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타운 속 24시간

핀란드 7일째이자 에스토니아 2일째

by 초이

에스토니아는 당일치기나 1박 2일 정도로 충분한 나라라고 한다. 이 말에 동의하는 바이나 핀란드의 다소 높은 물가를 피해 잠시 도망친 나로선 2박 3일의 값어치가 있는 나라다. 실로 오랜만에 식당밥을 맛보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에스토니아에서는 2박 3일의 여유 있는 일정을 잡아 이틀째인 이 날에 비로소 제대로 된 투어를 시작했다.


12시 정도에 관광안내소 앞에 모여 시작하는 무료 워킹투어에 참가하였다.

전 날에 단순히 미적 호기심으로 둘러본 성당과 명소들에 대한 역사와 정보를 얻는 즐거움이 있다.

예를 들면 전날 해가 질 무렵에 거닐었던 이 곳의 탑은 에스토니아의 역사를 나타내는 탑이었다.


러시아와 유럽 사이의 위치한 에스토니아는 핀란드, 러시아 등에게 침략을 당했었는데 그때마다 침략국들의 국기를 탑 위에 걸어놓았다.


현재 에스토니아 주권을 회복한 이후로 에스토니아의 국기가 펄럭일 수 있는 것이었다.

투어는 광장에서 끝마쳤고 광장에 온 김에 시청사에서 전시하는 미술관에 입장했다.

유일한 중세시대 건물이라는 가이드의 자부심 가득한 설명에 걸맞게 내부 시설이 그대로 보존이 되어있었다. 구석구석 안내판의 설명과 함께 옛날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전시에 너무 몰두했는지 바깥으로 나오니 배가 고팠다. 어제 올데 한자 앞을 지나가면서 중세 복장을 한 직원에게 동전을 받았는데 이 동전을 보여주면 서비스를 준다고 한 기억이 나서 바로 옆 올데 한자로 향했다. 하지만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비싸 음식을 주문하기 망설였지만 분위기가 좋았길래 스테이크 샐러드를 주문하였다.


서비스는 내가 마실 수 없는 독한 술이었다.


끼니를 해결하고 방문한 곳은 디자인 박물관이다.

나라의 크기는 작을지라도 디자인의 아름다움은 여느 나라 못지않았다.


해가 지는 시간이 되어 서둘러 언덕 위로 올라갔다.

노을 특유의 색감은 올드타운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이 순간과 장면을 오랫동안 기억에 수놓을 수 있었다.


여행지에서 만난 순간적인 아름다움은 반복적인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버팀목이 되어준다.

이대로 숙소에 돌아가면 내 평생 에스토니아는 다신 없을 거란 아쉬움에 달이 떠도 계속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완전히 어둑해져 인적이 드물어졌을 때 하는 수 없이 숙소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