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2년 전부터 춤을 배우기 시작했다. 워낙 성격이 밝고 외향적이니 다들 원래부터 관심이 많았냐고 하지만, 원래는 춤의 'ㅊ'도 모르는 완전한 새내기였다. 그러다가 살사와 바차타라는 라틴 커플 댄스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좋아할지 몰랐는데, 정해진 것 없이 노래에 맞춰 남자는 리드를 하고, 여자는 리드를 받아 한곡을 완성하는 재미에 빠졌다. 가만 보면 춤을 추는 것만큼, 모르는 사람과 빠르고 강하게 교감하기도 힘들다.
그랬던 나에게 한 가지 로망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해외에 나가서 춤을 추는 것이다. 이 춤은 어느 정도로 큰 틀에서 공통점이 있기게, 나라 / 언어 / 문화가 달라도 함께 출 수 있다. 그래서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라에서 처음 보는 사람과 교감하는 것!
바로, 어제 그 꿈을 실현했다. 정확히는 2일 전이었는데 그곳은 춤추는 곳보다는 클럽 느낌이었고, 어제는 제대로 된 라틴바를 방문했었다.
여기서 춤을 추다가 흥분해 버렸다.
첫 번째 이유는 엄청난 환경이었다. 이 라틴바의 위치는 허드슨강 바로 앞 루프탑이다. 서울로 따지면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춤을 추는 거다. 그뿐일까. 뒤쪽으로는 엠파이어 스테이트와 뉴욕의 아름다운 야경이 보인다. 그 속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춤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좋았다.
두 번째 이유는 다양한 사람이다. 춤이라는 게 언어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서, 여러 인종과 국가 사람들이 섞여 함께 즐길 수 있다. 그래서 한국에 라틴바를 가도 외국인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반대로 이곳은 어떨까? 그런 걸 다 떠나서 이미 미국 자체가 다양한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라틴 춤이 아니어도 이미 그런 곳이라,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춤을 출 수 있었다.
세 번째 이유는 바이브다. 이곳에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이곳 사람들의 에너지와 특히 선생님들 에너지에 놀랐다. 자신감을 가득 차서 온몸으로 흥을 표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 덕분에 저 넓은 공간이 폭발적인 힘을 가득 차버렸다. 그걸 보면서 생각이 든 게 나는 남 눈치를 보느라 너무 많은 흥을 억제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공간이 있으니, 나도 모르는 나의 끼를 터트려볼 수 있었다.
네 번째 이유는 실력이다. 한국 라틴 바를 가면 라틴 종주국인 남미랑 엄청나게 먼데도 불구하고, 이 노래를 즐기고 잘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 그런 사람을 볼 때마다 정말 잘한다라는 생각과 잘하는 것에 집중하느라 너무 즐기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답대로만 해야 한다는 한국식 교육 마인드가 춤에도 적용된 것처럼 보였다는 말이다.
이곳은 어떻까? 잘 추는 사람도 많지만, 못 추는 사람도 많다. 그래도 실력을 떠나서 즐기려고 한다. 또한 춤을 출 때 사용하는 패턴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으로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는 무엇 때문에 춤을 즐겨왔는지, 또 나는 어떤 것을 춤을 추고 싶은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한국에서 뉴욕으로 환경만 바꿨을 뿐인데, 너무 많은 경험을 해버렸다. 상황이 이러니 흥분을 안 할 수가 있겠는가.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다. 다음 주에 또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