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한 조각

by 이장순

"그냥 좋다" 너는 말했다.

보조개를 보이며


"남자 주제에 웬 보조개 이쁘다
나줘라 "

로 시작하여

"부럽다 그 여자"

로 끝나는 그녀의 짝사랑은 서글프다.

한평생 그의 뒷모습에 반하여

설레는 마음 한 조각을 삼켰었다.

삼켜서 분해시켜 배출해버리고

무신경한 그 따위는
배추밭에 거름으로 주리라낄낄거렸었다.
들과 산이 초록으로 옷을 입었던

지나가버린 봄에 다짐했던 마음 한 조각이

그의 첫사랑에 칼바람 부는 겨울바람에

난자되는 것처럼 쓰라리던 날이었다.

그는 사랑을 시작했고 그녀는 오랜 사랑을

멈추었다. 텅 빈 겨울 한파 같은 첫사랑에

지하철을 잠자리로 삼은 노숙자처럼

마음이 엄동설한에 표류한다

남겨져 길 잃은 마음 한 조각과
미아가 되어버린 안쓰러운
그녀 첫사랑을 삼킨다.

쓴맛 섞인 단맛 같은 짝사랑

마음 한 조각에 담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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