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이 유리관에 갇혀 지낸 지. 지루하고 심심한 이곳. 나는 누군가를 기다리는데 하루의 전부를 보내고 있다. 사람이 우리를 보고 어여삐 여겨 데려가 준다면, 우리가 있던 유리관은 비어지기 무섭게 다시 새로운 고양이로 채워진다.나는 아직 누군가를 만나지 못해서 유리 상자에 머물고 있다. 신경 쓰이는 사람이 있긴 하다. 이틀 전부터 그녀는 내가 아닌 다른 녀석을 보고 있다. 노르웨이 숲이라는 털이 긴 장모종 고양이. 그녀는 녀석을 눈여겨보다가 떠나고, 다시 오는 걸 반복하는 중이다.아직 그 녀석이 어려서 기다리는 중이라나.묘연은 기회가 만들어 준다고 했던가? 나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 놀숲 녀석을 볼 때마다 환하게 웃는 그녀에게 따뜻한 감정이 생겼다. 나만의 발랄함으로 승부하여 털이 긴 녀석에게서 그녀를 빼앗고 싶었다. 나의 주 무기는 발랄함, 개냥이.하늘거리는 치마를 입고 머리를 단정하게 묶은 그녀가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걸어왔다.이때다 싶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하여 그녀의 시선을 끌었다. 일어서기. 환하게 웃기. 발바닥 만져달라고 솜뭉치 내밀기. 그녀의 흑색 눈동자가 나를 본 순간, 그녀는 나에게 성큼 다가왔다. 또각 소리를 내며 나를 마주하고 반짝거리는 미소를 지었다. 그때 알 수 있었다.그녀에게 간택되었음을. 나의 유리는 비워지고다른 누군가로 채워질 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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