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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Feb 05. 2022

2월 5일



나는 침대에서 아주 곤히 잠들어있었다. 침대는 크고 따뜻했으며 방 안의 공기마저 완벽한 수면을 위해 존재했었다. 할머니가 잘 자고 있던 나를 깨웠다. 이렇게 안온한 숙면은 참으로 오랜만이었기에 할머니가 깨우려고 하면 할수록 더 일어나기 싫어 투정을 부렸다. 마지못해 할머니에게 이끌려 방에서 나왔다.


거실은 온갖 색색깔의 장난감들이 흩어져 있었다. 빨간 매트 위에 놓인 흔들 목마를 바라보며 아직 잠에 취한 채 멍하니 소파에 앉아있었다. 이 것들은 다 뭘까 생각하는 중에 할머니가 스테퍼를 들고 오셨다. 할머니가 이 무거운걸 어떻게 들고 오셨지 의문이 들어 잠이 확 깼다. "이걸 할머니가 직접 가져오셨다고?" 할머니가 이렇게 힘들게 들고 오셨는데 계속 짜증만 낸 것이 죄송했다. 그리곤 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것들 다 할머니가 가져오신 거니까 정신을 좀 차리라고 했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거동이 힘들어 할머니의 부축을 받으며 밥을 먹으려고 걸어 나갔다.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갈색의 문들이 보이며 한 세 번째 방에 다다르자 그곳에는 다른 가족들이 모여있었다. 다른 방들과는 달리 북적이며 사람 소리가 들렸다. 밖에는 작은 수영장이 있고 햇빛이 강해 하얀색 하늘이 보였다. 나를 부축해주던 할머니는 새로운 방에 들어서자 사라졌다. 그리고 불현 득 할머니가 돌아가셨던 것을 알게 되었고 할머니를 만났는데 투정만 부린 것에 대해 죄책감이 더해져 가슴이 복받쳐 올라와 펑펑 울었다.


우는 나를 달래주는 가족은 없었다. 점차 울음은 멎고 밖을 바라보니 수영장에서 가족들과 어린아이들이 다이빙을 하며 놀고 있었는데 한 어린아이가 다이빙을 하다가 수영장 벽면에 머리를 찧을 뻔 하자 아이의 아빠가 머리를 감싸 보호해주었다.





라는 꿈을 꾸었다.





눈을 뜨니 버스 안이었고, 일어난 나는 할머니를 만났다는 생각에 설레였다. 버스는 어느 바닷가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나무 사이로 바다와 집 몇 채가 보이는데 다소 멀게 느껴지는 것을 보니 이곳은 바다가 보이는 산 속이였다. 한바탕 꿈에서 울고 나니 속이 시원했다. 그리고 나는 버스에서 내려 도로 한 귀퉁이에 앉았다.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데 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리는 말을 정리하니 나는 오래전에 죽었다. 그것도 쌍둥이 자식을 둔 채로 말이다. (수영장에서 다이빙 한 어린아이가 내 자식이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둔 채로 죽었다 생각하니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다시 펑펑 울었다. 온 힘을 다해서 울었다. 비명을 지르며 흐르는 눈물을 막지 못한 채로 진심을 다해 울었다.


나를 태웠던 버스가 다시 돌아왔는데 엄마가 버스 기사와 흥정을 하고 있었다. 엄마가 내가 내린 곳으로 내려달라고 버스 기사에게 요청하고 있었다. 젊은 버스 기사는 몇 번 거절하였으나 식당의 사이드 메뉴인 프렌치프라이를 배민 해주면 생각해 보겠다 라는 말을 듣고 꿈에서 깨 시계를 보니 오전 9시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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