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을 갈까?

by 탕진남

휴전국이라는 한국 특성 상 한국인은 군대를 가야하는 것도 맞지만, 그것이 내 앞길을 막는 것이라면 굳이 그것을 좇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그것이 내 앞길을 막을지 안 막을지는 또 경험해보기 전에는 모른다. 그렇지만 이번에 군대 때문에 난생 처음 이민이라는 걸 생각해봤다. 생각이 나온 김에 국가가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본다.


최초의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처음에는 개인 혹은 소수끼리 살다가, 그 규모로는 할 수 없는 일이 등장한다. 협동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는 거다. 그러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시작했다. 함께 살다보니함께 더 잘 살기 위해서, 여러가지 규칙과 시스템이 필요했다. 나중에는 그 규칙과 시스템을 유지하고 관리하고 실행할 사람들이 필요했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결국 나라라는 개념을 만들게 되었다.


여기서 재밌는 건 지구가 넓다는 거다. 지구 곳곳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각자만의 공동체가 생겨났다. 그들은 때로 서로 싸우기도 하고, 화합하기도 했다. 그 결과가 오늘날의 '국가'라는 개념이 자리잡았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여전히 국가가 필요할 거다.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방식은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국가는 문화적 / 지리적 / 자연적 / 문화적 / 경제적 조건에 맞춰서 나라마다 다른 시스템이 필요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기술 발달이 되었다. 한국에 사는 사람이 미국에 가든, 미국에 사는 사람이 베트남에 살든 완전히 똑같이는 어렵지만, 비슷하게는 살 수 있다. 즉 경제와 기술이 발달되면서 상당수 나라들의 수준이 평균 이상으로 상향 평준화 되었다는 의미다.


만약 여행 중 가장 큰 불편함을 주었던 언어 / 화폐 / 통신 / 이동수단 등이 기술 발전으로 자동으로 통합 혹은 연동이 된다면, 더 이상 나라라는 개념이 무의미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같은 강남구에 사는 사람끼리 서초동에 살든 청담동에 살든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전 세계가 지금보다 더 상향 평준화되면서 밀접하게 연결되면 국가라는 것이 가지는 개념이 상당히 희미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대신 개인이 하나의 국가가 되며, 내가 누구인지가 가장 중요하는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민을 고민하는 것 자체가 큰 모순이 아닐까라고도 생각한다. 현재는 국적을 바꾸는 것이 지금은 흔한 일이 아니고 떄로는 나라를 버리는 배신자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때론 자신의 생활에 맞춰 같은 나라 안에서 이사하는 것처럼 그리 특별한 문제도 아니라고도 생각된다.


군대라는 계기로 이민을 가고 싶어지는 바람에, 한 번 생각해봤다. 특히 이 뉴욕에서는 수많은 관광객과 꿈을 가지고 이사 오기에 나라의 개념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데, 나라라는 개념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생각을 한다. 어차피 나라라는 개념을 벗기면, 모든 인간은 하나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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