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을 쫓아가는 것이 아닌 나의 오리지널을 봐야
지난 5월 26일 제60기 경영자 독서모임 MBS 프로그램이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에서 진행됐다. MBS는 매주 월요일 저녁, 경영의 해법과 새로운 통찰을 원하는 경영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독서모임으로 지난 30년간 누적 회원 수 국내 최대 7,500명을 기록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독서모임 MBS에서는 지식의 향연이 펼쳐지며 경영·경제·사회·문화·고전·지역 테마 등 각 분야의 저자들에게 직접 강연을 듣고 질문하며, 혼자서는 얻을 수 없는 깊은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도서 선정 시 각계 심사위원단의 엄정한 평가를 거쳐 해당 연도에 필요한 도서를 선정함으로써 현재 트렌드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트렌드까지 가늠할 수 있어 조직에 필요로 하는 오피니언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는 도약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제60기 경영자 독서모임 MBS 프로그램 열한 번째 강연자로 ‘어제는 고흐가 당신 얘기를 하더라’ 저자이자 이주헌 미술평론가 칼럼니스트가 강연을 펼쳤다. 이주헌 미술평론가 칼럼니스트는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는 ‘한겨레’ 문화부 미술 담당 기자를 거쳐 학고재갤러리와 서울미술관 관장을 지냈다. 미술 평론가이자 미술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며 미술로 삶과 세상을 보고, 독자들이 쉽고 폭넓게 미술에 접근할 수 있게 꾸준히 글을 쓰고 강연을 한다. 특히 삼성경제연구소(SERI)를 위시한 여러 기관과 기업에서 미술에 리더십을 접목한 강의를 해왔다.
지은 책으로 ‘혁신의 미술관’ ‘신화의 미술관’(전 2권) ‘역사의 미술관’ ‘지식의 미술관’ ‘리더의 명화수업’ ‘서양화 자신 있게 보기’ ‘이주헌의 아트 카페’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전 2권) ‘이주헌의 서양미술 특강’ 등이 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미술 교양서로는 ‘오감이 자라는 꼬마 미술관’(전 4권) ‘그림 밖으로 나온 미술’ ‘나도 피카소가 될 수 있어요’ ‘느낌 있는 그림 이야기’ 등이 있다.
이주헌 미술평론가 칼럼니스트는 “미술이 어떻게 우리 모두의 삶 속에 녹아들 수 있을지 일찍 고민을 시작했고 나름의 노력으로 책, 강의도 하고 미술 감상을 원하시는 분들과 투어를 30년 넘게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하는 초기에 많은 분들이 미술을 어려워하는 걸 봤었는데 근래 와서 반가운 것은 많은 분들이 미술에 대해 관심을 가져줘서 이러한 변화에 보람이 됐다”라고 말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이후에 이주헌 미술평론가 칼럼니스트는 여러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들을 가져와 설명을 했다.
중심으로 시작해서 바깥으로 나가는 선을 회오리선, 나선이라고 부른다. 나선이 무한대로 뻗어나가고 있으며 서로 이어나가고 있다. 나선이 아닌 원인데 우리 눈에 나선으로 보이는 건 착시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원도 바깥으로 뻗어나갈 것 같은 착시 현상이 일어난다. 눈을 흐릿하게 뜨면 정사각형으로 보이고 또렷하게 보면 정사각형으로 안 보인다.
이주헌 미술평론가 칼럼니스트는 “때론 대충 보는 게 사물의 진실을 보는 좋은 방법이 된다. 전체를 보고 맥락을 봐야 될 땐 대충 봐야 한다.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보면 나무는 보이는데 숲이 안 보인다. 그림을 배운 분들은 석고상 앞에 두고 그림을 그리려고 하면 처음부터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그리면 안 된다. 밝은 면과 어두운 면 두 가지만 보면 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처음엔 대충 그리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꼼꼼하게 그리면 된다. 거시적, 미시적으로 볼 수 있고 균형이 맞아서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가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런던의 지하철 통로 사진을 보면 왼편에 하나 그리고 오른편에 빨간 수식선을 그렸다. 한눈에 봐도 오른쪽이 훨씬 더 길어 보인다. 사실 두 개의 길이는 똑같다. 주변 시각적 조건에 따라 사물은 다르게 보인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오감 중에 대부분 시각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오감 중에 제일 약한 부분이 시각이다. 가끔 청각적으로 착각을 일으키긴 한다. 하지만 착청 현상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착시 현상은 있지만 다른 감각이 착시가 있다는 건 말하진 않는다.
그래서 콩깍지는 눈에 씌인다. 그만큼 약한 감각은 시각이다. 그러나 미술은 제일 약한 시각에서 탄생했다. 사물을 볼 때 우리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다 제대로 보는 것은 아니다. 안 움직이는 것도 움직이는 것처럼 착각을 하게 된다.
선택과 집중이 우리 눈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우리 눈은 선택을 하고 그걸 집중해서 본다.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한다. 모든 것을 선택한다는 건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말이다. 가만히 바라보다 보면 집중하게 된다.
이주헌 미술평론가 칼럼니스트는 “미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선택과 집중보단 집중과 선택이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집중과 선택은 훨씬 더 쉽다. 선택과 집중은 의식적으로 하는 것이다. 선택했는데 아무리 집중하려고 해도 집중이 안 될 때가 있다. 집중은 무의식적으로 하는 것이다. 의식이 앞장서고 무의식이 따라가진 않는다. 무의식은 절대 의식이 원하는 걸 가지 않는다.”
“집중과 선택의 의미는 좋아하는 걸 파악한 후 어떤 분야에 몰입을 하는지 보고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훨씬 만족도가 높다. 그만큼 성취감도 올라간다. 위대한 예술가들은 집중하고 선택하는 사람들이다. 좋아하다 보니 미술, 음악, 외국어가 너무 좋아서 집중하고 선택을 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우리는 사물을 볼 때 착시 현상으로 보인다. 이것이 시각이다. 제각각의 시각을 존중하는 문화를 발달하고 중시하게 됐다. 사람의 시각은 다 다르다. 제각각의 시각을 존중하는 문화를 중시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공동체, 집단에서 창의적인 사람들을 많이 나오게 하고 싶다면 제각각의 개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밝은 이미지를 보면 다른 그림을 볼 때 겹쳐져서 보인다. 시각의 한계를 이용해서 탄생한 것이 영상이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 1초에 24개 필름이 지나간다. 한 장씩 잠깐 멈추다가 영상이 지나간다. 우리 눈은 지각을 못 하고 불이 계속 켜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미술도 마찬가지로 우리 시각의 한계를 이용한 것이다. 우리 눈이 속는 것이다. 우리 눈의 한계에서 탄생한 예술이 회화와 영화다.
우리는 왜 예술을 감상하는가? 느낌표를 얻기 위해서다. 지식의 확장에만 매달리면 감상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 아는 만큼 우리 인식의 지평은 넓어진다. 우리가 예술을 감상하는 이유는 감동을 얻기 위함이다. 감동을 얻어 내가 우주와 하나 되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하기 위해 우린 예술을 감상한다.
내가 이 우주의 주체로 산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다 보면 내가 이 우주의 주인이라는 것을 잊어버릴 때가 많다. 가장 중요한 해방은 예술을 감상하는 것이다. 감동을 느끼는 사람은 나다. 느낌의 주체가 있다. 나를 우주의 중심으로 세우기 위해 예술을 감상하는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해서 돈을 들여서 배우면 전문가의 노예가 될 수도 있다. 내가 주체가 될 때 비로소 진정한 감상을 할 수 있다. 예술 감상은 나를 삶의 주체로 세워주는 것이고 이 주체로 서는 경험을 하기 위해 생겨난 최근의 미술 감상 운동이 ‘슬로 아트운동’이다.
‘슬로 아트 운동’은 한 시간 동안 다섯 작품을 보게 한다. 아무런 정보 없이 한 작품당 10여 분씩 앉아서 보는 것이다. 한 시간 다 보고 나면 다 같이 식사를 하게 한다. 식사 시간 동안 보고 느낀 걸 이야기하게 한다. 서로 느낀 걸 이야기하면 전혀 생각지 못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한 개인이 미술 작품을 만나 거기서 느낀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서로 알고 전문가들이 지식적으로 전해주는 것보다 중요한 느낌들을 갖게 된다. 너무 지식에만 매달려도 곤란하다. 교육학자 제프리·리사 스미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6개 명화를 감상하는 데 관객이 쓴 시간은 작품당 평균 27.2초(중간치 17초)다.
이렇듯 급하게 작품을 보는 게 진정한 감상일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시작으로 이런 현상에 대한 대안적인 노력으로 슬로 아트 운동이 생겨났다. 슬로 아트 운동의 일환인 ‘슬로 아트 데이’는 2009년 미국의 16개 미술관에서 시작해 2025년 현재 세계 173곳의 미술관이 참여했다.
창조적인 사람일수록 삶의 해답을 잘 찾는다. 이런 점에서 예술은 유의미하고 가치가 있다. 행사에 참가한 관객은 보통 10분에 한 점씩 50분간 다섯 점의 작품을 보고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감상 소감을 나눈다. ‘빨리빨리’가 아닌 ‘천천히 천천히’가 미술 감상의 왕도라는 것이다.
‘어제는 고흐가 당신 얘기를 하더라’ 저자이자 이주헌 미술평론가 칼럼니스트가 강연을 펼치는 중이다.
이런 감상을 할 때 진정한 ‘느낌표’를 얻을 수 있다. 감동을 느끼면 우주와 주체는 하나가 된다. 영원과 찰나가 하나가 된다. 이런 감상은 우리를 우리의 기원으로 돌아가게 만들고, 자신의 기원으로 돌아간 사람만이 오리지널한 생각을 할 수 있다.
이주헌 미술평론가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티브보다 오리지널이 더 중요하다. 오리지널은 보는 시각에 방점을 찍고 있다. 오리지널해진다는 건 남과 다르다는 것이다. 남과 차별화되기 위해 애쓸 필요 없이 나다운 일을 하고 나다운 생각을 하면 된다. 예술가들에게 가장 비판적인 말이 ‘당신 다른 사람 거 표절했지?’다. 오리지널한다는 건 어렵지 않다. 가장 나답게 행동하면 된다”라고 조언했다.
오리지널한 피카소의 시선이 있다. 1942년 황소머리 작품은 자전거 안장과 자전거 핸들로 만들었다. 계속 몰입해서 보다 보니 본인의 기원으로 돌아가게 됐다.
그렇게 자전거를 바라보다 보니 오리지널로 돌아가게 됐다. 그렇게 해서 황소머리가 탄생했다. 피카소는 ‘나는 찾지 않는다. 발견한다’라고 말한다. 의식적으로 무언가를 찾아 만들려고 하면 어렵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몰입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된다. 몰입을 하다 보면 보이지 않던 게 보인다. 나의 오리지널한 시각이 발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그간 생각지도 못한 걸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1984년 서산 간척지 사업을 한 정주영의 시선에서도 오리지널을 볼 수 있다. 고철로 팔려고 한 배를 끌고 와서 중앙에 댔더니 그다음부터는 일이 수월하게 된 사건이다. 오리지널한 시각을 갖게 되면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예술 감상은 오리지널한 것들을 제공해 준다. 주체가 살아나고 오리지널한 시각과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일론 머스크를 생각하면 일론 머스크의 아류가 될 수밖에 없다. 그들을 생각할 게 아니라 나를 생각하고 나의 오리지널을 봐야 한다. 예술 감상은 이러한 오리지널을 키워주게 된다. 자기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감상하게 된다. 나만의 시각으로 이야기하게 하는 것이다. 자기 확신과 자신감이 생긴다. 고유한 시각이고 오리지널한 시각이고 매우 중요하다.
이주헌 미술평론가 칼럼니스트가 이번에 낸 책은 일반 독자들이 편안하게 미술 작품을 돕기 위한 것이다. 끝으로 이주헌 미술평론가 칼럼니스트는 신화 속 사랑 이야기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 아탈란테와 히포메네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그림을 보여주며 상세하게 설명을 했다. 그는 또한 그림 속의 이별, 희망 그림들을 보여주며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한편, 제60기 경영자 독서모임 MBS 프로그램은 매주 월요일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