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는 사람이지

by 이장순

요양원 할아버지 말씀이 꽃이 이쁘기는 하지만

사람만큼은 아니지 말하신다.

꽃이 아무리 이뻐도 같이 살자고 말하지는 않는다 였다

"그럼 할머니는 이뻐요"

물어보자
"이쁘지 그러니까 데리고 살지"

"사람보다 장미꽃이 이쁘다는 사람도 있어요"

"사람 볼 줄 몰라서 그래 장미꽃보다 사람이 더 이뻐"
라면 웃으셨다.


언제부터 아프셨는지는 모르겠다

요양원에 갈 때마다 휠 채워에 타고 계신 할머니가

침대에 누워서 꼼짝도 못 하시는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계실 때가 많다.

"영감 어디가 가려워요"

물으시면 팔이 다리가 말하시면 할머니는 휠 채워를 조금씩 움직이며

팔을 다리를 주무르고는 하셨다.

이상하게도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있으면 엄살이 심하시다.

없을 때는 말없이 천장만 보시던 할아버지가 할머니만 나타나면

여기저기 끊임없이 불편한 곳을 이야기하시니까 요양보호사가 나타나

할머니를 다른 방으로 보낼 때까지 할아버지는 아픈 곳을 말하신다.

요양보호사에 쫓겨 다른 병실로 가시면서도 안쓰러움에 눈망울은 할아버지를

놓지 못하셨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면서 우리 부부도 팔십 년을 함께 보낸다면

자신의 아픔보다 상대방의 아픔에 연민이 더남을까 생각을 했다.

꽃보다 할머니가 이쁘시다는 할아버지 지금 생각해보니 꽃이 할머니를 못따라 갈 것 같기는 하다.



상대방의 아픔이 나의 아픔보다 더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은

얼마의 세월이 필요한 일일까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 걸까

사실 나의 아픔 앞에서는

상대방의 아픔은 먼지만큼 느껴질 수밖에 없다.


장미보다 상대방이 아름다울 때는

팔십 년의 긴 인고의 세월을 함께 한 뒤에나 느껴지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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