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진의 이야기 11

by 이장순

눈이 오고 있다.

함박눈이 아빠에게 가는 길은 초등학교 때

우산을 쓰여주던 아빠의 모습을 생각나게 한다.

눈이다 , 소리 지르며 눈을 만지려고

짧은 팔은 팔을 내밀어 차갑도록 스며들던 눈을

잡으려던 민재를 아빠는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보여 주셨었다.

십 년 만에 숨어있던 아빠를 찾으러 가는 길

아진 씨에게 친구하고 놀다가 열락 없이

열한 시쯤 놀다가 집에 갔던 날 엄마에게 혼나고

어두운 놀이터에서 울던 날 그날도 이였을 것이다.

아빠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나 민재를 지켰었다.

엄마가 삼십 분쯤 뒤에 달려와 민재를 데려갈 때에도 미끄럼틀 뒤에서 아빠의 눈길이

오래도록 민재를 따라왔었다.

정면으로 볼 수없었던
아빠를 민재는 보러 가고 있다.
아진 씨가 화장을 짙게 했다.

가녀린 여자 모습을 보일 수 없다 말하는 것 같다. 아들에게 남편에게 걱정 말아라
모습으로 말해주고 싶다는 듯이

일찍 일어나 화장을 꼼꼼히 했었다.

민재를 강산 병원으로 가고 있다.

버스에서 내려 병원으로 가까워질수록

눈에 담기는 눈물이 거추장스럽다.

아빠는 알고 민재는 모르는 아빠 얼굴을

민재는 꼭 보리라 생각했다.

병원 안으로 들어가 아빠가 있는
병실 문을 열었다.
아빠가 보인다.
병 상속에서 침대 맡에서 정면으로

마주하며 살 수 없었던
아빠와 아들은 서로 바라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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