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깽이를 납치했다.

by 이장순

내 어린 아깽이가 중성화 수술을 받았다.

마냥 어려서 아가스럽던 아깽이는

쑥쑥 콩나물처럼 자랐다.

뽀쪽했던 어금니도 송곳니도

뭉특스러워 지고 이름을 부르면 달려도 온다.

행운이와의 사 개월은 지금껏 살아보지 못한

불면의 밤도 안겨주었고 자그마한 기적도 볼 수 있었다.

사 개월을 가지나 오 개월도 안된

나의 어린 아깽이는 바닥을 구르고

문을 열면 뛰쳐나가려고 하고 밤새 울었다.

엄마가 아파서 잠시 미뤘던 시간 탓에

발정이 온 것이다.

미칠 것 같은 일주일을 아깽이와 함께했다.

왜 사람들이 고양이를 중성화를 시키는지

알게 해주는 시간들이었다.

아깽이도 아프고 집사인 나도 아프고

모든 시간들이 힘들었다.

힘들었던 일주일을 지나고

아깽이는 태능 고양이 전문병원에서

중성화 수술을 받았다.

아깽이 시절부터 함께 했던

선생님은 간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피검사를 권하셨다.

탈 수도 있고 혹시 몰라 간 검사를

자세히 하고 좀 높지만 꼼꼼하게 하시다면

아깽이의 수술에 들어갔다.

실력 있는 선생님을 만난 덕에

아깽이는 수술 자국이 보이지도 않았다.

수술 위에 밴드를 받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익숙하지 않은 환묘복을 입은 행운이는

정말 끓임 없이 옷 위로 그르밍을 했다.

일주일만 참자!

아깽아! 금방 지나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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