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하나만으로 떠난 2박 9일 60만원 1만km 북동부 로드트립(8)
"아 잘 잤다~"
우리는 어젯밤 토론토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휴게소에서 잠을 청하였고 너무나 화창한 아침햇살에 기분 좋게 눈을 떴다. 물론 차에서 잤다.
여행이 막바지에 다가오면서 긴장도 늦춰지고 오늘은 저녁에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아는 형을 만날 계획까지 있어 우리는 더욱 기분이 좋았고 팀 홀튼으로 아침을 느긋하게 즐기는 여유까지 생긴다.
"날씨 진짜 좋은데!!!!"
"오늘은 진짜 호텔에서 잔다!!!!"
"렛츠고, 렛츠고, 렛츠고, throw your hands up!!!!"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화창한 도로를 달리자 곧 토론토가 나타났다.
도시에 진입하고 마주한 토론토의 첫 이미지는 인상적일 만큼 다른 도시들과는 무언가 달랐다.
깔끔하게 새워진 높은 빌딩과 거리, 그리고 누가 시키기라도 한 듯 정갈하고 멋스럽게 옷을 입은 사람들을 보니 문득 어릴 적 학교에서 받은 영어 교과서 맨 앞장의 속표지에서 본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토론토에 도착하자 누가 아이디어를 냈는지 아니면 여행책자에서 봤는지 자전거를 타고 구경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토론토의 교통체증과 완벽한 날씨까지 자전거를 위한 날이라 느낀 우리는 자연스레 차를 세워두고 자전거 여행을 시작했다.
tip
+ 볼게 너무 많다, 토론토
- 토론토를 자전거로 구경하기로 결정했을 때는 이게 얼마나 탁월한 선택이었는지를 몰랐다. 하지만 지도를 확인할 때 한번, 직접 구경을 다니기 시작할 때 또 한 번 느끼게 된다. 너무 넓고 너무 구경할 게 많다.
알고 보니 토론토는 북미에서 뉴욕 다음으로 큰 도시이고 캐나다에서는 가장 큰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는 마음을 비우고 딱 볼 것만 보자라고 했지만 지도를 들여다보면 볼수록 마음을 비우기가 힘들었다. 구경할 곳이 얼마나 많은지 반나절 밥도 거르고 구경을 했지만 요크빌, 카사로마, 로즈데일, 세인트로렌스 마켓, 캔싱턴, 올드 토론토, 토론토 아일랜드, 차이나타운, 한인타운 등등 수많은 곳들을 건너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토론토의 차이나 타운, 한인타운도 대단하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카사로마나 아일랜즈 같은 곳을 챙기기 바란다. 어쨌든 저희처럼 여행하실 분들은 정말 토론토를 넉넉하게 시간을 잡기를 바란다.(나는 나이아가라의 밤을 포기하더라도 다시 토론토에 오자고 건의하기도 했다)
+ 로드트립 강력 추천 아이템
- 이번 여행을 경험하면서 로드트립을 할 때 강력하게 추천하는 아이템이 하나 생겼다.
바로 자전거 자물쇠이다. 자물쇠가 없다면 여행 중 나처럼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혹은 오토바이를 이용 할 경우 실내 구경에 제약이 생기고(우리는 교대로 지키며 구경했다) 자전거 자물쇠는 여행시나 비상시에 꽤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전거를 빌릴 때 돈주고 빌릴 수도 있다. 허나 굳이 추가비용을 들이지 않고 미리 구비해두면 자전거를 안탈때는 차에 도난방지용 등으로 사용가능하고 좀 더 생각하면 예상외의 상황에도 사용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영어로 해야되지 않을까?"
"음..링딩동 링딩동 링디기딩디리딩딩딩~"
오랜 만에 이런 복잡한 곳에서 날개를 단 기분에 신이 더 난듯하다.
+ 역시나 인포메이션 센터
- 역시나 아무 정보가 없었던 우리는 먼저 인포메이션 센터를 방문하였고 지도뿐만 아니라 우리처럼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들을 쉽게 얻을 수 있었다. 특히 토론토 인포메이션 센터는 다운타운 밀집구역의 바로 옆에 온타리오 호 강가 쪽(이렇게 말하니 어색할 만큼 막상 가보면 그곳은 바다와 마찬가지라고 느낄 것이다)에 위치하고 있고 그 근처에 주차할 수 있는 곳이 있어(유료) 번잡한 곳으로 들어가는 수고를 덜어주며 더욱이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곳도 바로 근처에 있기 때문에 유용한 시작 거처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 토론토 대학(1)
- 거의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토론토 대학은 캐나다 1위, 세계 16위라는 위상을 가지고 있는 대학이며 토론토의 자랑이라고 한다. 총 3개의 캠퍼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우리는 다운타운의 세인트 조지 캠퍼스를 구경하였고 이곳은 매력적인 부분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 토론토 대학(2)
- 토론토 대학의 너무 멋진 광경에 우리는 주차구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대학교 쪽으로 우회하여 한번 더 구경하기로 하였고 되돌아 가는 길에 학교 내부 쪽을 골목골목 구경하며 지나가고 있었다. 그때 순간 눈에 들어온 건물을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재민이와 건우에게 잠시 자전거를 맡기고 안으로 들어갔다.
혹시나는 역시나 였다. "와"하고 저절로 탄식이 나왔고 여기에 있는 많은 오래된 실내 장식, 벽과 기둥, 아마도 실제로 호그와트를 간다면 이런 곳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껏 느낀 후 다음으로 재민이와 건우를 들여보냈고 얼마 뒤 그들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그곳을 빠져나왔다.
+ 끝이 없는 쇼핑
- 토론토를 여행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정말 사람들이 옷을 깔끔하게 잘 입고 다닌다는 것이고 그 이유 중에 하나를 찾았다. 바로 토론토에는 너무나 큰 쇼핑거리들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시카고, 뉴욕, 몬트리올 등에서의 쇼핑 지구들 또한 다들 어마어마했다.
그런데 내가 본 토론토의 쇼핑거리들은 거리만 봤을 때는 단연 으뜸이었던 거 같다. 특히 화려한 쇼핑 가게들과 사람들이 영스트리트 양쪽으로 포진되어 있어 정말 꽉 차 보인다. 낮에 봐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이튼센터를 들어가지도 못했는데도 인상 깊게 남았다. 참고로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영스트리트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상에서 가장 긴 길이라고 한다.
+ 온타리오 호
- 5 대호 중 하나인 온타리오 호는 토론토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바다라고 인식시킬 만큼 거대한 면적을 자랑하며 실제로 우드빈 비치라는 백사장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페리를 타고 나가면 토론토 아일랜드가 있으며 거기서 보는 토론토의 야경이 '진짜' 야경이라고들 한다.
이렇게 정신없이 반나절 넘게 구경을 하였지만 야속하게도 시간은 너무 빨리 흘러갔고 우리는 나이아가라로 떠날 시간이 되었다. 너무나 아쉽지만 그래도 나이아가라에 큰 기대를 가지며 예정대로 떠나기로 하고 서둘러 차로 돌아가 나이아가라로 향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미처 토론토의 러시아워를 알지 못했고 토론토에서 나이아가라는 차로 2시간 거리였지만 토론토를 빠져나가는데만 거의 1시간가량 소모하고 나자 어느새 하늘은 뉘욱뉘욱 지고 말았다.
tip
+ 토론토에서 가장 핫한 사진 촬영 장소
- 나이아가라로 떠나던 중 누군가 "와 저런 곳도 있네" 하면서 외쳤던 곳이 있다. 그리고 나이아가라에 도착 후 신환이 형이랑 이번 여행에 대해서 이야기하던 중 우리가 엄청난 곳을 빼먹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그곳이 우리가 오면서 아쉬워하던 곳이었고 토론토 시청 앞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곳에서의 기념사진들을 검색해서 보자마자 이 곳은 절대로 놓치면 안 되는 곳이었구나 하고 셋 다 너무나 아쉬워했다.
특히나 이곳에서 찍은 야경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라. 절대로 놓치기 싫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