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연구주석 구약
■ 주석가 ㅣ 대니얼 캐럴 (M. Daniel Carroll R.), 구약학자, 성경윤리학자
표제(1:1)
"말씀"의 의미 ("마사" - massa')
히브리어 "마사"(massa')는 단순한 "말"이 아닌, "신탁" 또는 "엄중한 메시지"를 의미합니다.
이 단어는 "들어 올리다"라는 어근에서 파생되어, "높여진 목소리" 또는 "무거운 짐"이라는 두 가지 뉘앙스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높여진 목소리"는 예언의 권위와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무거운 짐"은 뒤따르는 심판 메시지의 엄중함을 나타냅니다.
즉, 말라기서의 시작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하나님의 권위 있는 선포이자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심판의 무게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습니다.
메시지의 대상: 이스라엘
하나님의 메시지는 말라기 선지자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 전체에게 전달됩니다. "이스라엘"은 바벨론 포로 이후 팔레스타인에 거주하는 공동체를 의미합니다. 또한 "유다", "야곱", "야곱의 자손" 등의 표현도 사용되는데, 이들은 모두 하나님의 백성 전체를 가리킵니다. 이러한 다양한 표현은 하나님의 메시지가 특정 집단이 아닌,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를 향하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첫 번째 논쟁: 하나님의 사랑의 의미(1:2-5)
하나님의 사랑 선언과 이스라엘의 의심 (1:2a)
"신탁"이라는 단어가 주는 엄중한 분위기와 달리,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향한 사랑을 선언하십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이는 바벨론 포로 이후의 현실에 대한 이스라엘 백성의 낙담과 환멸 때문일 수 있습니다. 회복된 민족에 대한 기대와 달리, 현실은 실망스러웠고, 이는 예배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의 증거 (1:2b-4)
하나님은 두 가지 방법, 즉 전승과 역사적 사건을 통해 자신의 사랑을 재확인하십니다.
전승:
족장들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이 야곱을 에서보다 더 사랑하셨음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사랑/미움의 대조는 비교의 의미로, 야곱을 통한 이스라엘의 선택은 하나님의 은혜임을 강조합니다.
역사적 사건:
에서의 후손인 에돔은 이스라엘의 원수가 되었고, 여러 예언자들이 에돔의 심판을 예언했습니다.
하나님은 에돔을 심판하심으로써 자신의 사랑, 즉 이스라엘을 향한 사랑을 증명하십니다. 에돔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증거이며, 미래에는 모든 민족이 하나님의 자비와 심판을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의 의미와 이스라엘의 반응
하나님의 사랑은 단순한 감정적 애착이 아닌, 헌신을 요구하는 언약 관계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징계를 받았고, 앞으로도 받을 것이지만, 그 형벌은 에돔처럼 무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반항과 불순종은 당시의 실제 상황을 반영한 것일 수 있으며, 하나님은 이스라엘 전체와 그 사회 내부의 주요 구성 부분들에 만족하지 않으셨습니다.
두 번째 논쟁: 부적절한 예배에 대한 고발 (1:6-2:9)
말라기 1장 6절부터 2장 9절까지의 내용은 부적절한 예배에 대한 하나님의 고발을 담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며, 부적절한 제의 관습에 대한 지적(1:6-14)과 제사장들의 직무 태만에 대한 책망(2:1-9)을 다룹니다.
첫째. 부적절한 제의 관습에 대한 지적 (1:6-14)
하나님의 권위 강조:
하나님은 '만군의 여호와'라는 호칭을 사용하여 당신의 전능하심과 존경받으셔야 할 분임을 강조합니다. 하나님의 '이름'이 반복적으로 언급되며, 이스라엘의 예배로 인해 하나님의 명예가 더럽혀지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부적절한 제물:
제사장들은 흠 있는 동물을 제물로 바침으로써 하나님의 이름을 멸시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행위를 용납하지 않으시며, 모든 제의 활동을 중단시키겠다고 선언하십니다.
이방 민족과의 대조:
이스라엘의 부적절한 예배와 대조적으로, 이방 민족들의 순결한 제물이 언급됩니다. 이는 이스라엘의 현재 행태를 책망하고, 미래에 모든 민족이 하나님을 경배할 것임을 예언합니다. 1:11절에서 미래 시제로 번역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인데 훗날에 민족들이 야훼를 숭배한다는 것은 예언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1:14절에서 또한 미래에 온 세계가 주권자이신 왕을 찬양할 것을 말합니다.
제사장들의 태만:
제사장들은 하나님의 제단을 멸시하며, 흠 있는 제물을 바치는 것을 용인합니다. 하나님은 위대하신 왕으로서, 모든 민족이 경외해야 할 분임을 강조합니다.
둘째. 제사장들의 직무 태만에 대한 책망 (2:1-9)
하나님의 심판:
하나님은 제사장들에게 저주를 내리겠다고 선언하며, 그들의 직무 수행 태만을 심판하겠다고 경고합니다. 저주의 결과는 사중인데, 넷 모두 제사장으로서의 자격을 상실케 하는 것입니다.
레위와의 언약:
하나님은 레위와의 언약을 언급하며, 제사장들이 그들의 조상처럼 신실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레위는 하나님의 이름에 대해 다른 태도를 취했고, 야훼의 사자로서 자신의 임무를 의롭게 수행했습니다. 핵심은 옛 시대 사람들의 열정과 비교함으로써 제사장들의 실패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제사장들의 멸시:
제사장들은 하나님의 일을 경멸함으로 인해 민족 앞에서 멸시를 받을 것입니다. 이는 그들의 직무 태만이 하나님뿐만 아니라 백성들에게도 영향을 미침을 보여줍니다.
세 번째 논쟁: 결혼 계약의 위반(2:10-16)
말라기 2장 10-16절은 결혼 계약의 위반에 대한 세 번째 논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결혼 관계에서 저지른 두 가지 주요 위반, 즉 이방인과의 결혼과 이혼을 규탄합니다.
첫째. 이방인과의 결혼 (2:10-12)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아버지"로서, 그들과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방 신을 섬기는 여자들과 결혼함으로써 하나님께 "불충"을 저질렀습니다. 이방 신을 섬기는 여자들은 "이방 신의 딸"로 묘사되며, 이는 종교적 순수성을 강조합니다.
하나님은 어떠한 형태의 종교적 혼합주의도 용납하지 않으시며, 이스라엘 백성들이 순수한 혈통과 신앙을 유지하기를 원하십니다.
둘째. 이혼 (2:13-16)
이스라엘 백성들은 정당한 이유 없이 아내를 버림으로써 결혼 계약을 위반했습니다.
하나님은 이혼을 미워하시며, 결혼을 신성한 언약 관계로 간주하십니다. 이혼은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에 대한 불충과 연결되며, 하나님의 진노를 불러일으킵니다. 결혼의 신성함과 중요성이 강조되며,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결혼 관계에 대한 윤리적 헌신을 요구합니다.
2:15-16절에서 하나님께서는 결혼의 신성함을 이야기하시며 이혼을 미워하신다고 이야기하십니다.
네 번째 논쟁: 예배의 정화(2:17-3:5)
말라기 2장 17절부터 3장 5절까지의 내용은 예배의 정화에 대한 네 번째 논쟁을 담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생활 방식과 예배에 대한 하나님의 규탄과 그에 대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반응을 다룹니다.
이스라엘의 불신과 하나님의 응답 (2:17-3:1)
이스라엘 백성들은 "정의의 하나님이 어디 계시냐?"며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에 하나님은 당신의 오심을 준비할 사자를 보내시겠다고 응답하십니다.
여기서 "주"와 "언약의 사자"가 동일한 존재인지에 대한 논쟁이 있습니다. 대구법을 통해 두 대상이 동일함을 암시하며, 이는 구약성경에서 하나님과 그분의 사자를 동일시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창 16:7-14; 출 3:2-5; 삿 6:11-12)
정화의 날 (3:2-4)
하나님이 오시는 날은 정화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레위 자손(제사장들)을 정결하게 하시고, 그들이 의로운 제물을 바치도록 하실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순결한 제물과 올바른 예배를 원하심을 보여줍니다.
"지난날"에 대한 언급은 레위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봉사했던 때를 상기시키며, 현재의 부패한 상황을 대비시킵니다.
윤리적 삶과 예배 (3:5)
하나님은 윤리와 분리된 예배를 거부하시며, 정의로운 삶을 요구하십니다(시 15편; 24편; 사 1:10-20; 렘 7장; 호 6:6; 암 4:4-5; 5:21-24; 미 6:6-8). 이는 성경 전체에서 강조되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하나님은 불의한 행위를 하는 자들을 심판하실 것입니다.
다섯 번째 논쟁: 받아들일 수 없는 헌물(3:6-12)
말라기 3장 6-12절은 받아들일 수 없는 헌물에 대한 다섯 번째 논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회개를 촉구하고, 십일조와 헌물을 바침으로써 하나님의 축복을 경험하라고 권면합니다.
회개의 가능성 (3:6-7)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회개하면 심판을 내리지 않으실 가능성을 열어두십니다.
하나님은 백성들에게 당신을 시험해 보라고 권하시며, 이는 하나님의 놀라운 도전입니다. 일반적으로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은 부정적으로 여겨지지만, 여기서는 하나님의 축복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십일조와 헌물 (3:8-10)
두 번째 논쟁에서는 부패한 제물을 규탄했지만, 여기서는 성전 직원을 부양하기 위한 십일조를 언급합니다.
성전에 헌물을 바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것을 훔치는 것과 같다고 경고합니다. 만약 이스라엘 백성들이 십일조와 헌물을 바친다면, 하나님의 축복이 임하고 언약의 저주가 멈출 것입니다.
축복과 증언 (3:11-12)
하나님은 풍요로운 수확과 축복을 약속하시며,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증언이 될 것입니다.
더 이상 다른 민족들을 언급하며 이스라엘을 책망하지 않고, 이스라엘이 하나님 안에서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기쁨의 땅"이 될 것이며, 이는 1장 10절의 "기뻐하지 아니하며"와 대조됩니다.
여섯 번째 논쟁: 의로운 자들의 옳음이 입증됨 (3:13-4:3; 히. 3:13-21)
말라기 3장 13절부터 4장 3절(히브리어 3장 13-21절)은 의로운 자들의 옳음이 입증되는 여섯 번째 논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하나님의 공의에 대한 의문 제기와 의로운 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을 담고 있습니다.
1. 하나님의 공의에 대한 의문 제기 (3:13-15)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공의에 의문을 제기하며, 악인들이 번영하는 것을 보고 불만을 토로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심판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불평하며, 하나님의 공의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네 번째 논쟁(2:17)과 유사하게,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2. 의로운 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 (3:16-4:3)
하나님은 자신을 경외하는 자들을 기억하시고, 그들의 이름을 생명책에 기록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특별한 소유로 삼으시고, 심판의 날에 의인과 악인을 구별하실 것입니다.
의로운 자들은 기쁨을 누리고, 악인들은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4:2절의 “공의로운 해”는 하나님의 의가 드러나는 날을 상징하며, 의로운 자들에게는 치유와 회복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하나님은 의로운 자들에게 승리를 약속하시며, 그들이 악인들을 밟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에필로그(4:4-6; 히. 3:22-24)
말라기서의 에필로그(4:4-6; 히브리어 3:22-24)는 말라기서 전체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구약성경 전체를 마무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부분은 율법과 예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가오는 심판의 날에 대비하여 회개와 순종을 촉구합니다.
율법 준수 강조 (4:4)
"모세에게 명령한 율법"을 기억하고 지키라는 명령은 시내산에서 주어진 언약적 율법을 상기시킵니다. 이는 포로기 이후 공동체에게 율법 준수가 여전히 중요하며,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임을 강조합니다.
엘리야의 도래 예언 (4:5-6)
엘리야가 다시 올 것이라는 예언은 심판의 날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경고입니다. 엘리야의 사역은 가족 관계의 회복과 언약적 신실함의 회복을 목표로 합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심판 전에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와야 함을 강조합니다.
신약과의 연결
신약성경에서는 세례 요한을 엘리야의 사역을 이어받은 인물로 제시합니다.
엘리야는 변화산에서 예수님과 함께 나타나며, 이는 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요한계시록에서는 엘리야를 두 증인 중 한 명으로 언급하며, 이는 그의 예언적 역할이 신약 시대에도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참고서적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