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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긍 Dec 11. 2020

‘코로나 장애’ 이해하기-(1)

: 코로나 발생 후 모두에게 생긴 장애!? -비대면 장애이해/미술심리치료


'후각을 잃어버리면 음식 맛도  느낀다지?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맛을  느낀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눈이 불편해져서 안 그래도 

다른 감각들이 절실한데.. 그걸 잃게 되면 어떨지 상상만으로도 너무 무섭다.  

   

- 수업 중 아이 그림

영국의 영화배우 ‘휴 그랜트(Hugh Grant 1960~ )가 나온 기사를 보았다.


그는 코로나에 감염되어 치료가 된 후에도 쓰레기 냄새를 맡을 수 없을 만큼 후각의 마비가 왔단다.

-휴 그랜트, 잘 생겼..


 세계인들이 코로나 사태로 힘들다.

 우리나라 사정 역시 마찬가지.   

  

집단 활동이 코로나 감염의 원인이라고 교육기관 대부분이 일주일에 세 번 등교와 온라인 수업을 병행한다.

그래서 교육기관을 돌며 ‘장애이해교육’을 꾸준히 해오던 나 역시 타격이 크다.


강연 중단으로 길게 말할 기회가 없어서인지 

목소리도 잘 안 나오고 정확한 발음도 

쉽지 않다. 아흑.         


고민 끝에 찾아낸 방법.

강연할 때처럼 선 자세로 목소리를 내어 책을 읽는 것이다.


그렇게 매일 두 시간 정도 하는데 

그것도 역시 어지럽고 힘들다. 불편한 시력 탓에 

글을 읽던 문장의 끝을 찾아내지 못해 헤매고.


그래도 틀리면 고쳐서 다시 읽기를 반복하다 보니 뜻밖의 좋은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지나치기 쉬운 문장이 품은 의미를 

다시 한 번 음미하게 되는 것이다.

힘든 상황에서 찾아낸 

나만의 긍정이랄까? 하하...




그러면서 어느덧 2학기로 접어들었고

 

드디어 반가운 강연 요청이다.

 오예~!   

  

이천의 마장초교.

이곳도 홀짝수 번을 나누어서 일주일에 절반만 등교한다.


나의 수업도 그쪽에 맞춰야 했다. 결국 2교시를 두 번씩 일주일간 진행하게 되었다. 교내 방송실에서 강연을 하면 실시간으로 각반에 방송되는 방식이다.

                    

강연 날이 되어 우리 가족들은 

아빠 차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학교 정문에 도착하니 관리인이 체온측정으로 코로나 감염 여부를 검사했다.

그리고 나는 강연 요청을 한 정 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 벌써
 도착하셨어요?!
 곧 나갈게요...”

몇 분 기다리자 약간 마른 체형에 중간 정도의 머리,

금테 안경을 쓴 선한 인상의 그녀가 

우릴 향해 꾸벅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정 선생님.. 저희가
좀 일찍 왔어요. 학교가 참 깨끗하고
 좋아요. 호호..”

 그녀를 보며 엄마도 웃었다.  

   

-수업 대기 중 정 교사와..

우리 일행은 정 교사의 안내로 방송실을 향했다.

 가다 보니 본관 건물 오른편에 알록달록한 어린이 놀이기구들이 보인다. 병설 유치원이라 한다.             


복도 끝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도착해서 다시 복도를 따라 쭉 걸어가면 교내 방송실이다.


문의 안쪽에는 소음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스펀지가 폭신하게 둘러있고 무겁게 열렸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니 큰 유리창에 마이크, 스피커, 비디오카메라가 구비되어있는 작은 방송 공간이 나온다.


그리고 그곳을 마주 보는 바깥엔 짧은 머리의 젊은 여성이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우리와 눈인사를 했다. 첨엔 방송실 프로듀서인가 했는데 이곳 교사들이 돌아가며 하는 구조란다.  


  “아.. 왜 동영상

 재생이 안 되지? 어쩌지요?”


내가 건네준 강연 자료를 열던 그 여교사가 

당황한 듯 말했다. 곁에 있던 아빠가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았다.

 “이거 동영상을 다시 

다운로드 받아야겠는데요?”  


그러자 곁의 정 교사가 하는 말.

 “이곳 방송실에선 

동영상 다운로드가  되는데..”  


결국 아빠가 동영상 자료들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교무실로 향했다.

강연이 시작되기 몇 분 전 엄마가 나를 보며 말한다.


“아유~ 차에서 자더니
 머리가 다 눌려서 엉망이네.
안 되겠다. 화장실..”


 마침 방송실 바로 앞이 화장실이다.     


엄마는 세면대 앞 거울을 보며 내가 두른 머플러를 고쳐 매고 눌린 내 뒷머리에 물을 흠뻑 적셔서 뿍적뿍적(엄마만의 표현 )’ 했다.


딸을 정돈한 엄마가 이제야 씨익~ 웃었다.

 “됐다~ 오늘도 잘할  있지? 우리  아자~!” 

요즘 몸이 편치 않은 울 엄마. 그래도 딸내미 강연이라면 기쁘게 함께한다.


 ‘ 고마워. 오늘도 잘할게요. 엄마..'

                  



방송실에 돌아오니 

여섯 개의 책걸상이 띄엄띄엄 비치되어 있다.

미리 수업 참가를 신청한 아이들의 자리.

수업 시간이 바뀌면 아이들의 이름표도 교체된다.


비대면 수업이지만 장애이해 이론 수업 후 

몇 몇 아이들과의 그림 수업 모습이 실시간으로 방송된다.

준비해온 강연 자료를 훑는 내 마음도 두근두근.   

  

종이 울리자 마스크를 눈 바로 아래까지 올려 쓴 5학년 친구들이 총총 들어왔다. 나는 재빨리 아이들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정말 반가워요~

우리 잘해봐요.. 호호..”


허나 눈만 멀뚱멀뚱한 마스크 아이들.

 ‘다들 방송이 긴장되어서 그런 걸까?’   

  


이내 수업 시작종이 울렸고 내 곁에서 정 교사가 나의 프로필을 소개했다. 이제 내 차례.


  “안녕하세요? 글을 쓰는 

그림 작가 미긍입니다. 여러분들을 특별한 작가로 만들어드리기 위해  자리에 섰어요. 다들.. 그림 좋아하세요?”


먼저 그림 이야기로 아이들의 호응을 기대했는데...

 

무반응의 마스크들이다. 또 눈만 멀뚱멀뚱..

.. 등에 식은땀이 쪼르르...


방송 공간 밖에서 내 모습을 지켜보던 아빠가 잘 못 보는 나도 알 수 있게 큰 몸짓으로 본인의 손목시계를 가리키며 강연을 재촉했다.


 '.. 맞다. 수업해야지. 반응에 신경 쓰지 말자!'


이제 아빠가 넘기는 pptx 자료에 맞춰 장애이해 이론수업이 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렇게 한 타임의 수업을 마치고 쉬는 시간. 또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네?! 마스크를 잠시도

 내리면 안 된다고요?!”     

     

마스크를 쓴 채로 계속 말을 하다 보니 산소부족으로 숨이 가빠져서 강연 중 한동안 마스크를 내리고 있었는데 그게 방송되어 어느 교사의 눈에 거슬린 모양.

아.. 답답하지만 참자! 참어~  


그래도 다행히 어떤 교사는 내 강연이 좋았다며 핸드폰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을 보니 아이들의 책상들마다 사방이 비닐로 차단되어 띄엄띄엄 떨어져있다.     

 

‘코로나 발생  달라진 교실 풍경.


아이들은 매일.. 얼마나 답답할까?’  

  

-수업 중 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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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으로 계속..

#그림에세이 #장애극복_미긍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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