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돈 못벌어도 ‘기회’를 벌어다 준다!

by 이예지

11월 25일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본관 2층 2강의장에서 ‘예비작가를 위한 저술간담회’가 진행됐다. ‘예비작가를 위한 저술간담회’에서는 오서현 대표, 김상범 박사, 오성호 박사, 권영화 교수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으며 선배작가들의 저술 경험과 노하우 공유, 예비작가들의 Q&A 시간으로 진행됐다.


오쿱(OhkooB) 오서현 대표는 “예전에는 작가라고 하면 정말 특별한 사람들만 쓸 수 있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누구나 자기 경험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책으로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 AI도 발달해서 글 쓰는 건 솔직히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다. 근데 문제는, 책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그냥 책 한 권 내는 것’과 ‘시장에 살아남는 책을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가 됐다”


“그래서 저는 책을 쓰실 때 출발점을 ‘나’에서 시작하지 말고 ‘시장’에서 시작하셔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 보통 저자분들이 처음에 하시는 말씀이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정리를 못하겠어요’다. 근데 그 관점부터 살짝 바꾸셔야 한다. 이미 여기 계신 분들은 경험도 많고, 해주실 얘기도 많다. 문제는 ‘내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가’보다 ‘지금 독자들이 어떤 얘기를 듣고 싶어 하는가’를 먼저 보셔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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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오서현 대표는 “요즘 독자들은 무료해서 심심해서 책을 사는 게 아니다. 다들 어떤 고민이나 필요가 있어서 찾는다. 유튜브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굳이 책까지 산다는 건, 더 깊은 이해나 성장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자의 고민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다음에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나만의 메시지를 연결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요즘은 글 쓰는 도구도 많고 AI도 있으니까 원고 쓰는 건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다. 그래서 이제는 집필력보다 기획력이 훨씬 중요한 시대가 됐다.


오서현 대표는 “저도 출판 현장에서 계속 일하면서 느끼는 게, 정말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라도 ‘저자 본인’에서 출발한 기획은 잘 안 된다. 항상 시장을 먼저 보고 ‘이 시대가 원하는 키워드가 뭐지?’ ‘그걸 이분만의 언어로 풀어낼 수 있을까?’를 맞춰야 살아남는 책이 된다. 그래서 여러분도 책을 쓰실 때 뭘 먼저 정리할까? 이 얘기를 어떻게 써야 하지? 이 고민에서 시작하지 마시고, 독자가 원하는 것,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것을 먼저 보시고, 그 안에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서 연결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보셨으면 한다. 그게 결국 여러분의 책이 경쟁력을 갖게 하고, 여러분의 영향력도 넓히고, 또 책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과 연결되는 기회를 만들어준다”라고 이야기했다.


책을 34권 집필한 변화경영연구소(K-Lab) 김상범 박사는 책을 ‘정리하는 도구’로 처음 쓰기 시작했다고 전하며 “여러분도 책 쓸 때 꼭 한 줄로 정의해보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상범 박사는 본인에게 있어 책은 밥벌이이자 명함이라고 말했다. 자의든 타의든 언젠가 우리는 모두 회사에서 나오게 된다. 정년이 60, 65라도 실제로는 100년, 120년을 살아야 하는 시대니까 앞으로 2막, 3막을 어떻게 먹고 살지 고민해야 한다. 김상범 박사는 인생 2막, 3막에 대한 고민을 좀 일찍 한 편이다. 그래서 그는 ‘인생 3막’이라는 책도 쓰게 됐다.


김상범 박사는 “AI가 나오고 직업도 계속 바뀌고, 우리가 40~50년 쌓은 경험이 한순간에 무력해지는 시대다. 그래서 저는 늘 다음 스탭은 무엇인지 고민했다. 사원 때 우연히 ‘신년사’ 같은 원고를 써보게 됐는데, 잘 풀리고 재능을 발견했다. 그러다 어느 회장님 비서실에 있을 때 회장님 연설문도 대신 써드렸는데, 그걸 읽고 ‘이거 그냥 버리기 아깝다, 책으로 만들자’라고 하시더라 그렇게 첫 책 작업을 했고, 직원들이 사서 읽는 걸 보고 속으로 ‘내 책을 써야겠다’라는 결심을 하게 됐다”라며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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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박사는 책의 기본 3T를 타겟, 타이밍, 타이틀로 꼽았다. 그는 “누구를 위해 쓰는가?가 제일 중요하다. 책은 쓰는 건 쉽다. 낼 수도 있다. 근데 돈이 드는 건 출판사다. 보통 1500부 찍으면 1500~2000만 원 들어간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누가 사줄 책인가?’가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명심하셔야 할 게, 책 자체는 돈이 안 된다. 저도 최대로 팔린 책이 10쇄까지 갔는데 인세가 한 3천만 원? 정도 했었다. 그때는 신입사원 연봉 정도라 괜찮았지만, 그 외 책들은 많아야 1~2쇄다”


“재미있는 건, 책은 돈은 못 벌어도 ‘기회’를 벌어다 준다는 것이다. 강의는 다 서점에서 책 보고 연락이 온다. 삼성전기, 대기업 재취업한 부사장님, 여러 기업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는데 다 책을 읽은 분들이 연락한 것이다. 책은 주식시장에 자기 자신을 상장시키는 일이자 전문성을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방법이다”


“덕분에 겸임교수도 13년 했고, 그 모든 기회가 책에서 왔다. 실제로 얼굴도 모르는 교수님에게서 ‘책 보고 연락했다’ 하고 섭외가 왔다. 47살에 회사 그만두고 4년 프리랜서로 살았다. 그러다 예전에 몸담았던 회사에서 다시 연락 와서 임원으로 6년 일하고 정년퇴임했다. 그 기회도 역시 책 덕분이었다”


“저는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책을 써왔고, 행복하게 여행 다니면서도 마음 한 켠이 불안했다. 연말마다 회사에서 사람들이 조용히 나가는 걸 보면 남 일 같지 않았다. 책을 쓰는 작업은 그 불안을 희석해줬다. 1년에 책 한 권이라도 내면 ‘그래, 이번 해도 잘 버텼다’라는 위안이 됐다”라고 전했다.


요즘 김상범 박사는 120세 시대, 1막·2막·3막을 어떻게 살아야 될지, 30~60세대가 가장 많이 검색하는 고민 키워드, 은퇴 후 홀로서기, 1인기업가로 살아남기와 같은 키워드로 책을 쓰고 있다.


최근 책도 ‘살며 살아가며 배우며’ 같은 컨셉에서 힌트를 얻어 ChatGPT에게 검색·구조화 시키고 김상범 박사는 기획만 했다고 전하며 “책 쓰는 건 어렵지 않다. 처음만 도와드리면 누구나 쓸 수 있다. 핵심은 타겟(누구에게 쓰는가)다. 책은 밥벌이이자 명함이고, 기회 창출 도구다. 언젠가 다 개인 명함으로 만나는 시대가 온다”라고 말했다.


피플그로쓰컨설팅 오성호 박사는 “회사 다닐 때도 사내 예산으로 부서마다 한 번씩 활용해서 한 다섯 번째쯤 책을 냈다. 그런데 올해 초에, 정확히는 작년 말에 제가 희망퇴직 매뉴얼이라는 책을 한 권 냈다”


“왜 이 책을 쓰게 됐냐면, 제가 작년 3월에 직접 희망퇴직 신청을 했다. 사실 회사에서 오랫동안 HR을 하면서 희망퇴직을 여러 번 기획하고 사람들 상담도 하고, 직접 내보내는 일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아… 나도 이제 나가야겠다’ 싶어 신청했는데, 회사에서 ‘아직 마무리가 안 됐으니까 끝내고 나가라’ 해서 7월 말까지 마무리하고 8월에 퇴사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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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오성호 박사는 “당시 느낀 부분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아무 준비도 안 돼 있는 상태로 희망퇴직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 상황은 너무 뻔히 보이는데, 당사자들은 현실을 보면서도 준비를 안 하더라. 저는 HR을 30년이나 했으니까 알지만, 그걸 현직에서 책으로 직접 쓰는 건 절대로 할 수 없는 주제였다. 그래서 퇴직 날짜가 정해지고 일이 좀 줄어들었을 때 ‘지금 내가 들고 있는 경험, 이걸 그냥 묵히면 안 되겠다’ 싶었다. 본래 쓰려고 했던 책이 따로 있었는데, 작년 한 해 희망퇴직 기사가 코로나 때보다 더 많았고, 올해는 작년보다도 더 많다. 그래서 ‘지금은 타이밍이 희망퇴직이다. 지금 이걸 써줘야 사람들이 산다’라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자료 수집와 집필 과정에 대해 오성호 박사는 “자료는 머릿속에도 많고, 조금만 찾아보면 더 많다. 그래서 제가 평소에 안 하던 블로그를 하나 새로 개설해 면담할 때마다, 사례 생길 때마다 글을 하나씩 올렸다. 그게 나중에 책의 실제 원고가 됐다. 퇴사하고 7월 말에 정리해서 8월 첫 주에 탈고해서 출판사에 보냈다”


“출판사는 큰 데 두 군데, 작은 데 세 군데. 큰 데는 보통 ‘검토에 두세 달 걸립니다’라는 팝업이 뜬다. 작은 출판사는 2주 안에 연락이 온다. 근데 저는 기획서를 제대로 써보니까 ‘PT 자료’ 형식으로 만들어 다음 날 박영사 포함 두 군데를 더 보냈고, 3일 만에 두 곳에서 바로 연락이 왔다”라고 이야기했다.


오성호 박사는 출간 시점 이후 구조조정·희망퇴직 관련 기사가 엄청 많이 나왔고 책을 보고 매일경제, 중앙일보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다고 전했다. 희망퇴직 당사자들이 실제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관점에서 쓴 책이라 포지션이 달랐고 타깃 자체가 명확했다. 오성호 박사가 쓴 책은 온라인 서점에서 탑 100인에서 7주 정도 있었고 기사가 나간 이후로 탑 20까지 올랐다.


지금도 희망퇴직 기사만 나오면 오성호 박사 책 순위가 80위→70위→90위 이런 식으로 계속 움직이고 스테디하게 유지된다고 전했다. 오성호 박사가 쓴 책은 오로지 희망퇴직 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책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블로그 안한지 1년 반이 됐는데 사람들이 계속 찾아와서 연락하고 상담 요청도 많이 한다고 했다.


앞으로 오성호 박사는 전략적 기획 기법+생성형 AI 결합한 책을 쓰고 싶다고 하며 “책은 타이밍이 제일 중요하다. 타이밍이 안 맞으면 독자가 없다. 그건 그냥 ‘내 기록’이지 ‘책’은 아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빅카인즈로 키워드 트렌드를 3년치 보고 시사성과 상승세를 확인한 뒤에 AI에게 예측까지 돌려보고 ’이게 지금 시장에서 먹힐 주제인가?’검증을 먼저 한다”


“책은 내가 쓰고 싶은 걸 쓰는 게 아니라, 지금 독자가 필요로 하는 걸 써야 한다. 타이밍이 맞아야 책이 산다. 내가 줄 수 있는 가치가 명확해야 한다. 그리고 흐름을 읽으려면 빅카인즈 + AI 분석 조합이 제일 좋다”라며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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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서울기독대학교 글로벌 AI융합대학 권영화 교수는 “처음 책을 낸 게 한 4~5년 전이었다. 그때 책을 쓰게 된 이유가 있는데, 예전에 10년 정도 교수를 하다가 나온 적이 있다. 나오고 나니까 ‘앞으로 뭘 해야 하지?’ 이런 고민이 생겼다”


“처음엔 다시 교수를 해야겠다 싶어 논문을 계속 써서 등재지에 내기 시작했다. 한 20편쯤 냈는데, 문제는 논문이 등재지가 되려면 제가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한 편당 50만 원 정도씩이고 2년 동안 돈은 못 벌고 오히려 계속 쓰기만 하니까 ’이건 아니다, 왜 내가 돈 써가며 이걸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확 들었다. 그래서 논문 말고 책을 쓰자! 이렇게 방향을 바꿨다. 그렇게 1년 정도 준비해서 첫 책을 썼고, 그게 4년 전에 나온 책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영화 교수는 첫 책을 쓰고 난 이후 겪은 시행착오를 전하며 “처음 쓴 책은 정말 아무 정보도 없이 그냥 썼다. 논문 쓰던 버릇이 있어서 타깃 독자도 없고, 제목도 별 고민 없이, 그냥 ‘내가 아는 반도체 내용’만 썼다. 근데 막상 출판하고 보니까, 의외로 주식하는 사람들 80%가 제 책을 사더라. 그때 타깃 독자가 진짜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전했다.


권영화 교수는 책을 통해 커리어를 완전히 바꿨다고 전하며 “돌이켜보면, 제가 지금 다시 교수도 하고 여러 활동을 하는 게 결국 책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책을 내고 나니까 책을 팔아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방송·유튜브 출연을 하게 되고, 그때마다 주식하는 사람들 대상 반도체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됐다. 그러면서 점점 알려지고, 강의도 들어오고, 인터뷰 요청도 받고, 네이버에 프로필이 등록되고, 그렇게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니까 다시 교수 임용도 훨씬 수월해졌다. 지금도 계속 방송도 하고 강의도 하고 있다. 다 첫 책이 계기였다”라고 말했다.


권영화 교수는 처음에 원고를 한 100군데 가까이 보냈는데 거의 다 퇴짜를 맞았으며 그중 한두 군데에서 ‘내보내겠다’고 해서 진행했다. 당시 그는 “초보 저자라 그런지 인세도 5~7% 정도밖에 못 받았는데 그래도 첫 책이니까 감사한 마음으로 했다. 기본적으로 출판사가 손해 안 보려면 2천 부 이상은 팔려야 한다. 그래서 출판사도 그 정도는 팔릴 것 같을 때만 책을 내는 것이다”


“나중에는 자비 출판도 한 번 했다. 주식 관련 책은 자비 출판이 더 낫다는 얘기를 듣고 3년 전에 1,000만 원 정도 들여서 자비로 출판했는데 2,300부 정도 팔리니까 그중에서 제 몫으로 100만 원 정도는 남았다. 아쉬웠던 건 작은 출판사들은 편집 인력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가 쓴 원고를 1도 손보지 않고 그대로 내버렸다. 검수도 부족하고, 시장에 맞게 고쳐야 할 부분도 손대지 않아서 약간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이번에는 편집·기획을 제대로 해주는 곳이 정말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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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권영화 교수는 “일단 쓰는 게 제일 중요하다. 원고만 있으면 출판 가능하다. 출판사가 안 받아주면 자비·독립 출판도 가능하다.


비용은 1,000~1,500 정도면 책이 나온다. AI 시대에는 목차가 가장 중요하다. 목차만 잘 잡으면, 그다음은 AI를 활용해서 충분히 채울 수 있다. 첫 책은 그냥 많이 보내고, 문전박대 당해도 흔들리지 말아라”라며 조언을 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책쓰기에 관심 있는 예비작가 및 출판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무료 초청 행사로, 선배 저자들의 저술 경험과 출판 노하우를 공유하고, 대중에게 읽히는 책 기획 방법을 함께 탐구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간담회에서는 저술 및 출판기획 전문가, 마케팅 코치, 그리고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참여해 자신들의 저술 경험과 출판 과정에서의 실제 사례, 대중에게 읽히는 책쓰기 기획 방법을 공유했으며 참가자들이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묻고 답할 수 있는 Q&A 세션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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