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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순 May 31. 2018

시작의 섬

당신은 남을 나무랄 자격이 없다.

왜냐하면 당신도 누군가에게는 꾸짖음을 받기 때문이다. 희생이라는 것을 해보지 않는 당신이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화를 빙자하여 누군가를 가르치기를 원한다. 남들이 알고 있는 지식을 동원하여 비속어와 속어를 나열하면 꾀나 유식한 듯 말한다. 나의 오십 년은 이렇다고 그러니 너의 십 년을 이리 살아라. 후회를 하기도 한다. 지금 상황은 내가 원한 것이 아녔으므로 남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도 그대 삶을 살아준 자는 없다. 그대 왜 남 탓을 하는가. 패배한 자들의 모순일 뿐이다. 낙오자들의 핑계일 뿐이다. 그대와 난 낙오자의 섬에 머무르는 여행자처럼 목적 없이 살고 있을 뿐이다. 낙오자 섬에 이방인일 뿐이다. 낙오자 이면서도 낙오자 섬에 머무르기 싫은 여행객.

우리의 처음은 시작의 섬이다. 자아가 깨달음을 얻고 돌아오는 시작의 섬 하나 이 섬으로 돌아오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 사람들의 마지막 섬이 어디일까. 시작의 섬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 어디에  마지막 터전을 마련했을까.

그들의 마지막 섬을 우리가 원해도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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