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맨'의 이야기

영화 리뷰 < 퍼스트맨(First Man), 2018) >

by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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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의 미학"


오랜만에 숨 막히는 영화를 봤다.
영화가 관객에게 주는 몰입감은
숨을 크게 내쉬지도 못할 만큼
압도적이었다.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퍼스트맨>에서 영화를 가지고
논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연출을 보여주었다.

이 영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연출의 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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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스토리 구조는 독특하지 않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닐 암스트롱'의 이야기다.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했다고
알려져 있는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낸 이야기가 바로 퍼스트맨이다.

그러나 결말을 뻔하게 알고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의 연출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관객을 몰입시킨다.

카메라, 소리 등의 연출 방식을 이용한
영화의 진행 방식은

주의깊게 살펴볼 대목이다.

먼저 카메라는 1인칭, 3인칭 시점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닐'의 감정묘사를

극대화한다.


다큐멘터리 형식에서 볼 수 있듯이
카메라를 손으로 들고

직접 촬영하기도 하고
일반적인 영화처럼

카메라를 고정시키기도 한다.

또 인물의 감정 묘사를

세밀하게 담아내기 위해서
화면 전체가 얼굴로 가득 차는

클로즈업 기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카메라 효과들이

사용되지만,

전혀 어색하거나 과하지 않다.
이는 감독의 영상 표현 방식이
매우 감각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황해'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이 보여주는
감각적인 영상기술이

연상되기도 한다.

또 영화에서는 소리를 이용하여
관객을 매료시킨다.

닐이 달에 도착했을 때 고요함을
표현하기 위해 모든 소리를 없앤다거나
숨소리를 통해 그 긴장감을 표현하는 등의
방법이 그 예시다.

이를 통해 영화를 보는 관객은
닐이 된 것처럼 긴장을 하기도 하고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감독은 영상과 음향을 통해
연출의 미학을 완벽하게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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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영상과 음향을 통해 이야기했다시피
영화를 끌고 가는 것은 신선한 스토리나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아닌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다.

영화의 대부분은 닐 암스트롱이라는
인물이 느끼게 되는 감정들을
묘사하는 데 집중한다.

닐은 어린 딸이 죽는 순간부터,
동료들의 죽음을 목격하는데,
영화는 닐이라는 인간의
슬픔과 좌절을 보여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죽을지도 모르는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비행사 닐의 심리 또한
잘 드러난다.

그동안 우주영화가 인류의 위대함에
치중했다면, 퍼스트맨에서는
닐이라는 개인을 조명한다.

처음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달 탐사 따위에 쏟아붓는다며
비난하던 시민들은,

닐이 달 탐사에 성공하자

그를 영웅으로 취급한다.

이러한 장면들은

국가와 인류의 발전이라는 명분이

실제로는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 퍼스트맨은 인류 발전 따위의

허무한 대의명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성취해가는
개인의 심리를 담담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영화 '투모로우' 류의 재난 영화나
우주영화의 클리셰에서 벗어나
사실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퍼스트맨이 관객에게 주는 감동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영화가 암스트롱의 아내인

'자넷'을 수동적인 여인상으로만
묘사했다는 점이다.

영화 속에서 자넷은

그저 남편인 닐을 기다리는
역할로만 묘사된다.


그녀는 전업주부로서
남편이 비행을 할 때마다

그저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도하고, 아이들을 돌본다.

닐의 동료 중 일부가 임무 수행 도중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남편의 달 탐사를 반대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는
아내로서의 자넷이 그려졌을 뿐이다.
이렇듯 여성을 수동적으로만 표현하는
방식은 조금 아쉽다.

감독이 닐의 심리묘사에 치중했던 것처럼
자넷의 고뇌를 조금 더 깊게 다루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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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두 번, 세 번
다시 볼만한 영화인 것 같다.

앞서 언급한 영화의 카메라 기법
숨 막히는 음향효과 등은 글로써
다 묘사하기 힘들다.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이 영화의 묘미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에서는 수십 마디의 대화보다,
거친 숨소리 한 번으로 닐의 감정을
전달한다. 관객들은 이 숨소리를
들으며 닐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닐을 연기한 라이언 고슬링의
세밀한 감정 연기 또한 일품이다.

퍼스트맨은 화려한 CG와 멋진 대사보다
의미 있는 침묵이 관객들을 더욱
매료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퍼스트'맨을 생각하고 갔다가 퍼스트'맨'을 만나고 왔다.
그의 삶이 잔잔히 계속 맴돈다.

-jata****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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