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의 아이지만 아이가 징그럽다.
엄마라고 부르며 날 볼 때마다 송충이가 기어 다니는 것 같아 장롱 속에 밀어 넣고는 문을 닫아 버렸다. 컴컴한 장롱 속에서 아이가 엄마를 부른다.
엄마라는 말에 숨어 버리려고 집을 나섰다.
장롱 속에서 아이가 나오지 못하도록 문 잡이를
끈으로 둘둘 말고 나와 버렸다. 아이의 아빠가 사랑하는 사람이 오기 전까지만 커피숍에 앉아
아이가 없는 자유로움을 만끽할 것이다.
사랑하면 다되는 줄 알았다.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니까, 사랑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산이었다. 아이와 나 우리는 오산이 쌓은 굴레에 갇혀서 불행해졌다. 아직은 견딜만했다. 하나, 여기까지만 해야 한다. 사랑하는 그에게 전화가 왔다. 아직은 회사에 있을 시간 전화기에 뜬
자기라는 단어가 불안스럽다. 받고 싶지 않다.
"여보세요."라고 말했다. "어디 간 거야?"
"나 시장 자기는 어디야."" 집인데 아무도 없어."
집이란 말에 철렁 인다. 남편은 아이를 못 본 모양이다." 자기야 장롱 문이 왜 묶여있어?"
그가 물었다. 장롱 끈을 푸는 소리가 들려온다. "윤아? 왜 윤아가 여기 있어." 당황스러운 그의 목소리. 아빠를 찾으면 우는 윤아. 핸드폰을 꺼버렸다. 식어버린 카페 라때가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