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만큼 성과가 따라오지 않는다고 느끼는 요즘.
시선은 발아래로 뚝 떨군 채 발걸음은 쿵쿵.
힘없이 바닥에 내려놓기만을 반복한다.
모자 위로 아무렇게나 둘러댄 헤드셋으로
귀를 틀어막고 당당하게 걷는 여자.
서류가방 하나에 단정한 슈트차림으로
정면만을 응시하며 뚜벅뚜벅 걷는 남자.
약속시간이 늦었는지 두 팔을 휘저어가며
달려가는 청년.
지나가는 행인들을 관찰하며
“번아웃이 이런 건가? “ 하고 안 되겠다 싶어
무작정 서점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수많은 코너를 제치고
자기 계발서가 즐비한 곳에서 한참을 뒤적거렸다.
'포기하지 마라. 끝까지 버티는 자가 이긴다'
그래. 포기는 배추 셀 때나 하는 얘기지!
죽죽 읽어 내려가다 보니
참 이상하게도 다 내 얘기 같다.
하필이면 다 안 좋은 말만 내 얘기 같다.
성공한 자에게서
이런 내가 실시간으로 간파당하고 있다.
관자놀이가 우지끈하게 아려온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인가!
혼란스러움을 뒤로하고
올해 가장 당찬 발걸음으로
내 몸을 이곳에서 피신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