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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Jan 01. 2023

오늘은 침대에 누워서

10분 글쓰기

1월 1일이다.

아침 6시에 눈뜬 김에(전날 10시에 잠들었다.) 스타벅스 무료 음료 이벤트에 참가하려고 빈둥거리다가 7시 40분 정도에 집에서 나왔다. 텀블러를 든 손에 겨울 공기가 스쳤지만 생각보다 춥지 않은 날씨였다. 5명가량이 스벅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추운 날씨 때문인지 오픈 전임에도 불구하고 파트너가 문을 열어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


카페라테를 먹을지, 신메뉴 튜메릭 라테를 먹을지 고민하다가 결국 계산대 앞에서 입 밖으로 튀어나온 건 튜메릭 라테였다.

A-4번 고객님은 자리에 앉아 있다가 불려져서 음료를 받아 왔다. 강황이라더니 향신료의 냄새가 나지 않고 적당히 달달하면서 뭔지 모를 맛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이유를 알았다. 우유 폼이 기가 막히게 내려진 것이다. 커피 마셔온 역사상 이렇게 우유폼을 잘 만든 커피는 처음이었다. 우유폼이 너무 두껍거나 혹은 가볍게 내려 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그런 라테가 아닌 첫 입부터 마지막 입까지 우유폼이 무너지지 않아 기가 막히게 부드러운 맛이었다. 아쉬운 점은 시럽이 가라앉아 있어서 마지막 세 입을 남겨두고는 튜메릭 향 때문에 거부감이 생겼다.


파트너에게 "커피를 정말 잘 만드시네요. 이렇게 맛있는 커피는 평생 먹어본 적이 없어요."라고 말하고 싶어졌다. 그런데 아직은 그런 스몰톡 하는 것이 부끄러워 전하지 못하고 밖으로 나왔다.


시럽이 들어간 커피를 빈속에 마셔서 얼른 아침밥을 준비했다.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 계란말이와 3일 전에 만들어놓은 어묵볶음, 전 날 삶아두었던 명란 알과 팥밥을 2023년 첫 끼니로 먹었다.


2023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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