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연구·교육 협력의 현재와 미래를 읽다

by 이예지

2월 4일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에서 'BBS 세미나'가 진행됐다. 'BBS 세미나'는 'Brown Bag Seminar'의 약자로,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교원들의 학술 교류를 위한 소통의 장으로 마련됐으며 이날 포르투 폴리테크닉(Polytechnic of Porto) 및 INESC TEC 소속Nelson Duarte 교수와 Carla Pereira 교수가 ‘A Brief Overview on European Programmes and Research Activities’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발표에서 두 교수는 먼저 유럽연합(EU)의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인 에라스무스 플러스(Erasmus+)와 연구·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의 구조와 운영 방식, 그리고 국제 협력의 가능성을 소개했다.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의 역사적 발전 과정과 함께 학습 이동성, 기관 간 협력, 사회적 포용성 강화라는 핵심 목표를 설명하며, 글로벌 인재 양성과 대학 간 협력에서 해당 프로그램이 갖는 전략적 의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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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스무스(Erasmus)는 유럽연합(EU)의 대표적인 교육·훈련·청년·스포츠 프로그램으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관리하며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은 1987년 유럽 대학 간 학생 교환 프로그램으로 처음 시작됐다. 초기에는 고등교육 학생들이 학위 과정 중 일부를 해외에서 수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후 1995년 에라스무스는 범유럽 교육 협력 프로그램인 ‘소크라테스(Socrates)’ 프로그램의 일부로 확대됐으며 2007년 평생학습프로그램(LLP)에 통합되어 인턴십과 학생 교류 외 새로운 활동들이 추가됐다. 2014년 여러 EU 프로그램을 통합한 에라스무스 플러스(Erasmus+)로 전환되어 교육, 훈련, 청년, 스포츠를 아우르는 종합 프로그램이 됐다. 2021–2027년 주기 현재 운영 중인 프로그램 기간으로, 포용성 강화, 친환경·디지털 전환, 민주적 참여에 대한 초점을 확대했다.


주요 목표로는 학업, 훈련, 교육, 자원봉사 목적의 해외 이동성 촉진, 기관 간 협력과 혁신 촉진, 교육 시스템의 정책 개발과 개혁 지원, 사회적 포용, 다양성, 평등한 기회 증진, 유럽 정체성과 민주적 가치 강화가 있다.

Nelson Duarte 교수는 “1987년 이후 1,600만 명 이상의 학습자가 참여했으며 2023년 기준 약 32,000개 프로젝트, 84,800개 이상 기관이 참여했다. 2021–2027년 예산 약 262억 유로, 2023년 참여자 중 약 16%가 소외 계층 출신”이라고 전했다.


또한 “운영 방식은 핵심 활동 1 (Key Action 1): 개인 학습 이동성, 국제 학점 이동(ICM): 학습 및 교육 목적의 물리적 이동성 지원, 유럽과 비EU 국가 간 학생·교직원 이동 가능, 학습·교육 기간은 본교에서 학점으로 인정 등 주로 고등교육 분야에 적용했다.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 EU의 주요 연구·혁신 프로그램은 2021–2027년 운영할 예정이며 40년 이상의 EU 연구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구축했다. 연구, 혁신, 연구자 이동성 지원, 국제 파트너 참여 가능하고 에라스무스+(교육·이동성)와 상호 보완적 역할 수행을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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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Nelson Duarte 교수는 호라이즌 유럽 프로그램 내 마리 스클로도프스카-퀴리 액션(MSCA), 특히 스태프 교류(Staff Exchanges) 제도를 중심으로 국제·학제·산업 간 연구 협력이 어떻게 실질적인 연구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연구자와 실무 인력이 단기적으로 교류하며 지식과 역량을 이전하는 이 제도는 대학, 연구기관, 기업 간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MSCA 스태프 교류 프로그램(Staff Exchanges)은 마리 스클로도프스카-퀴리 액션(MSCA)은 호라이즌 유럽 프레임워크 내 프로그램으로, 연구 우수성, 이동성, 역량 개발, 국제 협력을 지원하며 전 세계 기관 간 연구·혁신 인력의 단기 파견(세컨드먼트)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목적으로는 국제적·학제 간·산업 간 연구 협력 촉진, 기관 및 국가 간 지식과 기술 이전, 대학, 연구기관, 기업(SME 포함), 사회경제적 주체 간 장기적 연구 파트너십 구축이 있다.


Nelson Duarte 교수는 “MSCA 프로젝트: HYGGESTAR 모델을 통해 Z세대의 직장 내 동기 부여를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 조직의 생산성과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자율관리 동기 연구, 조직 동기의 다양한 차원을 측정하는 범용 설문 도구 개발, 베이지안 평균 추정(Bayesian averaging of classical estimates) 기법을 활용한 실증 검증, 학제·산업 간 연구팀이 테스트 프로토콜을 설계하고 결과를 엄격하게 검증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발표의 후반부에서는 산업 4.0에서 산업 5.0으로의 전환 흐름 속에서 디지털 전환, 순환경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Nelson Duarte 교수는 “기술은 단순한 효율성 도구가 아니라, 인간 중심성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할 때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이어진다”며, 산업 5.0이 지향하는 인간 중심·친환경·회복탄력적 산업 구조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유럽 그린 딜(European Green Deal)과 순환경제 행동계획(CEAP)을 사례로 들며, 디지털 제품 여권(DPP)과 같은 제도가 향후 기업의 지속가능 전략과 규제 대응에 있어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배터리, 섬유, 건설, 신발 산업 등에서의 적용 사례를 통해, 디지털 기술과 순환 비즈니스 모델이 결합된 새로운 경쟁 환경을 제시했다.


Nelson Duarte 교수는 “요즘 기업들이 말하는 디지털 전환은 단순히 IT를 도입하는 걸 넘어서,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꾸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흐름은 이제 순환 혁신, 즉 지속가능성까지 이어지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건 간단히 말하면, 조직이 어떻게 고객에게 가치를 만들고 그 대가로 수익을 얻는가에 대한 설명이다. 시장의 요구에 맞게 조직의 운영 방식을 정렬해야만 수익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해진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비즈니스 모델 혁신(BMI)이다. Duarte와 Dong(2026)의 연구에 따르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단순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게 아니라, 가치를 어떻게 만들고, 전달하고, 다시 수익으로 연결하느냐의 전 과정을 바꾸는 것이다. 이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인은 리더십, 조직이 가진 자원과 역량, 그리고 기술을 실제로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반대로, 기존 조직 구조에 대한 집착, 변화에 대한 저항, 조직 문화 같은 요소들은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산업 4.0 기술을 보면, 빅데이터, IoT, AI, 디지털 트윈, 블록체인 같은 기술들이 있다. 이 기술들의 공통점은 의사결정을 더 똑똑하게 만들고, 운영 효율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그 결과 기업은 훨씬 유연해지고, 고객 맞춤형 가치 제안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즉, 기술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직접적으로 밀어주는 역할을 한다. 기술 도입에는 항상 선순환과 악순환이 존재한다. 선순환 구조를 보면, 먼저 분명한 전략적 비전이 있고, 디지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형성된다. 여기에 디지털 역량과 인프라가 함께 성장하고, 단기 비용이 아니라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규제가 갖춰질 때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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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전략이 없고 변화에 대한 저항이 크면, 디지털 역량은 쌓이지 않고 인프라는 정체된다. 모든 걸 비용으로만 보게 되면 결국 비즈니스 모델도 함께 멈추게 된다. 이제 산업 4.0에서 산업 5.0으로 넘어가는 이야기를 해볼 수 있다. 산업 5.0은 2021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제시한 개념으로, 산업 4.0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한 단계 확장한 진화 개념이다. 핵심은 인간 중심성, 지속가능성, 그리고 회복탄력성이다. 즉, 사람을 기계로 대체하는 게 아니라, 사람과 기술이 협력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여기에 윤리, 환경 책임, 사회적 가치 같은 요소가 함께 들어온다”


“이 흐름 속에서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과 순환 비즈니스 모델이 함께 등장한다. 디지털 모델은 플랫폼과 데이터, 연결성을 기반으로 가치를 만들고, 순환 모델은 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을 다시 쓰는 데 초점을 둔다. 이 두 가지가 결합될 때, 기업은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 모든 흐름은 유럽 그린 딜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유럽 그린 딜은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55% 줄이겠다는 아주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다. 단순히 친환경을 외치는 게 아니라, 경제 성장과 자원 사용을 분리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 5.0은 자동화 중심이 아니라 사회·환경적 목표를 산업 프로세스 안에 통합하기 때문에, 그린 딜의 방향성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이와 함께 중요한 정책이 순환경제 행동계획(CEAP)이다. 2020년에 채택됐고, 제품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폐기될 때까지 전 생애주기를 관리하겠다는 접근입니다. 특히 전자, 배터리, 섬유, 포장 산업이 주요 대상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핵심 도구가 바로 디지털 제품 여권(DPP)이다. DPP는 제품의 원재료, 제조 과정, 사용 단계, 재활용 정보까지 제품의 전 생애주기 데이터를 디지털로 관리하는 시스템이고 앞으로 여러 산업에서 의무화될 예정이고, 배터리, 섬유, 건설, 신발 산업 등이 대표적인 적용 분야다. 정리해보면, 디지털 제품 여권은 유럽 그린 딜을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핵심 도구라고 볼 수 있다. 제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수리, 재사용, 재활용을 가능하게 하고, 디지털 기술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실현한다. 결국 이는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확산시키고, 유럽 경제 전반의 자원 효율성과 규제 대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라고 말하며 발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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