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않아도 괜찮다

by 탕진남

서울에서 살다 보면, 아무것도 안 하기 불안해서 움직인다는 사람을 쉽게 만난다. 팔로워가 꽤 많은 유튜버부터 대학생들까지 대부분이 그렇다. 이들은 겉에서 보기에는 열정 넘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두려움'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움직이고 있을 뿐, 진짜 열정적인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전까지는 이런 사람들에게 공감해보지 못했다. 나는 아무것도 안 한다고 불안해한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번 여행을 하면서 환경이 바뀌니, 종종 이런 생각이 든다. "남들 다 놀러 다니는데, 나도 밖에 나가야 하는 거 아니야?"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비싼 돈 주고 여행을 온 특별한 환경이 되니 나도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거다.


그럴 때마다 혼잣말로 하는 게 있다. "열심히 살지 않아도 괜찮아."


한국에서는 '열심히'에 너무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은 게으르다고 생각하며 안 좋게 바라보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대단하다고 말한다. 열심히 애쓰며 사는 게 당연시하고, 그것만이 정답이라 여겨지는 있는 거다.


나도 그중 한 명이었기에 누구 봐도 이 세상을 잘 안다. 이런 세상을 살면 자동으로 열정적이게 살게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스스로 중심을 잡지 못하면 정작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도 모른 체 무작정 움직이게 된다는 단점이 생긴다. 그렇다 보면 열심히 움직이기는 하는데 정작 무엇을 위해 왜 하는지는 모르게 되고, 한편에서는 마음이 되게 공허해진다. 또한 항상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조급하고 긴장하는 것도 덤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우리가 태어난 이유가 엄청난 일을 해내기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태어난 건 자연의 섭리에 따라 꽃이 피고 지는 것처럼 큰 이유가 없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임무와 의무를 설정하고 있을 뿐, 원래 세상은 그런 게 아니라는 의미다.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무것도 안 한다는 건 아니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나도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할 일은 놓치지 않고 열심히 한다. 핵심은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거다. 살다 보니 이런저런 의무를 가지게 되는 거지, 의무 자체가 최고 우선순위는 아니니 말이다.


오히려 이렇게 하니 얻게 되는 게 하나 있다. 애써서 자꾸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음이 고요해지고, 고요해지니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향해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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