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밤
모든 걸 정리해 간다.
숲 속 군데군데 도토리를 숨겨둔 다람쥐처럼 여기저기 책들과 노트 사이사이에 길고 짧은 글들이 여전히 숨겨져 있다. 내 시선 닿지 않는 곳에서 싹트고 있는 이것들을 찾아서 정리해 가는 시간은 꽤 오래 걸렸다.
그렇게 등잔 밑의 이야기는 얇은 책이 되었다.
이걸 화자인 내가 가지고 있을지
주인공인 네가 가지고 있을지
화자와 주인공 이 둘 중 소유권이
누구에게 더 가치 있을지 고민을 하던 차
익숙한 번호로 연락이 온다.
깊은 밤 만조가 찾아오면
작은 등불하나에
나 홀로 항해를 떠난다
작은 등불은 집어등이 되어
군집된 걱정과 푸념에
하나 둘 고개를 떨구네
밝음과 환의는 이미 저물었으며
손아귀에 잡히는 반짝이는 술잔에
한 모금씩 목을 밝히면
그 어린 시절의 환한 기억이
다시금 생생해져
그렇게 머리가 하얘 저 간다
결말을 알고 펼치는 소설책은
이미 빛바랜 어린 시절
가족사진처럼 해졌고
불꽃놀이가 끝나고
연기만 자욱이 남은 하늘
그 뿌연 시간이 올 때쯤
옅어지는 밤
도시 한 어귀에서
그렇게 잠들어간다.
마치며…
보통 좋아하는 드라마 마지막화를 안 보는 편입니다.
마주쳐야만 하는 현실과는 다르게
밥 먹고 글만 쓰는 전문 작가가 창조해 낸 매력적인 가상의 캐릭터가 흥미로운 서사와 전개를 바탕으로
마무리의 화룡점정 부분만 듣지 않고
제 멋대로 끄적이는데에서 저는 퍽 재미를 느낍니다.
제 기억에 갇혀있는 캐릭터들이 나의 상상의 나래로
결말을 매듭지어보며 이랬지 않았을까? 또는 저랬지 않았을까? 하는 게 저의 작은 버릇입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마지막화를 안 보게 했으니
버릇이 아닌 습관으로 얘기해도 될지도 모르겠네요...)
해당글에 대하여 …
조약 한 문체와 허약한 스토리가 무슨 염치가 있겠습니까. 이럼에도 불구하고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연애담에서 저의 역할은 끝났고 커튼이 내려왔습니다.
아쉬운 마무리. 독자가 그리는 결말의 즐거움을 찾으시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여기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된다.
뒤이어 기행담이 진행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