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한 것은 아니다. 다만 미움을 버린 것뿐
순영은 하루를 기절했었다.
일어나자마자 순영은 귀를 막았다.
"듣지 마 들으면 안 돼 들으면 사실이 되는 거야"
순영은 눈을 감았다.
"여보 선중이가 기다려 선중이를 저리 둘 거야"
"선중이가 왜요 집에 가야지 선중이가 올 거야
잡채랑 돼지고기랑 잔뜩 했어 가서 기다려야 해
집으로 갈 거야"
"선중이는 죽었어 우리 아들은 세상을 떠났어
순영아 선중이는 가야 해 가자 응 순영아"
그녀는 멍한 눈으로 남편을 보았다.
하루 사이에 남편은 늙어 있었다.
처진 눈 사이로 그의 슬픔이 전해져 온다.
자식을 잃은 남편
땅이 꺼지는 고통에 있을 그가 보였다.
그녀는 꺼이꺼이 통곡했다.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였다는 듯이
그녀는 울고 또 울었다.
"선중아 왜 여기 있어 "
눈을 감고 있는 아들을 향하여 물었다
"귀도 눈도 막고 오지 왜 그랬어"
아들은 대답이 없고 그녀는 아들을
차가운 냉동고로 보냈다
그녀가 따라갈 수 없는 천국으로 아들이
떠나던 날 신부님은 아들을 위하여 기도를 해주었다. 순영은 그렇게 생때같은 아들을
보내버렸다.
그녀의 생활은 멈추었다.
남편을 위하여 밥을 하지만
그녀의 시간은 멈추었다.
남편은 그녀의 주위만 맴돌 뿐
무심한 시간은 흘렸다.
아들을 죽였던 가해자 부모들이 찾아왔지만
만나지 않았다 합의도 없었다.
죽일 생각은 없었다면 선처를 호소했지만
그녀는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보름이 지났다.
순영은 살아있는 인형이었고
남편은 하숙생 같았다.
집은 침묵 속에 사기라도 내뿜는 듯 싸늘했다.
어느 순간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남편의 흰머리 단정하게 검은 머리를 물들이던
머리카락은 할아버지처럼 변해 있었다
"선중이가 우리 이런 생활을 원할까"
미움으로 망가져 가는 생활을 착한 녀석은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아들을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머리를 빗고 창백해진 얼굴에 윤기를 부여했다
아들의 잠든 곳을 찾아서 그녀는 물었다
"엄마 아빠가 이재는 너를 보내려 해
이해할 거지 착한 아들 "
아들의 영정 사진이 대답을 하는 것 같다
"응 엄마 미움을 버려 나는 괜찮아 "
순영은 그 길로 경찰서를 찾아가 가해자를
만났다 용서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미움을
버린 것뿐 그녀는 그들에게 미움을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