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등바등, 악착같이 살 필요가 있겠는가

by 탕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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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뉴욕에 온 지 8일 째다. 태국에서 10일 동안은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여유롭게 보냈는데, 이곳에서는 여행을 함께하는 형과 함께 지내다 보니 시간의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르게 느껴진다. 그 과정에서 경험하는 건, 인생은 정말 알 수 없다는 거다.


뉴욕에 처음 온 형한테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욕을 하면서 격하게 환영한 것, 호스트와 취할 정도로 마시느라 30만 원짜리 뮤지컬을 못 본 것, 내가 투자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상품들을 온몸으로 직접 경험해 본 것, 여행지에서 만난 프랑스 여행객과 함께 밥을 먹으며 시간을 보낸 것, 우연히 식당에서 만난 이스라엘 미녀와 스몰토킹을 해본 것, 1박에 100만 원짜리에서 센트럴 파크를 온몸으로 즐긴 것, 뉴욕 시내를 슬리퍼 질질 끌고 다니면서 장 보는 현지인 경험을 해본 것 등 정말 많은 경험을 했다.


재밌게도 대부분의 것들은 계획한 것보다 계획하지 않는 것들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는 것이고, 이런 일이 일어나기를 전혀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는 거다.


이 과정에서 배운 건, 적응하는 힘이다. 여행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로 하기로 했거나 하고 싶은 일을 못할 때가 몇 번씩 있었다. 대부분은 이미 지나간 일을 붙잡고자 현재를 소비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그 속에서 적응했다. 99%의 불가능을 좇기보다는 1%의 가능성을 좇으며 할 수 있는 것을 했다. 그러다 보니 좋은 추억과 성장이라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대부분은 인생을 잘 살기 위해서 대단하고 특별한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여행을 하면서 느낀 건, 그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거다. 어차피 계획은 나의 상상이자 환상에 불과해서, 그것대로 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지금을 거부하지 않고, 살아내는 힘이다. 그 힘만 있다면, 계획이 없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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