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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촌 Aug 01. 2017

나가서 바람이나 좀 쐐(1)

그래 슬픈 생각보단 오히려 이렇게 쿨한 게 편해♬

 

-프롤로그-


 우리나라에서의 20대라면

 누구나 겪을 인생의 고비들.


'내가 노력한 것들에 지칠 때'


 조금 더 안 좋다면

'내가 노력한 것들에 확신이 없어질 때'


 허나 최악은

'내가 노력한 것들과 멀어져야 할 때'



 그래.

길은 한 가지가 아니다.

현재의 나는 하고 싶은 것도 많은,  그런 행운을 누리고 있는 중이다. 


 아니.

스물 후반을 바라보는 나이는 나를 좀 더 조급하게 만들고

이상보다는 현실에 기울게 만든다.


 그래.

하지만 본인의 길은 본인이 정해야 하는 법. 

한번 사는 인생, 나하고 싶은 건 해봐야 후회 없지.


 아니.

 말은 쉽지. 이때 제대로 된 방향을 가지지 못하면 남들 다 직장 구하고

집 마련하고 결혼할 때 니 혼자 우얄래.



 아씨.

나가서 바람이나 좀 쐐야겠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돈 한푼없이 일주일안에 자전거로 도착해 불타는 주말 즐기기'


어릴적 추억 소환



 어릴 적 동네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다닌 기억이 이유였을까. 

 혹은 어릴 적 포켓몬스터 블루에서 지우가 자전거를 몰던 게 이유였을까.

 자전거 여행이 마음에 들어온 게 언제부터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다 군대에서 근무를 서던 중 선임의 자전거 여행 이야기를 듣게 되고

이후 태헌이론처럼 줄줄이 접하게 되는 자전거 여행 책들.


 그래서 한번 가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맞물린 머릿속 복잡함들이 

지금 바로 도전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나와 함께 동행하기로 한 재민이 또한 머릿속 고민과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였고 시간도 딱 맞았다.


 "이왕 가는 거 무전여행으로 ㄱ?"

 "콜"


 남자 둘이 준비도 귀찮고 해서 그냥 던져본 말인데 장난반, 진심반 승낙하여버린 쿨한 재민이와 그걸 또 그렇게 추진해버린 나.


 "난 자전거, 넌 텐트 ㄱ?"

 "콜"



 우리가 출발하는 8월 둘째 주는 밑에서부터 큰 비 소식이 있기 때문에 약간 걱정이 되기도 했다.


 "혹시 비올 수도 있데(혹시나 안 갈까 봐 대수롭지 않은 척 말했다)"

 "시원하겠네"


 사실 여행 스타일도 딱 맞았다.


  목표 또한

 '자전거 여행을 해보며 찬찬히 지난날 돌아보며 생각 정리와 재충전하기'에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돈 한 푼 없이 일주일 안에 자전거로 도착해 불타는 주말 즐기기'로

 어느새 변질되었다.


 흠..

 목적이 약간(?) 바뀌었지만 성공만 한다면야..

 근데 생각정리는커녕 끝까지 갈 수는 있을까..

 죽진 않겠지..

 일단 가보자..

 ..

 비가 많이 온다던데..

  ..

 이 자식아 좀 가자.


 



 tip


+ 누구랑

- 자전거 여행을 가자고 마음먹은 후 출발 날짜가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바로 같이 갈 사람들을 모집하였고 최종적으로 종범이, 재민이, 민우 등 몇몇 친구들로 추려졌다.

 다행히도 재민이와 결국 같이 가게 되었지만 과연 혼자 가게 되었어도 이만큼 재미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개취지만 꼭 해주고 싶은 말인데) 개인적으로는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는 부분으로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누군가와 같이 자전거 여행을 가기를 추천한다.


+ 어떻게

- 그리고 가는 길을 알아보니 '국토종주 자전거길 여행'이라는 코스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여행 코스가 있었다. 기한이 정해져 있던 우리는 빠르게 갈 수 있는 이 길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또한 이 길을 이용할 시 미리 인터넷에서 신청하면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스티커북을 받을 수 있으며 스탬프를 모두 채울 시 국토종주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중간중간의 국도에서는 네이버의 자전거길 내비게이션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 준비물

- 돈만 있다면야 뭐든지 즉시 구입이 가능하지만 무전으로 계획하는 사람들은 미리 준비해야 될 것들이 있다. 

 첫째는 자전거다. 우리 같은 경우는 자전거 또한 직접 주변 사람들에게 빌려 해결을 하려 했으나(송파역에서 이대역까지 왕복 2번을 옮겼다) 자전거를 타기나 해봤지 타이어 펑크, 교체 등의 유지보수에는 일가견이 없는 우리는 결국 이런 것들을 알려주고 수리 물품도 빌려준다는 곳을 수소문해서 그곳에서 자전거를 빌리기로 결정했다.(물론 이 부분도 정말 잘 해결된다)

 두 번째는 텐트다. 내가 읽은 책에 나온 아무 곳(무도장, 종교시설, 일반 가정집)이나 부탁을 하여 잠을 자는 그런 형태의 방법을 사용하려 했으나 세상이 흉흉해 다 큰 남정네 둘씩이나 받아주는 곳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조그만 2인용 텐트 하나를 빌려서 갔다. 더욱이 원터치 텐트였고, 피곤해 죽겠는데 텐트를 피고 접고 하는 수고를 덜어주어 너무 좋았다.(크기 또한 작지 않았다)

 다음으론 나의 보물 1호 생존 백팩 가방을 챙겼고(여기에 다 들어 있어 다른 것들을 굳이 챙길 필요가 없다) 선크림과 선글라스, 휴대폰용 보조배터리, 여벌의 옷, 세면용품, 비옷, 비닐, 물통, 단백질 보충제 남은 거 등등 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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