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 제 61기 경영자 독서모임 MBS 프로그램이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에서 진행됐다. MBS는 매주 월요일 저녁, 경영의 해법과 새로운 통찰을 원하는 경영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독서모임으로 지난 30년간 누적 회원 수 국내 최대 7,500명을 기록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독서모임 MBS에서는 지식의 향연이 펼쳐지며 경영·경제·사회·문화·고전·지역테마 등 각 분야의 저자들에게 직접 강연을 듣고 질문하며, 혼자서는 얻을 수 없는 깊은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도서 선정 시 각계 심사위원단의 엄정한 평가를 거쳐 해당 연도에 필요한 도서를 선정함으로써 현재 트렌드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트렌드까지 가늠할 수 있어 조직에 필요로 하는 오피니언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는 도약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제60기 경영자 독서모임 MBS 프로그램 열세번째 강연자로 ‘아주 경제적인 하루’ 저자이자 명지대학교 박정호 교수가 강연을 펼쳤다. 박정호 교수는 열심히 현장을 뛰며 지식을 나누고, 현장에서 다시 배우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대표적인 실사구시형 학자이며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KAIST 대학원에서 경영학, 홍익대 국제디자인대학원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하고 현재 명지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KDI 전문연구원 출신으로 혁신클러스터학회 12대 학회장, 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 부회장, 인공지능법학회 상임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의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자인을 통한 혁신 창출에 기여하고자 한국디자인학회 상임이사,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큐레이터 등을 역임하고,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부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경제·경영·디자인·인문학·사회문제 등 그야말로 종횡무진 지적 호기심을 발산하며 살고 있다. MBC ‘박정호의 손에 잡히는 경제 플러스’를 진행하고 KBS ‘더 라이브’ ‘해 볼만한 아침 M&W’ ‘홍사훈의 경제쇼’ 등을 비롯해 여러 경제 분야의 유튜브 채널에서 경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저서로는 ‘경제학 입다/먹다/짓다’ ‘한국사에 숨겨진 경제학자들’ ‘아주 경제적인 하루’ ‘재미없는 영화, 끝까지 보는 게 좋을까?’등이 있다.
박정호 교수는 중학교, 고등학교 사회·경제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적이 있다고 이야기하며 “중학교 교과서에는 400쪽 정도,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에도 제 원고가 일부 들어갔다. 그런데 제가 집필하면서 출판사에 부탁을 하나 했다. ’요즘은 수요자 중심으로 기획해야 하는데, 솔직히 제가 중고등학교 현장을 잘 모른다. 가능하면 시범 강의를 해보고,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강의를 구성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그래서 천재교육 쪽에서 구로구에 있는 학교를 연결해 주셨고, 거기서 제가 중고등학생들에게 경제학이 무엇인지, 경제 공부가 왜 중요한지 설명할 기회를 가졌다”
“근데 솔직히 처참했다. 중고등학생들, 특히 고등학생들은 거의 관심이 없었다. 잠깐 수업을 멈추고 학생들에게 왜 경제에 관심이 없는지 물었다. 대답은 명확했다. 입시에 도움이 안 되는 선택 과목이라 관심을 두지 않는 거였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모든 결정은 어느 정도 경제와 관련이 있는데, 그 중요한 경제 기초를 중고등학교에서 배우지 못한다는 건 문제라고 느꼈다”
“그래서 ‘이걸 좀 더 대중적으로 알릴 수 있는 책을 만들자’라고 생각했다. 결국 일상의 경제를 주제로, 경제 이론과 맥락이 숨어 있는 하루를 설명하는 책을 기획했다. 책 제목도 ‘나의 하루, 생각해보니 정말 경제적인 하루였구나’ 정도로 잡았다. 이 책은 일본에서도 번역 출판됐고, 내년에는 대만에서도 나온다고 들었다. 다른 나라에서도 출간되긴 하지만, 일본 출간은 저자 입장에서도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박정호 교수는 책을 쓰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이론적인 내용을 일상에 연결해서 독자가 공감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인정받은 것 같아서 뿌듯했다고 이야기했다. 이 책에서는 사내 매니지먼트, 특히 인센티브 구조도 다뤘다.
능률급: 작업량에 따라 급여를 달리 지급하는 방식. 모험 상품 판매원, 변호사, 생산직 근로자처럼 성과 중심 직군에서 주로 적용된다.
고정급: 성과와 상관없이 매달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 공공 부문에서 대표적이다.
특히 전문직이나 고위직으로 갈수록, 어떤 급여 체계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자율성과 책임 범위가 달라진다. 그래서 연봉 협상 시, 회사와의 계약 형태를 잘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
직급이 낮으면 회사에서 정해놓은 룰을 따르는 게 대부분이다. ‘이렇게 하세요’ 하고 사실상 강요 받는 것이다. 그런데 직급이 높아지면 선택권이 생긴다. 고정급을 늘릴지, 성과급을 늘릴지 등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는 것이다. 이에 박정호 교수는 “그럴 때 어떤 걸 선택할지 결정하려면 기본적인 경제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크게 세 가지다. 작업 도구: 내가 일하는 회사가 업계 상위권인지, 아니면 중하위권인지에 따라 내 손에 쥐어지는 ‘무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보험회사 세일즈맨이라면, 상품 자체가 설득력이 있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아무리 내 역량이 좋아도 상품이나 브로셔가 부실하면 성과 내기가 어렵다”라고 전했다.
경제 상황: 경기가 안 좋으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외부 요인이 있다는 것이다.
회사 상황: 회사 전체는 괜찮아도 내가 일하는 팀이나 부서가 어려울 수 있다. 이런 요소까지 고려해야 한다.
박정호 교수는 “결국 직급이 높은 사람은 회사 입장에서 직접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고정급보다는 성과급(능률급)으로 보상하는 게 합리적이다. 권한이 있는 사람에게 성과에 맞는 보상을 주는 게 맞다. 반대로 하급 직원은 주어진 것만 가지고 일하기 때문에, 무조건 성과급을 높인다고 성과가 나오는 건 아니다”
“또, 젊은 세대 직원들이 인센티브에 반응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그건 단순히 게으르거나 무관심해서가 아니다. 실제 업무 강도와 성과급 수준이 맞지 않거나, 현장의 프로세스가 비효율적이면 아무리 성과급을 줘도 반응이 없을 수 있다. 그래서 중요한 건 직원들이 실제로 어떤 업무 로드를 감당하는지, 성과급이 그만큼 합리적인지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신뢰 문제도 있다. 직원들이 CEO나 대표를 얼마나 신뢰하는지도 성과와 연결된다”
“왜냐하면 경영자는 대부분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고, 때로는 업무 지시가 바뀌거나, 말이 달라질 수도 있어요. 그럼 직원 입장에서는 혼란이 온다. 작은 지시 하나가 그 사람에게는 큰 의미인데, 경영자가 잦은 변화를 주면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결국 인센티브 제도, 업무 강도, 경영자의 신뢰까지 모두 합쳐야 직원들이 제대로 움직이고, 성과가 나오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가끔 대표가 ‘이번 프로젝트 잘하면 승진할 때 됐네’ 정도로 그냥 덕담 차원에서 던지는 말을 할 때가 있다. 근데 직원 입장에서는 그게 그냥 말처럼 느껴질 수 있고, 무심코 한 말이 자칫하면 고용주와 직원 사이의 신뢰를 깨뜨릴 수도 있다. 실제로 내가 충분한 인센티브를 준다고 약속했는데, 그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례가 꽤 많다.
이에 대해 박정호 교수는 “그래서 제일 중요한 게 측정이다. 우리가 측정을 하지 못하면 관리할 수 없다. 얼마나 잘했는지, 평균 이상 성과를 냈는지, 못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는지? 측정을 하려면 업무를 공정하고 객관적, 지속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고, 측정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만약 측정을 못 하면 결국 사장님이나 회장님 가까이에 자주 얼굴 비치거나 말 잘하는 사람에게만 가중치가 붙게 된다. 그래서 성과급을 줄 때, 누가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만들고, 불평을 최소화하려면 측정 가능한 구조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잘하는 CEO나 점점 발전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이런 측정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다. 측정이 잘 되어야 인센티브 제도를 적절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리해보면, 직원 성과가 못 나오는 걸 무작정 탓할 게 아니라, 먼저 CEO가 자기 반성을 해봐야 한다. 내가 직원에게 준 브로셔나 자료가 실제로 경쟁력 있는 내용이었는지, 경제 상황이 어려운 와중에 직원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이었는지, 회사 상황이나 특수성 때문에 성과가 제한적이었는지 그리고 그 위에서 역치 이상의 인센티브, 신뢰 관계, 측정 시스템을 모두 갖춰야 비로소 인센티브 제도가 제대로 작동한다.
실제 사례로 택배 회사와 우체국을 보면, 우체국은 지역별 상황이나 인프라 차이 때문에 시간당 배송 수 같은 걸 일괄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성과급을 준다고 해도 직원들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인센티브는 측정할 수 있는 구조가 있어야 의미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사실 전국적으로 보면 도서 지역이나 서울이나 배송 환경이 다 다르다. 근데 그걸 CEO가 정밀하게 측정해서 ‘누가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근태를 관리하겠다’ 이런 프로세스를 직접 만들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체국 같은 조직에서는 ‘성과급을 도입해서 평가하겠다’라는 비전을 내놨지만, 근로자들은 이미 다 안다. CEO가 천만 번 말해도 반응이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택배회사는 비용 절감으로 직접적인 이익이 나오니까, 측정을 시작하겠다고 하면 직원들이 진짜로 바뀐다. 결국 업종과 회사 상황이 측정 가능 여부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박정호 교수는 “책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읽기 쉽게 하면서도 가끔 약간 난이도 있는 챕터를 넣어야 독자들이 재미를 느끼고 ‘이 사람 단순히 뻔한 얘기만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래서 그래프나 숫자 같은 걸 몇 개 넣게 되는데, 이번 책에서도 인센티브 구조를 설명할 때 몇 가지 예를 넣었다”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해외 지사 직원과 내 옆에서 일하는 직원 중 누가 성과급을 더 받을지, 그리고 실제로 직원이 가진 능력(캐파) 대비 얼마나 회사에 기여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걸 알아보려면 성과 보상 체계를 몇 년간 바꿔가면서 실험할 필요가 있다.
그래프를 보면 이해가 쉽다. X축은 판매액, Y축은 급여다. 가장 가파른 그래프는 기본급이 낮고, 판매할수록 성과급이 급격히 올라가는 구조다. 가장 완만한 그래프는 기본급이 높고, 판매해도 성과급 비중은 낮다. 즉, 직원이 자신의 능력치와 희망 구간에 맞춰서 어떤 인센티브 제도를 선호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P1 이하 성과를 내는 친구는 기본급이 높은 구조를 선호하고, P1~P2 정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친구는 중간 정도 구조를 선택하고, 최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친구는 가파른 인센티브 구조를 선호한다. 결국, 인센티브 제도를 몇 차례 바꿔가면서 직원들의 성향과 캐파를 확인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비슷하다. 자동차 회사 같은 경우, 새 모델 디자인보다 공장 설계가 훨씬 힘들다. 생산 캐파를 잘못 설계하면 자동차가 잘 팔려도 적자 날 수 있다. 직원들의 역량과 적극성도 마찬가지예요. 시장은 큰데, 직원들이 그만큼 판매할 능력이나 적극성이 없다면 문제가 된다.
마지막으로 성과급은 적고 고정급만 많고 이번에 회사 사상 최고 실적을 낸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지를 설명하려면 성과급 구조를 잘 설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박정호 교수는 “사실 경영에서 중요한 건, 직급과 인센티브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다. 예를 들어, 한 부서에 이사급이 7명 있다고 하면 그중 한 명은 특정 능력이 확실해서 대표까지 갈 수 있지만, 나머지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그 후배들이 그 사람을 서포트한 것이다. 그런데 나머지 7명 입장에서는 ‘대표 될 가능성 없어, 난 그냥 여기서 끝이구나’라고 생각하면, 그 3년 동안 그 부서는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 생산관리 이사나 영업 이사도 ‘야, 그냥 전년 대비만 맞춰’이렇게 생각하면, 결국 혁신은 없다”라고 전했다.
모든 사람을 움직이게 하려면, 단순히 대표이사 한 사람만 바뀌는 게 아니라, 그에 준하는 확실한 인센티브를 걸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안 그러면 7명이 전부 가만히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 직급으로 올라갈 수 있는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대기업들도 비슷한 고민을 많이 한다. 고위 인물이 많다 보니 성과 승진 구조가 복잡하고, PS(Performance Score) 같은 성과 보상도 많았다. 연차 쌓인 사람들이 많아 특수 보직도 많이 만들어놨다. 그래서 최근에는 일부 특별 직군에 대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다시 약속하면서, 조직을 역동적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반대로 4명 중 부대표 1명 정도로만 승진 구조를 만들면, 상대적으로 큰 보상 없이도 승진 자체가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된다.
결국 재무 상황을 고려하면서, 직급과 직함을 통해 인센티브와 조직 역동성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박정호 교수는 요즘 핫한 AI 이슈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2018년도에 한 기업과의 미팅을 이야기하며 AI가 앞으로 전 세계 중심이 될 거고, 법과 제도를 미리 정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지금 법은 행위자가 모두 사람으로 되어 있는데, 앞으로 AI가 창작, 활동, 피지컬 행위 주체로 등장하면 법에서 어떻게 규정해야 하는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기 전에 법과 제도를 먼저 정비해야 하고, AI 관련 법체계가 빨리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직원들이 ‘왜 누구는 성과급을 많이 받고, 누구는 고정급이 많아요?’ 하고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걸 잘 설명해주는 게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부사장 비서랑 CEO를 비교해 봤을때 비서는 회사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성과급을 많이 줄 수는 없고, 대신 고정급으로 안정감을 준다. 성과와 무관하게 일정 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반대로 CEO는 회사 성과가 좋으면 많이 받고, 회사가 어려우면 월급이 줄어들 수도 있다. 책임이 크니까 성과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박정호 교수는 “직원들은 인사관리 전문가가 아니니까, 이런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불평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왜 이런 구조를 이렇게 만들었는지’를 설명해 주는 게 필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
A회사랑 B회사가 있다고 했을때 A회사는 대표이사 1명, 이사진 7명, B회사는 대표이사 1명, 부대표 2명, 이사 8명이 있다고 가정을 하고 친구가 두 회사에서 이사 오퍼를 받았다고 하자. 당연히 다음 목표는 대표이사다. 그러면 대표이사로 갈 때 연봉이 얼마나 오르느냐가 중요하다.
A회사는 이사에서 대표이사로 갈 때 연봉 상승률이 훨씬 높고 이게 합리적인 구조다. B회사는 부대표 → 대표이사로 갈 때 점핑이 적다. 이유는 이사회 구성 때문이다. 8명 중 7명이 대표가 될 수 없는 구조라서, 경쟁이 치열하고 승진 구조가 상대적으로 덜 점핑되는 것이다.
박정호 교수는 “제가 대기업 임원들을 많이 봤는데, 공통점이 있다. 모든 능력이 골고루 뛰어난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 특정 영역 하나가 아주 뛰어나고, 나머지는 평범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세일즈는 잘하는데 소통 능력은 부족하다든지, 인품은 좋은데 특정 업무 역량은 부족하다든지. 즉, 인센티브 구조나 승진 구조를 설계할 때, 회사 조직 구조와 직원 개인 역량을 다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한 부서에 이사급이 7명 있다고 하면 그중 한 명은 특정 능력이 확실해서 대표까지 갈 수 있지만, 나머지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그 후배들이 그 사람을 서포트한 것이다. 그런데 나머지 7명 입장에서는 ‘대표 될 가능성 없어, 난 그냥 여기서 끝이구나’라고 생각하면, 그 3년 동안 그 부서는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
생산관리 이사나 영업 이사도 그냥 전년 대비만 맞춰라고 생각하면, 결국 혁신은 없다. 모든 사람을 움직이게 하려면, 단순히 대표이사 한 사람만 바뀌는 게 아니라, 그에 준하는 확실한 인센티브를 걸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안 그러면 7명이 전부 가만히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 직급으로 올라갈 수 있는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고위 인물이 많다 보니 성과 승진 구조가 복잡하고, PS(Performance Score) 같은 성과 보상도 많다. 연차 쌓인 사람들이 많아 특수 보직도 많이 만들어놨다.
최근에는 일부 특별 직군에 대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다시 약속하면서, 조직을 역동적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반대로 4명 중 부대표 1명 정도로만 승진 구조를 만들면, 상대적으로 큰 보상 없이도 승진 자체가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된다. 박정호 교수는 지난 2월 중국 선전 출장을 간 사례를 이야기하며 중국 전인대 행사가 최근 20년간 가장 중요한 행사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중국 정책 기조가 180도 바뀌었다. 본래 중국은 ‘공동 교육, 다 같이 잘 살아보자’라는 공동부유를 슬로건으로 삼았다. 이유는 양극화가 심했기 때문인데,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중국은 원래 하나의 국가를 효율적으로 운영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사 가려면 해당 지역 거주 자격이 필요하고, 결혼이나 거주 허가 같은 여러 제약이 있다”
“선전 출장 갈 때도 앞차 번호판이 3개였다. 선전 번호판, 홍콩 번호판, 주하이 번호판. 홍콩 번호판만 7천만 원이 넘었다. 중국은 혁신을 위해 행정과 제도를 이렇게 활용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속적인 초과 이윤 확보가 R&D 투자와 혁신의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회사처럼, 예상 매출보다 조금 더 벌었다고 해서 함부로 투자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예측 못 한 이유로 매출이 줄 수도 있으니 일부는 항상 세이브 해 놓는다”라고 이야기했다.
중국은 국가 구조가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가 생산된 공산품을 일선 도시에서 비싸게 사서 내륙에 있는 2~3선 도시에 비싸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초과 이윤을 지속적으로 보장해왔다. 이렇게 안정적인 초과 이윤 구조가 있어야, 누구나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원천 기술 R&D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들이 양자 컴퓨터 같은 미래 기술에 계속 투자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중국은 내륙 도시에서 생산한 기초 원자재, 농산물 같은 걸 집하장에서 싸게 사준다. 그걸 도심 지역에 싸게 공급하면 일선 도시에 이익이 쌓인다. 그래서 일선 도시는 그 초과 이익을 바탕으로 기술 개발, 역설계, 해외 정보 확보 이런 거 계속 해왔다. 근로자들 교육하고 투자하면서 산업 발전을 만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농민공이나 지방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잘 살지 못하니까 불평이 쌓이게 된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철저히 칸막이를 쳐서 이사 못 가게 하고, 자동차 가져오는 것도 제한하고, 의료보험이나 학교도 제한했다. 즉, 국가를 하나로 효율적으로 운영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농민공들의 불평이 심하게 쌓이자 결국 공동부유 정책 같은 걸 도입했는데, 미국과의 패권 경쟁 때문에 결국 선부론 정책, 즉 먼저 치고 나갈 사람 먼저 나가라는 정책으로 바뀌었다. 아직 미국과의 패권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하지 못한 상황이니, 힘 있는 사람, 잘할 사람만 먼저 나가서 경쟁하도록 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박정호 교수는 선전 출장을 갔는데, 선전은 이미 무인 택시를 운영하는 중국의 선도 도시 중 하나였다. 중국은 내년까지 무인 택시 운영 도시를 50개로 늘리기로 했다. 이유는 테슬라 등 기업들이 무인 택시 사업에 뛰어들고, 미국에 뒤지면 안 되니까 규모 경제를 먼저 만들어서 산업 선점하자는 것이다.
사람들이 ‘유럽이나 중동, 우리나라에서도 무인 택시가 활성화될까요?’라고 묻는데, 사실 굉장히 절실하다. 우리나라 군 단위 읍면 같은 지역에서 노인들이 진료를 받으려면 이동 수단이 거의 없다.
기존 버스, 마을버스는 경제성이 없어서 운행이 줄었고, 남은 유일한 이동 수단이 콜택시인데, 기사들도 고령화되고 일자리 부족 때문에 부족하다. 그래서 무인 택시가 필요하다. 가장 많은 사람이 종사하는 직업이 멸종 위기인데도, 정부는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선도적으로 무인 택시 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즉, 중국은 선제적으로 기술과 산업을 밀어붙이는 구조이고,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권위주의적인 정부 구조 덕분이라는 것이다. 박정호 교수는 샤오미 스마트 팩토리 견학을 간 이야기를 하며 “축구장 6개 크기 공장에서 1초에 하나씩 휴대폰이 완성되는데, 사람은 단 한 명도 필요 없다. 조명도 없고, 진짜 ‘다크 팩토리’라고 부른다. 심지어 샤워 전기차 공장도 다크 팩토리로 만들고 있다”
“실리콘밸리 현지 분위기는 다들 신났다. 왜냐하면 AI 덕분에 ‘감내 가능한 비용’이 확 낮아졌다. 예전에는 사업 아이디어 10개를 다 시도하려면 사람 뽑고 공간 만들고 비용이 엄청났는데, 이제는 AI 덕분에 훨씬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신바람 나는 것이다. ‘10개 다 해보자, 그중 하나만 성공해도 대박’라는 마인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반면에 한국 기업 현장은 아직 움츠러들어 있는 분위기다. AI 시대의 변화가 와도 ‘일자리 줄까?’라는 걱정만 한다. 근데 사실 경영자 입장에서는 그런 걱정할 필요 없고, 국가가 알아서 사회적 안전망이나 기본소득, 로봇세 등을 고민하면 된다”
박정호 교수는 샤오미, 화웨이, 알리바바 같은 빅테크 임원 평균 나이가 30대 중반이라고 언급하며 “젋은 인력이 주도하고, 여성 전무도 27살이다. 우리나라랑 너무 다르다. 영화 ‘역행 인생’에서도 이 현장을 초사실주의로 보여주는데, AI 시대에 개인이 겪는 현실, 예를 들어 배달 라이더로 살아가는 모습까지 묘사돼 있어요. 앱 알고리즘이 콜 배분하고, 30분 안에 배송 못 하면 점수 깎이고, 실제 상황과 거의 똑같다”
“결국 AI와 자동화가 현장에 들어오면 경영자 입장에서는 비용을 줄이고 다양한 시도를 쉽게 할 수 있고, 근로자 입장에서는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생기지만, 이걸 극복할 방법은 기술과 환경 변화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적인 변화도 크다. 예를 들어, 경기도 남부 지역만 인구가 늘고 있고, 삼성, LG, SK 등 대기업 공장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 살아간다. 무인 공장과 데이터센터 같은 시설도 지역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AI 시대의 변화는 지역, 산업, 개인 삶까지 모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그는 “데이터센터에 26만 장 GPU 확보했는데, 그걸 서울에 놓고 싶어도 땅이 없다. 기피 시설이라 사람 안 살고, 인프라 구축 비용만 늘어난다. 싱가포르는 2019년에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움 선언했다. 논의를 공론화하고, 결국 필요한 건 근거리+효율적 입지다. 우리도 이런 식으로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 정리하면, CEO 입장에서는 AI 시대에 ‘감내 가능한 비용’이 낮아졌으니 신바람 나야 하고, 근로자 입장에서는 AI·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변화를 현실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국가와 기업, 지역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 변화의 시대라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한편, 제61기 경영자 독서모임 MBS 프로그램은 매주 월요일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