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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촌 Aug 07. 2017

나가서 바람이나 좀 쐐(2)

첫날부터 완전 신이나 버린 여행, 1일 차에 중단 사태?!

너무나 기분 좋은 출발


 출발의 아침이 밝았다.


 화창한 아침 날씨와 함께

 친절하신 사장님, 그리고 우리와 일주일을 함께 할 자전거 두대와 마주했다.


 또한 항상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우리는 뭔 일 있겠나 싶어 가장 저렴하고 오래된 자전거를 선택했었고,

 출발 한지 5분 만에 체인이 빠지고 달그락 소리가 나기 시작했지만은, 시작하는 느낌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우리에게 별 문제로 다가오지는 않았다.(우리와 여행을 함께할 자전거 이름을 지어 줬었는데 지금은 까먹어 버려서 정말 미안하다 자전거야ㅠㅠ)


물건을 뒤에 잘 달수 있게 나무 판자도 달아 주신 너무나 친절한 사장님

 

 드디어 출발이다!


 헌데 험난한 비바람을 예상했던 일기예보도,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국도도,

막상 달리기 시작하니 웬걸?


 파란 하늘에 햇살이 따스하게 비추며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는 날씨와

시골 여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주변 풍경.


 달리기 전엔 절대로 알 수 없는, 우리만의 비밀 장소를 찾아가는 것 같은 잘 정비된 도로와

달리면서 마주치는 각양각색의 사람들, 더욱이 이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바로 옆에 있다는 것까지


 이번 여행의 각오가 무색해질 만큼 너무 기분 좋게 달리고 달렸다.



 자전거 전용 다리도 건너고 자전거 전용 터널도 지났다. 정말 달리는 코스가 이뻤고 곳곳에 구경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곳들이 있어 중간중간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또한 맛있어 보이는 밥집들도 너무 많이 지나갔다.

 밥집들을 지나가면서 재민이와 나는 다음번에는 호화 자전거 여행을 하리라 마음먹었다.


첫 번째 음식 얻어먹기!


 그렇게 달리다 보니 양평, 드디어 도전을 할 시간이 왔다.

 시내에는 눈에 띄는 음식점들이 몇 있었고 두 번째 시도 만에 콩나물 밥 집에서 첫끼를 허락받을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희가(우리 사정 이야기)... 그래서 그런데, 밥 한 공기 씩만 얻어먹을 수 있을까요?"

"그래요 앉으세요"


 너무나 친절하게 대해 주시는 사장님들은 밥 한 공기에 남은 밑반찬을 부탁했던 우리에게 콩나물밥 정식을 대접해 주셨다. 진짜 너무너무 맛있게, 그리고 배부르게 먹었고 너무나 감사했던 우리는 훗날 꼭 가게 홍보를 인터넷과 주위 분들에게 해드리겠다고 말을 드렸다. 너무 늦었지만 잘 먹었다는 말을 다시 한번 드리고 싶다.

 이 후로 자신감을 얻은 우리는 거절을 당하던 말던 당당하게 음식점을 찾아가 밥을 구걸하였고, 거의 대부분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콩나물밥 정식을 정말 가득 담아 주셨다.


 배부르게 밥을 먹고 바로 근처의 군청에서 달콤한 마사지와 함께 정수기에서 시원한 물까지 얻은 다음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민간의 협조와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그런지 긴장이 풀려 쥐도새도 모르게 잠들수 있다.


기분에 취한 오버페이스.. 첫날부터 중도 포기?!


"와 진짜 자전거 여행 잘 왔다!!"

"너무 신나네!! 달리자!!"

"오늘 기분도 좋은데 충주까지 달리자~"

"콜콜~ 충주까지 가보자 충주에 우리 잘 곳도 있잖아!!"


 꽤 먼길이었지만 충주까지 가기만 한다면(충주에 학교와 근처 친구 자취방이 있었다) 편안한 잠자리와 샤워, 그리고 음식까지 얻어먹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우리의 페달을 더욱 힘차게 밟게 만들었다.



 중간중간 각종 고개들이 나타나 우리를 위협했지만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는 법, 올라가기 어려운 만큼 내려올 땐 정말 시원하게 내려온다.




첫날부터 너무 신이 나고 다양한 것들을 마주 했다.


 어느새 해가 지기 시작하였고 충주의 시골길에 접어들자 금방 주위는 어둑어둑 해졌다.



그나마 가로등 있는 곳이 이정도고 없는 곳도 많았다.


"헉헉.. 자취방까지 얼마나 남았냐"

"헉헉.. 조금만 가면 되는데 밤이라 길이 정확히 맞는지 모르겠어"

"나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프기 시작했어.."

"젠장,. 어디야 여긴 대체"


 중간에 황정민? 아저씨를 만나서 같이 길도 찾고 다리 압박붕대도 감지만 재민이의 상태가 매우 좋지 못하다.


 시간은 밤 10시 사십 분이 지나고 있었다.

 결국 멈춰 선 우리. 재민이가 눈에 초점이 없다.


"잼 거의 다 왔어!! 좀만힘내자(26km정도 더 남았었다)"

"... 와 너무 달렸나 봐"


 결국 우리는 충주에 살고 있는 친구, 진웅이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대한한공 땅콩을 먹었지만 회황할수는 없었다

 얼마 뒤, 진웅이가 직접 와주었고

 우리의 목숨을 구해준 것도 모자라 엄청 맛있는 것들도 사주었다.


1. 감격스러워 가까이 오는 차를 찍었다 2. 가장 먼저 달려가 먹은 햄버거 3. 꿀맛같은 치맥


 샤워도 하고, 배도 부른 우리는 저절로 꿀잠에 빠졌다.



tip


+ 자전거

- 우리는 자전거를 팔당댐 부근의 토탈바이크라는 곳에서 빌렸고 출발 당일날에는 여러 가지 조언과 타이어 펑크 때우는 방법까지 친절히 알려주셨다. 그리고 자전거 엉덩이 안장과 야간 후미등도 무료로 빌려주셨는데 혹시 자전거를 빌려가지 않더라도 이 두 개는 꼭 준비해서 가길 바란다. 특히나 야간 드라이브를 위해서는 야간 후미등은 필수다.

 또한 여행 내내 자전거 체인과 기어가 말썽을 부리는데 처음에만 참으면 나중엔 익숙해진다.(익숙해질 만큼 계속 빠지기 때문이다)


+ 양평 콩나물밥

- 콩나물밥도 끝내주지만 반찬들도 정말 맛있는 것을 보면 음식 자체를 잘하시는 것이다. 갈 때는 가면서 먹으라고 포도도 싸주셨다. 감사합니다!


+ 역시나 사람

- 첫날부터 달리면서 여러 사람들과 만났고 재민이의 응급처치를 해준 황정민 아저씨와 우리의 목숨을 구해준 진웅이, 흔쾌히 방을 빌려준 문북이 없었으면 얼마나 가혹했을지 끔찍하다. 그리고 여행 내내 스피커를 빌려준 시도도 정말 고맙다!

1. 함께 달린 재민이와 (모르는)친구들 2. 황정민아저씨  3. 생명의은인 진웅 4. 스피커 협찬 시도(니사진찾다가ㅋㅋ♡)


+ 고개

- 첫날 충주를 다다를 쯤에 두세 개의 언덕을 경험했다. 언덕마다 고유의 이름이 붙여져 있고 힘든 곳은 자전거를 끌고 갈 정도로 힘이 들지만 내려올 때는 힘이 든 만큼 보상을 받는다.

 여행 내내 언덕은 좀 나오기 때문에 지루?하지는 않다.

언덕을 올라갈땐 정말로 힘이 들어 저팔계로 변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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