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 포카혼타스, 1995 >

20세기 인디언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

by 스미스

<본 리뷰는 영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황금



"황금을 찾아라!" 총독의 한 마디가 배에서 울려펴진다.이 말을 들은 선원들은 삽을 들고 환호하기 시작한다. 선원들은 배가 육지에 닿자마자 쉴새 없이 땅을 파헤친다. '버지니아 회사' 에서 파견한 배가 아메리카 대륙에 닿는 소리다.책임자인 랫클리프 총독은 황금, 보석 등을 모아 영국으로 돌아가자며 선원들의 의지를 북돋는다. 탐욕스러운 표정과 집채만한 덩치는 그의 욕망을 잘 드러내는 듯 하다.




그러나 총독의 기대와 달리 황금은 발견되지 않았고, 총독은 이 지역에 사는 원주민들이 황금을 독차지하고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총독이 살던 영국과 달리 이 지역에서는 '금'이 그렇게 가치있는 물건이 아닌데도 말이다. 자기만의 상상에 심취한 총독은 원주민들을 공격하라고 명령하고, 원주민은 자신이 살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백인들과 싸울 것을 다짐한다. 영화의 큰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어느 전쟁영화에서 봤을법한 이 시나리오는'포카혼타스'라는 여성으로 인해 반전을 맞는다. 영화가 독창성을 가지는 그 지점은 포카혼타스가 가진 '용기'와 '지혜' 다.


차이를 인정하는 마음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평범한 인물과 주인공의 차이는 가치관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두 산 사이에 흐르는 개울' 이라는 뜻의 포카혼타스는 이름에 걸맞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다른 존재들을 이어주고, 그들의 존재를 존중해주는 성격말이다. 숲의 나무들에게 이야기를 걸고,새들과 함께 살아가는 그녀에게배려는 기본적인 덕목일 수 밖에 없다.


반면 영국에서 건너온 '이방인'들은 그녀와 다르다. 그들은 원주민을 '야만인'이라 표현하고, '문명'을 알지 못한다며 무시하기도 한다. 상대와 다름을 인정하기보다 상대를 틀렸다고 규정하는 태도가 보인다는 의미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나와 다른 상대방을 '적'으로 간주하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밖에 없다. 서로를 '야만인' 과 '백색 악마'로 부르는 환경에서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겠는가.


배려와 코코움 그리고 사회




영화에서는 포카혼타스의 배려와 용기로 인해 모두가 평화를 지키게 된다. 다소 뻔한 스토리이긴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 의미하는 바가 있다. 오늘날 우리 모두를 적으로 돌리는 문화 때문이다.


결국, 모든 것은 경쟁으로부터 시작된다. 영국인들은 '황금'이라는 물질을 얻기 위해 원주민들을 공격했다.

원주민들은 자신의 터전, 즉 한정된 '땅' 을 지키려 했다. 자신들이 생각한 한정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서로 싸웠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포카혼타스는 그들이 싸우는 이유를 없애버린다. 포카혼타스는 영국인들에게 이 땅에 황금이없음을 알려주었고, 자신의 부족들에게 그들이 침략자가 아님을 주장하였다.


'파이'가 한정되어 있지 않음을 알게해줬다는 의미다. 결국 양측 모두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었던 계기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사회라는 공동체 안에는 무수히 많은 개인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들이 되고자 하는 모습은 개인의 숫자만큼이나 많다.포카혼타스에게 황금이 귀한 가치가 아니듯, 어떤 사람에게는 돈의 가치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사회는 우리를 하나의 트랙으로만 몰아넣고 있다. 돈이 최고라는 가치관을 주입시키며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을 천시하기도 한다. 작은 '파이'에서의 경쟁이 심화되다보니 자연스레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의 격차가 점점 벌어질 수 밖에 없다. 모두가 황금을 찾는 '랫 클리프'처럼 삽을 들고 땅을 후벼파다보니 공동체의 '균열'이 생기는 것도 이상한일이 아니다.


그럼 우리는 분쟁을 멈추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과 배려다. 당연하게 들릴 법한 이 말들은 그저 클리셰가 아니다. 포카혼타스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말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저 그들이 내는 소리에 귀 기울였을 뿐이다. 바람이 내는 소리, 강물이 흐르는 소리,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포카혼타스는 이방인의 욕심도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들었던 것이 타협을 이룰 수 있었던 비법이다.


첫째로 다른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점점 심화하고 있는 공동체의 균열은 어떤 지도자가 '랫 클리프'처럼 돈이 많거나 '코코움' 처럼 용맹하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둘째로 타인을 함부로 규정해서는 안된다. 백색악마와 야만인이 타협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생명의 고귀함이라는 공동선을 가진 것과 관계 깊다. '맘충' '일베충' '메갈' 처럼 거친 언어로 상대를 규정할 것이 아니라,서로 만족할 만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는 점부터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포카혼타스는 영국으로 함께 떠나자는 스미스의 말을 거절한다.

이 곳에서 자신의 역할이 있다는 얘기와 함께 진한 작별의 인사를 건넨다.


이처럼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보다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지도자의 모습은 아름답다.

공동체의 균열이 다시 메우기 위해 포카혼타스 같은 '배려의 지도자'가 등장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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