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이 아름다운 당신은 나만의 달콤한 캔디다.-노인요양병원에서
얼마 전 간편히 조리해먹는 냉동 떡볶이를 준비했는데 냉동식품 같지 않게 떡볶이 떡도 쫄깃하고 매콤 달콤한 게 정말 맛있다.
*광고는 절대 아니고 맛있어서 올림다~ ^ ^ㅋ
쫄봉이떡볶이 (두 가지 맛 5900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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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아진 색상의 부스스한 그녀의 머리 스타일이 눈에 띈다. 내가 물었다.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가장 피해를 본 곳 중 하나가 인천 국제공항이란다. 이전에 20만 명 수준이던 하루 평균 이용객이 지금은 7 천 명대로 줄었고(2020.09) 점점 더 줄고 있다.
이제 병원은 외부인의 출입은 물론
직원들이 밖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금한다.
결국 마왕은 그동안 병원과 집만을 오간 덕분(?!)에 살이 4킬로 가량 빠졌단다. (이건 참 부럽!ㅎㅎ)
내가 그곳에서 점심을 먹었던 게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니 이렇게 오랫동안 마왕을 못 본 것도 처음이로군. 냉장고의 반찬을 뒤적이며 저녁을 준비하던 나를 쭉 스캔하던 마왕이 말했다.
이렇게 우린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며 웃었다.
드디어 소박하게 준비한 집 밥을 함께 한다.
마왕은 호박 잎 쌈을 참 좋아한다.
요즘 아빠가 삼촌네 공장 앞 공터에 쌈 채소와 호박 등을 심어 재배 중이라 집에 늘 쌈 채소가 풍년이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나의 질문에 쌈을 싸 먹던 마왕이 답한다.
얘기를 들어보니 코로나 감염 우려로 병원에서 가족들의 면회가 금지된 상황에 영상통화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게 도우미 역할을 한다고. 하긴 환자들을 포함해서 간병인 대부분이 어르신이라 영상통화를 하는 게 쉽지 않을 거다. 그러면서 그녀는 영상통화로 가까워진 어떤 보호자 얘기를 한다.
“자녀들이랑 간병인이 있는데도
할아버지가 직접 물수건을 깨끗이 빨아서
할머니의 등이랑 몸을 싹싹 닦아주셨지.
그것도 매일..”
내가 물었다.
“할머니 상태가 많이 안 좋으셔?”
그러자 마왕이 답하길.
“응.. 할머닌 의사 표현이 전혀 안 되고
눈을 떠도 의식이 없으시지. 근데 할아버지는 그런 할머니랑 눈이 마주칠 때마다 예뻐서 어쩔 줄 몰라 하셔~”
그럴 때마다 마왕은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왜 예쁘다고 칭찬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사실 할머니는 이미 여러 질환으로 몸이 많이 부어있고 건강했을 시절의 예쁜 모습은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환자가 몸을 움직이지 못한 채 누워만 있으면 많이 붓는데 욕창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할머니처럼 의식 없는 환자의 몸은 계속 돌려가며 눕혀야 한다. 과거의 나도 주변에서 힘겹게 돌려 눕혀봐서 그건 좀 안다.ㅋ
“면회를 올 때면 할아버지는
밝은 베이지색 면바지에 체크남방을 구김 없이 말끔히 갖춰 입고 오셨지. 그것도 XX아파트에서 이곳까지 걸어오셨어.”
‘아.. 그 아파트라면 병원에서 꽤 먼 거린데 매일 이곳까지 걸어오셨다고?’
“할아버지가 기다리시니까
어서 예쁜 얼굴 보여 주세요~ㅎㅎ”
'두 분의
행복한 재회를
기도합니다!' -미긍
음.. 이렇게 오랜만에 봐도
변함없는 마왕과 난 이성 간의
달콤한 '캔디’는 아니겠고..
그냥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집 밥' 정도?ㅋ
‘내일은 병원에 쌈 채소나 배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