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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Jan 17. 2023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10분 글쓰기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베스트셀러,


상기 2가지로 굳이 안 읽을 이유가 없었고 제목부터 흥미로워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부터 강스포를 적을 예정이오니 아직 이 책을 안 읽은 분은 나와 같은 충격을 느꼈으면 하니까 이 글을 읽지 않으셨음 한다.


처음 100페이지는 읽기가 힘들었다. 스타(주요 인물의 미들 네임이다.)가 불행에 맞서 싸운 영웅적인 모습의 일대기가 계속되어 지루했지만 다양한 인용문 덕분에 흥미로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읽어 내렸다. 그러다 200페이지에 이르자 모든 것이 뒤바뀐다.


그 처음은 스타의 살인 의혹이었다. 이 전에 스타가 마주친 불행은 자연에서부터 근거한 불행이었다. 지진으로 인하여 몇 십 년 동안 모아 왔던 물고기 표본이 전부 뒤죽박죽이 된다던지 혹은 병으로 인하여 주위 가족들이 죽음을 맞이한다던지의 불가항적인 불행이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스타는 포기하지 않고 또 다른 물고기 표본 방법을 찾는다던지, 제2의 아내를 맞이하다던지 적극적으로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살인 의혹이 언급되면서 스타의 암적인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스탠퍼드 대학장의 위치가 흔들리는 '불행'의 원인이 피해자 '제인'이었고 그 '불행'을 극복하고자 스타는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이 지점부터 흥미로워지더니 결국 스타는 인종차별적이며 우생학을 맹신한 지극히 전형적인 백인 할아버지의 모습을 잔뜩 보여준다. 스타가 우생학을 추종함으로써 미국에 잊힌 사람들의 고통이 컸음을 화자는 직접 피해자들과 인터뷰를 하며 파해친다. 그리고 화자는 본인이 존경하던 스타가 추락했음을 받아들이며 본인 또한 새로운 삶으로 향할 준비를 한다. 그러다 결국 최종적으로 '물고기는 없었다.'며 스타의 모든 인생이 부정당하는 이론이 등장하며 책은 끝난다.


오타쿠의 특징 중 하나는 끝이 곧 시작이라는 점이 있다. 갑자기 몰아치던 이야기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벅차오른 오타쿠는 인터넷에 책 제목을 검색하고 또 다른 충격을 맞이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실화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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