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목의 길? “힘들고 고단하지만 자부심과 보람 커”

국가유산기능인협회 부이사장 최일섭 대목장

by 이예지

수빈건설 최일섭 대목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일섭 대목장은 한식목공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사)국가유산기능인협회 부이사장으로 역임 중이다.


최일섭 대목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처음 어떻게 한옥과 국가유산 관련 대목 일을 하게 됐는지, 한식목공 자격증을 따게 된 비결, 한식목공만의 매력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아래는 최일섭 명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10041_10094_2558.jpg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최일섭 대목장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대목장 최일섭입니다. 저는 1997년 포항 흥해 향교 동무, 서무 신축공사에 투입되어 처음 한옥과 국가유산 관련 대목 일을 접하게 됐습니다. 그 후로 전국 각지 사찰 및 향교, 서원, 종택 등 국가유산의 수리 및 복원공사에 참여하게 되어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일이 지금은 후진들을 양성할 수 있는 자리에 있게 됐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힘든 시기였지만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저 스스로 정말 잘 견디고 버텨왔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대목의 길이 정말 힘들고 고단한 길이지만 거기서 느끼는 자부심과 보람만큼은 정말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Q. 언제부터 대목의 길로 가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목공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A. 저는 1997년 IMF 시절에 아는 스님 소개로 한옥 대목의 길로 들어서게 됐습니다. 그때는 목수라고 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냥 최군이었습니다. 당시 제 나이에는 그때 대목님들이 왜 그렇게 나이 들어 보이고 어려웠는지 모르겠네요.


목공의 매력은 아무래도 나무를 재료로 하기 때문에 나무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과 포근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직접 손으로 만지고 다듬고 해서 건축물을 만들어 낸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한식목공 자격증을 보유하고 계신데 어떻게 자격증을 따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제가 배울 즈음에는 한식목공 자격증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도 배우면서 자격증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 그다지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한 10여 년 정도 지나고 나니 국가유산 수리에 대한 인식이나 정책이 체계화되고 자격증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필요를 느끼기 시작해서 자격을 취득하게 됐습니다. 제가 대목에 입문한지 딱 10년째 되는 해였습니다.

10041_10095_2712.jpg 1997년 처음 한옥과 국가유산 관련 대목 일을 하게 된 최일섭 대목장

Q. 한식목공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A. 우리 국가유산 수리 기능인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국가유산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자긍심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내가 이 자격증을 취득해서 수리에 임했을 때 나름의 사명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수리 현장에서의 어느 정도의 경력은 필수로 꼭 있어야 하고요.


Q. 제 주변에 목공 자격증을 따려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에게 꿀팁을 알려준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A. 국가유산 수리기능 자격시험장과 현장에서의 작업은 확연히 다른 면이 있습니다. 먼저 현장에서는 기계치목 위주로 작업을 한다면 시험장에서는 오로지 수공구에 수작업만이 인정이 되기 때문에 현장에서의 수공구에 대한 숙련이 꼭 필요합니다.


시험 당일 나눠주는 도면의 숙지와 이해 그리고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면접에서도 막상 질문을 받게 되면 당황해서 답변을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면접 질문은 우리 국가유산에 대한 기초적인 질문이기 때문에 평소에 관련 서적이나 기초 서적을 한 번씩 읽어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일 좋은 것은 현장에서 작업 시 선배님들 한마디 한마디에 귀 기울이고 선배님들 작업을 유심히 살펴 내 것으로 만들고 체득을 한다면 그리 어려운 시험이 아닐 것입니다.

10041_10096_2826.jpg 현장에서의 수공구에 대한 숙련 필요!

Q. 한식 목공과 다른 목공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한식목공만의 특이점 같은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A. 한식목공과 목공은 둘 다 목재를 다듬고 갂아내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아무래도 한식목공하면 전통적인 결구 방법 이라든가 수공구의 사용법 등이 차이가 좀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일반 목공은 목재의 재료부터 1차 가공이 끝난 시점부터 그 재료를 가지고 치목이라든지 작업이 들어가고요 한식 목공 같은 경우는 벌목에서부터 이미 치목이 시작된다고 봐야 됩니다.


벌목전에 이미 대량이라든지 추녀, 기둥, 수장재 등등의 부재들이 정해지니까요. 이런 부분들이 한식목공의 가장 큰 포인트이고 차이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Q. 1997년부터 현재까지 청평사 명부전 , 사직단 복원공사, 향원정 해체보수,안동번남댁 해체보수,월천서당복원공사,수원화성행궁 복원공사 등 여러 다양한 현장에 계셨는데 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현장은 무엇이었을까요?


A. 모든 현장이 다 각각의 기억이 있지만 아무래도 제가 처음 배우던 시절에 참여했던 청평사 명부전이 그래도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사찰 현장으로는 첫 현장이었고 스님들과의 생활도 신기했고 모든 게 다 새로워서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 사귀었던 스님은 아직도 가끔 만나서 그때 일을 회상하곤 합니다.

10041_10097_2912.jpg 화성행궁우화관중건(重建)상량식

Q. 하셨던 현장 중에 가장 애정이 많이 갔던 현장 및 건물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모든 건물이 다 애정이 가지요. 애정이 없다면 작업이 많이 힘들어요. 모든 대목님들이 다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래도 가장 많이 신경 쓰고 정성을 쏟은 건물은 몇 해 전에 끝낸 수원화성행궁이 떠오르네요.


화성행궁은 수원화성과 인접해있고 국내 관광객뿐 아니라 여러 해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수원 제일의 관광지이고요. 더구나 정조대왕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수원의 대표적인 명소입니다.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죠. 화성행궁 복원공사는 옛 문헌이나 사료에 따른 작업이기에 작은 칫수 하나하나까지도 정확히 맞추고 마룻장 장수까지도 맞춰야 하는 작업이라 더욱 신경을 썼고 애정을 많이 쏟았던 거 같네요.


Q. 마지막으로 브랜드뉴스 구독자분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A. 먼저 두서없는 이야기를 이렇게 들어주시고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저는 앞으로도 제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 나갈 것이고요 여러분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 할 일 해나간다면 언젠가는 모두에게 빛나는 내일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항상 좋은 날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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