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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O Oct 24. 2020

오랜만에 영화관을 다녀오고

프리랜서의 자취 노트 #15


쉬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건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는 일이다. 나름 열심히 준비했던 그림도시도 끝이 났고 급한 외주 일도 마감을 했기에 여유로운 시간이 찾아왔다. 오늘은 무언가 하고 싶었다. 그때 얼마 전 유튜브 광고에서 본 유아인이 나온 영화(소리도 없이) 예고편이 떠올랐다. ‘이 영화를 보려면 극장에 가야하는데…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이후 한 번도 영화관에 가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영화가 너무 보고 싶어서 예매해서 보고 왔다. 오랜만에 영화관에서의 혼영이었다.

평일 낮에 영화관에는 나 말고 6명 정도가 있었다. 커플로 보이는 두 사람과 나처럼 혼자 온 남자, 그리고 친구인 것 같은 여자 둘, 마지막으로 나이가 좀 있으신 아주머니였다. 나는 맨 뒤에서 마스크를 끼고 습기가 차오르는 안경을 만지작거리며 영화를 보았다. 

유아인은 이 영화에서 대사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연기하면서 어떤 느낌이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더 쉬웠을까? 아님 더 어려웠을까’?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건 그의 연기가 꽤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영화 자체도 괜찮기에 두려움을 뚫고 보고 올만했다. 하지만 마스크에 안경을 끼고 영화관에 있기란 꽤나 답답하기도 했다.(안경에 습기가 찼기에..) 오랜만에 찾은 영화관이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러고 보면 이곳 연희동으로 이사 오기 전에 살던 곳은 영화관이 가까워서 참 좋았다. 심야 영화를 보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 그 영화의 여운을 느끼며 터벅터벅 집으로 걸어가곤 했다. 그때의 그 심야 공기와 쓸쓸함이 그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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