 더 무서웠다. 특히 밀정은 함께 목숨을 걸고 싸운 동료를 팔아넘기는 행동을 하였기에 배신행위였고, 나아가 단체 내 불신을 키워 독립운동을 힘들게 하는 원인이었다. 2019년 KBS 탐사보도부가 일제강점기의 '밀정'을 장기간 추적한 결과 밀정 혐의가 짙은 895명의 명단을 공개하였다. 이 중 몇명은 독립운동가로 인정받아 현충원에 안장되어 있다고 한다.

 연극 <밀정리스트>는 1929년 의열단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밀정을 찾아가는 내용으로서, 은밀하게 진행된 폭탄테러가 실패하자 의열단 내에 밀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밀정이 누구인지 추리해 가는 과정 속에서 서로를 의심하는 상황에 대한 비애와 독립운동가로서의 아픔이 드러난다. 내용을 더 자세히 쓰고 싶지만 추리해나가는 연극의 특성상 더 깊게 스포를 하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 재미가 없어질 것 같다. 그래서 끝까지 의심하고 경계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스포를 하진 않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밀정을 찾는 방법이 너무 레토릭하다. 이미 영화 <밀정>에서 사용했던 방법을 사용하여 조금 아쉬웠다. 그렇다고 핸드폰 포렌식을 할 수 없는 시절이었으니 더 좋은 방법이 있나 싶기도 하다. 가장 좋았던 점은 마지막에 밀정 혐의가 짙은 895명의 명단을 전부 공개했다는 점이다. 이 연극의 제목처럼 '밀정리스트'를 공개한 것인데, 하루빨리 밀정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최소한 밀정이나 자손을 처벌할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밀정이 현충원에 안정되었다면 밀정에 의하여 배신당한 독립운동가들의 슬픔과 비통은 하늘에서도 계속될 것이다.

연극은 임일규(김충옥 역), 윤관우(박경식), 이나경(김명순), 김남호(신화진), 오문강(최태규), 임기현(정설진) 배우님이 연기를 해주셨다. 이번에 처음으로 맨 앞자리에서 관람을 해서 그런지 배우들의 감정연기나 표정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특히 밀정이 누구인가 고뇌하는 임일규 배우님의 표정연기와 절규하는 이나경 배우님의 슬픈 연기가 매우 인상깊었다. 일제강점기라는 어두운 시기에 촛불 하나로 세상을 밝히려고 했던 우리의 영웅들을 기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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