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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순 May 17. 2018

나무

노란 열매를 까치가 따먹었다. 까치는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다. 그래서 였을까?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노란 과즙을 잊을 수 없다.노란 열매가 생명을 연장할지생명을 뺏아갈지 모른다. 타오르는 목의 갈증에 살아야 한다는 갈망에 확인도 못한 열매를 입으로 쪼아 먹은 것이다.죽음에 이르러서야 무덤덤했던 하루가 소중해졌다.까치는 시간이 지나도 탈이 없자 나무사이로 사라졌다.

사람도 마찬 가지였다. 지옥같은 현실에 좌절 했을까? 꿈 없는 미래를 포기한걸까. 열매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사내는 이름모를 열매를 따먹었다. 이래죽나 저래죽나 마찬가지였으니까?

죽음이 사람도 외면했는지 사내는 살아있다.

벌떡 일어나 비탈질 산길을 미끄러지듯이 내려갔다. 사람을 살린건 배고픈 까치 까치를 살린건 열매 열매를 키운건 나무는 단지 열매를 줬을뿐이다. 열매를 따먹고 내려간 사람이

살지 죽을지는 생명을 관여 하는 신만 알것이다.

까치와 사람과 열매가 사라진 자리에서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무가 한일이라고는

배고픈 까치에게 달콤함을 줬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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