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연구주석 구약
■ 주석가 ㅣ 대니얼 캐럴 (M. Daniel Carroll R.), 구약학자, 성경윤리학자
서론
말라기서는 구약성경의 마지막 책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후의 시대적 배경을 담고 있습니다. 말라기 선지자는 형식적인 종교 생활에 빠져 하나님을 경홀히 여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선포하며 회개를 촉구합니다.
저자와 이름에 관한 논의
말라기(히브리어 "malak")는 유대교와 기독교 정경 모두에서 말라기서는 예언서들 중 마지막에 위치합니다. 기독교 구약성경은 말라기로 끝나며, 신약에서는 세례 요한과 예수님의 사역을 예견하는 책으로 이해됩니다.
말라기는 문자적으로 "나의 사자" 또는 "나의 천사"를 의미합니다. 이 단어는 구약의 다른 곳에는 나타나지 않아 일부 학자들은 이것이 실제 인물의 이름이 아닌 호칭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70인역은 "말아키(malaki)의 손을 통해"(말라기 1:1)를 "그의 천사/사자의 손을 통해"로 번역합니다. 탈굼도 유사하게 번역하며 "그의 이름은 서기관 에스라다"라고 추가 설명을 덧붙입니다.
말라기서의 첫 어구("신탁. 주님의 말씀")는 스가랴 9:1 및 12:1의 표제와 유사합니다. 이에 근거하여 일부 학자들은 소예언서의 편집자가 독립적인 세 개의 신탁을 같은 어구를 사용해 편집했다고 주장합니다.
말라기라는 이름이 말라기 3:1("내가 나의 사자를 보내리니")에서 차용되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반론으로, 다른 예언자들(예: 하박국)의 이름도 그들의 책 외에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 제시됩니다. "말아키야"(Yahweh의 사자)의 축약형일 가능성이 있습니다(비교: "아비"가 "아비야"의 축약형인 것처럼).
말라기 1:1과 스가랴 9:1, 12:1을 비교하면 약간의 차이가 있어 실제 예언자의 이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이름은 예언자의 사역을 3:1의 다가오는 사자의 사역과 연결하고, 부패한 제사장들(2:7)과 대조됩니다.
역사적·사회적 배경
말라기의 저작 시기는 포로기 이후 제2성전 완공(기원전 515년) 이후의 시기로 추정됩니다.
부패한 제사장직(1:6-2:9), 이방인과의 결혼(2:10-11), 십일조 경시(3:8-10) 등의 문제는 에스라 9-10장과 느헤미야 13장과 연결됩니다.
말라기의 사역 시기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존재합니다.
- 에스라-느헤미야 개혁을 위한 길을 닦았다는 견해
- 에스라보다 늦고 느헤미야 도착보다 빨랐다는 견해
- 느헤미야의 첫 번째와 두 번째 팔레스타인 방문 사이에 있었다는 견해
대체로 기원전 5세기 전반부 어느 시기로 추정됩니다. 페르시아 시대의 배경을 가지며, "총독"(pehah, 말라기 1:8)이라는 단어 사용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최근 연구들은 말라기서의 사회적 배경을 더 정확히 규명하려 노력합니다.
- 일부는 말라기를 제사장 법전(레위기 19-26장) 및 신명기와 관련지어 제사장직의 역사를 재구성하려 합니다. 다른 이들은 본문에서 여러 제사장 파벌 간의 갈등을 찾아내려 합니다.
- 외국인과의 결혼과 성전에 대한 관심은 페르시아 제국의 정책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페르시아 당국의 결혼과 민족 혼합에 대한 입장, 성전 유지에 대한 전략적 지지 여부 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책의 구조와 내용
에필로그(4:4-6, 히브리어 3:22-24)를 제외하면 여섯 개의 논쟁/비난으로 구성됩니다.
- 1:1-5 | 2:6-2:9 | 2:10-16 | 2:17-3:5 | 3:6-12 | 3:13-4:3(히브리어 3:13-21)
교차대구(chiastic) 구조를 이룹니다.
- 첫 번째 논쟁의 주제가 여섯 번째 논쟁에서 반향 됩니다.
- 두 번째 논쟁이 다섯 번째 논쟁과 연결됩니다.
- 세 번째 논쟁이 네 번째 논쟁과 상응합니다.
각 논쟁에서 하나님이나 예언자가 기소를 제기하면 백성이 대답하는 대화 형식의 구조입니다.
이는 외국 통치하에 있는 민족이 하나님의 축복과 공의에 의문을 던지면서 동시에 자신들의 삶과 예배 방식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신학적 주제와 강조점
하나님의 인격에 초점을 맞추며, 하나님의 1인칭 담화가 많이 포함됩니다. 하나님의 이름의 중요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합니다(1:6, 11, 14; 2:2, 5; 3:16). 과거, 현재, 미래에서의 하나님의 주권적 활동을 강조합니다.
야웨에 대한 두려움과 예배에서의 영광, 언약적 가치의 일상적 실천을 요구합니다. 종교 지도자들(특히 제사장들)의 특별한 책임과 모범적 역할을 강조합니다. 제사장직과 바른 의례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집니다(예언자가 제사장 그룹 출신일 가능성도 제시됩니다).
현대적 의의와 적용
예배와 모범적인 지도자의 소명에 관한 주제가 오늘날에도 큰 의미를 가집니다. 현대의 예전적 갱신 운동과 연결되며, 해방 신학이 강조하는 예배와 실천(praxis) 사이의 불가분의 관계와 연관됩니다.
종교 지도자들의 도덕적 타락이 문제 되는 현대 상황에서 정직과 건전한 도덕적 가치를 대표하는 지도자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비평학자들은 일부 구절들이 후대에 추가되었다고 제안하기도 하지만, 정경적 형태의 예언 본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서적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