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진의 이야기 13

그가 떠났다.

by 이장순

그가 갔다고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민재의 손을 잡지 못하고 눈물만 보이던

그가 떠났다고 그녀가 말하고 있다.

민재를 보내줄 순 없어요
차마 말하지 못하는

그녀에게 곧 가겠다고
말하며 전화를 끓었다.

10여 년 만에 추위라며 수도가 얼고

보일러가 터진다고 뉴스에서 말하는

추운 날 그가 떠났다.

군대 간 민재를 데리러 가는 길

칼바람이 불었다.
눈이 내려 살얼음이 얼어서
미끄러운 길을 조심조심
차를 운전해서 민재를 만났다.

아빠의 부고 소식에
토끼눈을 하고 있는 아들
아들의 뺨이 빨갛게 얼어 있었다.

인사 없이 떠난 아빠를 원망하는
마음이 있으리라.

두 시간의 시간을 지나서
한강 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한 번쯤 보았던 얼굴들이 있다.
검은 상복의 그녀가 쓰러질 듯 서있다.

그녀에게 다가가 머리를 숙였다.

"오셨군요 잘 왔어요
그이가 기뻐할 거예요"

사랑이 죄가 아님을 안다

다만 올바르지 못했던
그들의 사랑법에
상처받은 이들이 아팠을 뿐

어떠한 사랑도
사랑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생을 다하여 사랑했던 그의 그녀는

파리한 얼게 민재를 안고 울었다.

남편의 대신이라도
만난 듯이 펑펑 울었다.

머뭇거리며 아진을 보는
민재에게눈을 깜박여 주었다.


아버지를 데리고 떠났던

여자인 그녀를 다독이며 민재는 말했다.

"아파하지 마세요"





작가의 이전글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