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사과를 했고 그녀는 사과를 들었다
그의 아내가 물을 받아서 병실로 들어선다. 젊지 않았지만 아름다웠던 그녀. 세월의 흔적에 흰머리를 내보이는 정수리, 무안한 듯 웃음을 보인다. 고개를 당당히 들고 그의 손에 이끌려 떠났던 그녀는 피죽도 못먹은 사람처럼 서있다. 말없이 서있던 그녀 어색했는지 물을 떠온다며 자리를 비켜주었다.
"아진아! 민재는 잘 있어."
민재 당신과 나의 아들 이십 년의 세월이 지나도 바꿀 수 없는 사실.당신 잊은 것이 아니었나 잊은 줄 알았다.이십 년의 세월 동안 양육비 한 번 보내지 않은 아들의 아버지.그녀는 그가 아들을 잊은줄 알았다.분노에 사로잡혀 '당신이 아버지였던가'
외치고 싶지만, 그럴수는 없었다.
"민재 잘 있지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중이지"
"그랬었군. 민재!많이 컸지. 보고싶다."
'당신이 왜 내 아들을 만나 당신이 버렸잖아! 내아들이 커서 군대갈동안 당신 무엇을 했어?아들 키우는데 이억이 들었어. 당신! 이억 들 동안 무엇을 했지. 어디에 있었지'
목밑까지 울컥이는 소리를 삼키면 아진은 말했다.
" 민재 데려다 줄게"
그녀는 생각했다.'당신을 위해서가 아냐. 얼굴도 생각 안 난다고아프게 울 민재를 위해서지.'병실 문이 열리고 그의 아내가 들어왔다.
그녀는 갈 시간이라는 듯 그 옆에 서서 눈으로 말을 했다. 물론 갈 것이다. 그는 사과를 했고 난 받지 않았지만 사과라는 것이 받아 주어야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에 그는 사과를 했고 그녀는 사과를 듣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