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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O Aug 28. 2021

서바이벌리스트

영화는 그려도 재미있다 #6

"좀 나눠줄 수도 있잖아요. 충분하고도 남겠는데.”
“그런 생각이 세상을 망쳤지.”
<서바이벌리스트> 중에서




유튜뷰에서 혼자 캠핑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외국인이 아무도 없는 깊은 산 속에 들어가 텐트를 치고 나무를 도끼로 자르고 파이어스틱(부싯돌 같은 것)으로 불을 피운다. 그 불 위에 가져온 음식을 조리해서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영상이다. 이상하게 아무생각이 보게 되는 마법 같은 영상이었다. 그 영상을 본 뒤 나도 언젠가 혼자 조용한 숲속에 들어가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제 본 영화를 보고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서바이벌리스트”라는 영화였는데 평점과 왓챠에 달린 후기들이 꽤 괜찮길래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인구 증가와 자원고갈로 인구 절반이 사라진 지구라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오직 생존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영화 초반에는 주인공이 혼자 오두막에서 텃밭을 키우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확히 뭘 먹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혼자 먹고 살정도의 식량과 물만 있는 상태로 보인다. 초반 그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지금 혼자 살아가고 있는 나의 모습 같기도 해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렇다. 이 영화는 설정상 현실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매우 인간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이중적인 영화라고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기 전에 하나의 동물로서 생존해가는 존재들. 그 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를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게 해주었다. 생존에 몸부림치는 그런 동물적인 모습들은 지금도 우리 내면에 감춰져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나저나 이 영화처럼 자원이 고갈된 세상이 갑자기 찾아온다면 난 어떻게 될까 상상해 본다. 무인도 관련 영화, 애니메이션에서 생존에 가장 중요한 건 물, 태양을 피할 수 있는 집이라고 배웠다. 물과 집을 대충 얻었다 치고 그다음은 식량이 문제인데 난 농사를 지어본 적도 없고 사냥능력도 없다. 음…곤란하다. 힘도 세지 않으니 남들에게 약탈을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아마도 물만 먹다가 죽게 될 것 같다. 죽어가면서 살면서 먹었던 배달음식을 하나하나 떠올리다 눈을 감을지도 모른다. 신전 떡볶이…로제 떡볶이…고추 바사삭 치킨…(꿀꺽) 하면서 말이다. 이런 상상을 하다 보니 우리는 지금 꽤 풍요로운 세상을 살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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