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건물

by 이장순

재건축 지역을 지나서 집으로 간다.

사람들이 버리고 가버린 집들이

주인을 잃어버려 녹슬어 가고 있다.

초래한 겨울비에 산뜻함을

잃어버린 집들이 뇌쇄하여 기력을 잃어간다. 바글바글 사람들이 오고 가던

길모퉁이가 한탄스럽게

기괴스러운 울음을 울고 있다.

지붕이 열리고 대문이 뜯기고

주인 잃은 집들이 몸살을 앓는다.

두 달 지난 뒤에는 귀기가 흐르지나 않을까 싶다.

건물들은 하늘로 우주라도 뚫을 기세로

키가 커지고 사람들은 땅이 싫은지

땅에서 멀어져서 잠에 든다.


재건축 지역에는 수명을 다한 집들이

양심이 없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들도

병에 들어 노쇠의 길을 걷는다.

슬픈 기분 하나 나를 따라와 이른다.

아프다 아프다 비명처럼 녹슨 문들이

비명을 지른다.


재건축 지역 사람들은 어디로 떠났을까

주인 잃은 집들이 방치되어 죽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