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과 하이라인파크

휘트니 미술관은 또 못갔다.

by 초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해 매일 여행 계획을 수정한 나날들이었다.


오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단단히 마음먹고 아침 일찍 일어나 길을 나섰다.

지나가는 길에 파리바게트가 보여 들어갔다.


꽈배기라니,,, 근 1년 만에 보는 영혼의 양식이 반가웠다. 꽈배기의 영문명은 시나몬 트위스티드 도넛이었다.


드디어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에 도착했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오후에 가면 대기줄도 길뿐 더러 워낙 넓어 작품을 볼 시간이 부족했기에 반드시 아침에 갔어야 했다. 지난번 뉴욕 여행 때는 시간이 없어 1층밖에 둘러보지 못해 아쉬워 이번에는 1층을 제외한 전시를 보는 것이 목적이다.



1층에는 고대 그리스 미술과 아시안 미술작품 전시되어 있는 반면 2층에는 중세 미술에서 현대미술까지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내가 방문한 때에는 각종 하이엔드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전시가 한창이라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사진을 찍기 위해 특별 전시를 둘러보았으나 특별히 감흥을 느끼지는 못하였다. 대신 먼 훗날 후대 사람들이 이 전시를 보았을 때 내가 로코코를 보며 느끼는 감정을 느낄 거라 생각한다.

현대미술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이게 현대 미술이라면 나도 하겠다 라는 오만한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모마에서 실제로 본 현대미술은 인상주의 작품만큼 아름다웠고 철학적이라 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현대미술을 감상할 때는 시간을 들여서 꼼꼼히 보게 되었다. 전문가와 같은 비평을 할 수는 없지만 위의 작품을 보며 작가의 마음속이 참 혼란스러웠나 싶고, 규칙적이지 않은 게 내 방의 흐트러짐과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불규칙에서 규칙을 찾다보면 어느새 작품에 몰입하여 주위가 안보이고 오로지 저 낙서판만 보이는 현대미술은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옥상으로 가면 센트럴 파크를 둘러싼 맨해튼의 스카이 라인을 볼 수 있다.


우연찮게 이 그림을 관람할 때 바로 옆에서 가이드 투어 중이었다. 운 좋게도 관광객들은 전부 중국인이라 가이드가 천천히 또박또박 영어로 설명해주어 빌린 오디오 가이드보다 충실하였다. 실제로 본 고흐의 그림은 물감을 던지듯이 그린 것처럼 입체감이 있어서 저 날의 바람이 느껴지는 듯했다.


국가의 경쟁력을 각 국가가 보유한 유명한 그림의 수로 나타낸다면 미국이 1위 일 것이다. 메트로폴리탄뿐만 아니라 구겐하임, 모마 등의 미술관을 둔 뉴욕이 부럽다. 하지만 나도 이번에 메트로폴리탄을 충분히 구경하고 즐겼기에 이 감동 오랫동안 간직할 것이다. 관람이 끝나 동행에게 연락하고 하이라인파크에서 만나기로 했다.

하이라인파크를 가기 위해 첼시마켓까지 버스를 탔다. 살짝 저녁에 가까운 시간이라 점심도 안먹고 해서 첼시마켓에서 끼니를 먹고 구경한 다음 하이라인파크로 했다.

사람들에게 유명한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첼시마켓에서 가장 유명한 팻위치 브라우니를 몇 개 샀는데 캐나다로 다시 돌아와 먹은 브라우니가 너무 맛있어서 더 사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겉은 바삭해 크럼블인가 싶은데 안은 촉촉하다. 브라우니 특유의 눅진한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고 초코의 가벼운 맛만 감도는 것이 너무나도 내 취향이였다. 둘러본 첼시마켓은 다양한 메뉴의 식당들이 많이 있었지만 딱히 마음에 끌리는 곳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유난히 뉴욕 여행에서 예민하게 이것 저것 까다롭게 고른 것 같다. 마지막일 것 같다라는 조급함때문이였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그 때 보이던 햄버거 가게에 들어가서 먹어도 괜찮았을텐데 말이다. 그래서 첼시마켓을 꼼꼼히 보고 결국 간 곳은 어느 조그만 아프리카 음식 푸드코트였다.

다소 생소한 맛이였지만 처음 먹어본 아프리카 음식을 뉴욕에서 먹어보았다 라는 의의를 두고 하이라인 파크로 출발하였다. 하이라인파크는 센트럴 파크처럼 아름다운 공원이 아니다. 다만, 도심 속에 흉물로 남게 되어 철거예정인 선로위를 걸으며 건물 사이를 통과하면서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처음 뉴욕 가기 전 제일 기대한 곳이 하이라인 파크였다. 도서관에서 관련된 책도 읽을 정도였는데 뉴욕에 도착해서 스트랜드 북 스토어에서 이전에 도서관에서 본 책의 원서를 우연히 보았다. 공원의 아름다움은 별개로 이 곳에 와있다는 놀라움과 뿌듯함이 깃든 공원이다. 그 공간을 다시 온 것은 그때의 감동을 다시 느끼기 위함이었는데 흘러버린 시간 속에서 그 감동은 쉬이 잊혀졌고, 여름이라 사람이 많아진 공원은 달라져있었다. 내가 달라진 것이다. 처음이라는 신선함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책에서만 보던 곳을 왔다는 감동과 신선함 속에 더 파묻히고 싶어져 처음 시작점에서 끝을 찍고 다시 시작점으로 회귀할 때 들었던 지코의 너는 나 나는 너 노래가 떠오른다.

이번 하이라인파크 투어는 첼시마켓에서 시작해 그 끝에는 베슬이 있다.

이전의 하이라인파크 끝은 휑하고 공사가 한창이였던 버려진 땅과 도 같은 곳이였는데 이렇게 뉴욕에 새로운 관광지가 되었다. 베슬은 안타깝게도 미리 예약을 했어야 들어갈 수 있어 앞에서만 사진 찍었다.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 아쉬워 치즈케이크라도 먹으러 다시 타임스퀘어로 향했다.

우연히 브로드웨이 쪽으로 나와서 거리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쥬니어스 치즈 케이크는 꾸덕하고 단맛과 짠맛의 조화가 환상이면서 바닥 부분에 쿠키가 바삭거린다. 내 취향 그대로 반영한 케이크라 일단 한 판을 샀다.

다음날 아침, 냉장고에 있던 과일을 씻어 조식으로 먹었다.

딸기랑 곁들이면 상큼함까지 곁들일 수 있어 느끼하지 않게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