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고마웠다. 친 딸도 아니건만 물고 빠는 그녀
그녀가 고마워서 오후에 반차을 썼다. 장미와 안개꽃을 한 묶음 포장해서 그녀에게 주고 싶었다.
보고픈 마음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지 못하고
단걸음에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예교 많고 정 많고 사랑스러운 아내 아내는 지금쯤 세상에서 가장 이쁜 딸과 동화책을 읽고 있을 것이다.
삐리릭 도어록 돌아가는 소리에 문을 열었다.
목숨 같은 아내와 목숨보다 소중한 딸
삼 년 전 아이 친엄마는 목숨보다 소중한 딸을 두고 별이 되었다. 아이가 엄마를 찾으면 "하늘의 별이 되어 널 지킬 거야" 말해주었다. 그러면 딸은 창문을 열어 보이지 않는 별을 찾고는 했다. 지금의 아내는 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늘을 볼만큼 그리운 사람이 없는지도 모른다.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답게 냉정했던 아내가 나와 만난 뒤 달라졌다. 유리 같은 얼굴에 미소를 보인다. 아내는 남자를 싫어했다. 남자를 무서워하던 그녀는 나와의 두 번째 만남에서 결혼하자고 했다. "딸이 있어요. 그래도 같이 살래요?"라는 말에 보름달보다 더 환하게 웃었다. 만난 지 한 달 만에 결혼했다. 아름다운 여자. 착한 여자 아내는 정말 얼굴보다도 마음이 이뻤다. 문을 열었다. 묘하게 공기가 날카롭다.얼굴에 닿는 공기가 칼날처럼 날카롭다. 텅 빈 거실에는 아내도 딸도 보이지 않는다. 핸드폰을 들어 번호를 눌렀다. 익숙한 멜로디 핸드폰 넘어 아내가 말을 한다. "여보세요."
"어디 간 거야 "라는 말에 아내가 말했다. "나 시장이야."방에서 부스럭 소리가 들렸다.
안방 문을 열었다.
장롱문이 끈으로 묶여있다. 중요한 것을 두었나
"자기야, 장롱문은 왜 묶었어?" 말하면서 끈을 풀고
문을 열었다. "윤아! 윤아가 왜 여기 있어?"
겁먹은 딸의 눈 딸은 나를 보고는 울면서 안겨왔다.
딸의 울음소리와 동시에 아내는 전화를 끊었다.
믿고 싶지 않았다. 아이가 말을 안 들어서
오늘만 그랬을 거야. 다섯 살 아이가 멀 잘못했다고 가뒀을까! 아내 말을 들어야겠다.
카톡을 보냈다. "우리 이야기 좀 하자."
잠시 후 아내가 카톡을 보내왔다.
"가고 있어." 카톡이 소름 끼치게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