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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Jul 03. 2018

사실은..

시베리아 열차 솔직단점후기

실상은 이러했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추억이 되고 추억을 되새기며 글을 적다보니 현실을 적지 않았다.


독약을 사탕껍질로 포장하는 사기꾼이 되고 싶지 않고 혹시 시베리아 기차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을 위한 정보성 글을 적고자 한다.


1. 냄새


특히나 출구랑 떨어진 화장실 근처 자리였던 나는 환기가 전혀 안돼 담배냄새와 체취를 24시간 내내 겪었다. 그나마 비염이라 냄새를 잘 못 맡았던게 다행이였다. 그리고 날이 가면 갈 수록 냄새는 더 농축되었다.


그리고 중국인들의 반찬냄새까지 더해지면 그저 표정만 어두워져갈 뿐이였다.


TIP. 핸드크림을 코 밑에 바르면 도움이 된다.

기차 예매시 기차문과 가까운 자리를 예매하자.


2. 건조


내륙이란 지형적인 요인과 창문을 열 수 없는 기차 안은 건조하기 그지 없었다. 눈을 뜨면 차부터 마셨고 양치질하고 립밤을 바르지 않르면 바로 부르텄다.


TIP. 컵은 기차에서도 빌려주지만, 유리잔이 작아 많이 담을 수 없다. 입구가 넓은 컵을 가져가면 물도 많이 담고 식사시간 식기로도 안성맞춤.

립밤과 핸드크림등 보습용품을 챙기자.


3. 안전


이미 적었지만 성추행 후기를 각각 다른칸 탑승한 한국인 여성들에게 들었다.

내가 있던 칸에는 아저씨들이 술마시고 내내 자다가 일어나서 술마시고 또 자고 그랬다. 아마 추측으로는 2등석이랑 가까우니까 기차직원들도 종종 지나가서 술마셔도 가만히 잠이나 잔게 아닌가 싶다.


비싼 물품은 캐리어에 담아서 되도록 캐리어를 만지지 않았고, 음식이나 자주 사용하는 물품은 백팩에 담아두었고 지갑이랑 핸드폰은 조그만 파우치에 담아서 화장실 갈때나 잠시 나갈때 항상 손에 걸고 다녔다.


TIP. 지갑 및 핸드폰을 보관할 작은 손가방을 챙기자. 3등석 예매할 시 가능하다면 2등석에 제일 가까운 3등석 차를 예매하자. 2등석은 객실 안에서 문을 잠굴 수 있다고 본 적이 있어 오히려 개방된 3등석이 안전하다고 한다.


4. 음식


음식을 챙겨오느라 가방이 무거웠다. 누룽지, 김, 스프가루, 햇반 2개, 포카리 스웨트 분말, 컵우동 2개는 한국에서 가져왔고 블라디에서 바나나 한송이와 1.5리터 생수 2개를 샀다.

다이어트할 생각으로 인스턴트 음식은 되도록 자제하느라 매점에서 사먹은 적은 드물다. 매점에서도 컵라면, 과자, 과일, 술을 구매할 수 있지만 비싸다.


기차안에서 악순환이 반복되는데 "움직임 없어 소화 잘 안됌->잘 안먹음->화장실안감->소화잘안됌" 이 루트를 타니까 에피타이져에 불과한 누룽지도 훌륭한 한끼 식사가 될 수 있다.


TIP. 차 안에 뜨거운 물 정수기가 있으므로 뜨거운 물을 활용한 모든 음식이 가능하다.

1.5리터의 물통은 좋은 샤워기가 될 수 있다. 샤워실을 못가도 화장실에서 물을 받아서 앞머리를 감을 수 있다. 단 앞머리 감는데 10분 소요.


5. 소음


내가 탑승한 칸 바로 옆 승객이 정말 본인 잘 때 빼고는 본인 나라 노래를 계속 들었다...이어폰없이..


거기에 비하면 중국인들의 끝없는 수다는 약한 편이였. 하지만 그 두개가 합해지면....


도저히 못견딜 수 없어 그 때마다 언니 자리로 갔다.

언니 없었으면 바이칼 호수에 뛰어 내렸을 것이다.

마지막 날 될대로 돼라 하면서 나도 러시아 노래를크게 틀어버렸다.


TIP. 이어폰과 귀마개를 챙겨오자.


이렇게 보니 글쓴것 보다 단점이 더 많은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시베리아 기차를 또 타고 싶다. 기차안에서 일어나는 이 모든걸 눈감아주게 하는 것도  시베리아 열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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