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잘됐다. 무거운 짐을 벗은 듯한 기분이다. 애초부터 나란 여자는 엄마가 되지 말아야 했다. 어설프게 엄마 노릇을 한 것이 잘못이다. 아이도 낳아보지 못한 여자가 엄마의 정도 모르는 여자가 사랑만 믿고 엄마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트라우마처럼 각인된 과거를 지니고 윤아의 엄마가 되지 말아야 했다. 아이를 미워하거나 때리지는 않았다. 때리지 않았으니 학대한 것은 아니다. 말할 수도 없다. 오래전 엄마가 장롱 속에 나를 가두고 나갔을 때처럼 다시 윤아에게 돌아가 안아주면 될 줄 알았다. 오래전 엄마가 돌아와 안아주었을 때처럼 안아주면 엄마 노릇을 한 거다, 생각했다. 엄마란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일하러 가거나 조용하게 쉬고 싶을 때 장롱 속에 가두는 사람, 엄마가 죽었을 때 울지 않았다. 엄마란 장롱 하면 떠오르니까!엄마를 생각하면 장롱 안이 떠올랐다.
왜 그랬을까? 윤아처럼 계모도 아니었다.
그래서 였을까? 윤아를 장롱 속에 가두고도 죄의식이 없었던 것은. 엄마에게 묻고 싶다.
"왜 그랬어요? 엄마가 그랬기에 그래도 되는 줄 알았어요. 엄마에게 베운 게 그것밖에 없으니까. 아이는 그렇게 키우는 줄 알았어요.
엄마 왜 그랬어요? 그 사람이 왜 그랬냐고 물으면
무슨 말을 할까요. 나한테 왜 그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