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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Apr 08. 2022

혈중 딸기 농도

딸기 철 봄꽃 철

딸기가 끝물이다. 그만큼 가격이 저렴해졌단 얘기다. 기회는 이때뿐. 딸기를 실컷 먹을 수 있는 기회이다.


1월부터 딸기가 나오지만 막 출하된 딸기는 비싸서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1월의 딸기다. 하지만 3월 말부터 시작되는 딸기 축제는 3팩에 만원, 한 다라이에 5천 원으로 시작해 퇴근길에 다시 과일가게를 들리면 떨이 처리로 더 싸지는 마법의 기간이다. 


퇴근길에 저렴하게 산 딸기를 들고 오면 엄마가 반기며 딸기를 물에 담근다. 그리고 우리는 저녁을 먹고 씻은 딸기를 흡입한다. 나와 아빠 동생 우리 가족 모두가 딸기를 좋아한다. 마치 경쟁하듯이 딸기를 세명이 마시고 있으면 엄마는 감히 무서워서 손도 못 댄다고 하신다. 


그리고 혼자 살면서 그 좋아하는 딸기를 혼자 다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기쁘지 않고 그 맛도 안 난다. 그 맛은 아니라도 딸기는 여전히 맛있는 과일이라 다양하게 먹는다. 특히 팬케이크에 먹는 딸기를 좋아하는데 폭신한 팬케이크, 딸기, 메이플 시럽만 있으면 도파민이 무한급수로 올라가서 펑하고 터진다. 

그리고 혼자 딸기를 먹으면서 느낀 건 엄마가 딸기를 씻는 동안 딸기 꼭지를 일일이 따셨다는 것이다. 처음 딸기를 먹으면서 어 뭔가 어색한데? 했더니 딸기 꼭지를 하나하나 베어 버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가족들과 같이 먹을 때는 흡입했다고 말했던 것이 가능한 건 엄마가 먹기 좋게 꼭지를 이미 다 떼어 주신 것이었다. 혼자 사는 것이란 결국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는 것이구나 싶다. 그러기에 꼭 혼자 살아야 하는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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