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5] 욥기 (데만 사람 엘리바스의 첫 번째 발언)

욥기 4:1-5:27

by KEN

성경연구주석 구약

욥기


■ 주석가 ㅣ 캐서린 델 (Katharine J. Dell), 구약학자



엘리바스의 첫 번째 발언 정리 (욥기 4:1–5:27)


엘리바스의 등장과 발언의 필요성 (4:1–6)


엘리바스는 욥의 친구들 중 가장 먼저 입을 여는 자로서, 욥의 탄식(3장)에 대한 응답자로 등장합니다. 그는 대화의 선두 주자로서, 기존 지혜 전통의 관점에서 욥의 고통을 해석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4:2: “누가 네게 말하면 네가 싫어하겠느냐?”라는 표현은 말을 꺼내려는 그의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주지만, 곧 그는 욥에게 훈계조로 접근합니다.

스크린샷 2025-04-17 오전 8.08.43.png


4:3–4: 과거 욥이 다른 고통받는 자들을 위로한 일을 상기시킴으로써, 그가 지금 보여주는 절망이 과거의 교훈과 상반됨을 지적합니다.

스크린샷 2025-04-17 오전 8.09.01.png


4:5–6: 욥의 경외심과 소망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담겨 있으며, 과거의 경건함이 현재에도 유지되어야 한다는 훈계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스크린샷 2025-04-17 오전 8.09.16.png


엘리바스는 말의 힘을 중시하며, 과거 욥의 위로자가 현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간의 운명과 하나님의 공의에 대한 지혜 전통의 해석 (4:7–11)


엘리바스는 고난을 받는 자는 대개 죄를 지은 자라는 전통적 인과응보의 사상을 전개합니다.


4:7: “누가 죄 없이 망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은 지혜 전승의 대표적인 사고방식을 드러냅니다. 고난은 죄의 결과라는 인식입니다.

스크린샷 2025-04-17 오전 8.11.11.png


4:8: 개인적인 관찰을 통해 “불의를 밭 갈고 해악을 심는 자는 그대로 거둔다”고 주장하며, 욥의 상황이 이 원리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암시합니다.

스크린샷 2025-04-17 오전 8.11.26.png


4:9–11: 하나님의 심판이 사자(권세자)를 죽이듯, 악인을 신속히 심판하심을 묘사합니다. 욥의 자녀들이 한 날에 죽은 것을 암시하며, 그들에게도 죄가 있었음을 넌지시 내비칩니다.

스크린샷 2025-04-17 오전 8.11.43.png


이 부분은 욥의 개인적 고난을 은근히 죄와 연관시키는 공격적 논지의 시작점입니다.



엘리바스의 환상 체험과 인간의 무가치함 (4:12–21)


엘리바스는 한밤중에 겪은 환상을 통해 자신이 받은 계시의 신빙성을 강조하며, 인간 존재의 연약함과 하나님 앞에서의 무가치함을 말합니다.


4:13–17: 환상 속 음성이 “사람이 어찌 하나님보다 의롭겠느냐?”고 묻는 것은 인간의 연약함을 전제합니다.

스크린샷 2025-04-17 오전 8.13.33.png


4:18–19: 하나님은 천사조차도 불완전하게 여기신다는 점을 강조하며, 흙으로 빚어진 인간은 더더욱 신뢰할 수 없는 존재임을 부각시킵니다.

스크린샷 2025-04-17 오전 8.13.49.png


4:20–21: 인간은 하루살이처럼 죽으며, 지혜 없이 소멸되는 존재라는 점을 결론적으로 진술합니다.

스크린샷 2025-04-17 오전 8.14.07.png


이는 욥의 항변—자신은 무죄하다는 주장—에 대한 선제적 반론으로 기능합니다. 엘리바스는 욥의 결백 주장이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찾으라는 권면과 징계의 신학 (5:1–7)


엘리바스는 욥에게 하나님을 찾고, 고난을 통해 훈련받을 것을 촉구합니다.


5:1: “너는 부르짖어 보라”는 말은 욥의 탄식이 공허하다는 반어적 비판입니다.

스크린샷 2025-04-17 오전 8.15.47.png


5:2–5: 어리석은 자는 교만과 질투로 인해 스스로 망하며, 그의 자손마저 재앙을 입는다고 말합니다.

스크린샷 2025-04-17 오전 8.16.02.png


5:6–7: 고통은 땅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서 비롯된다는 전통적 숙명론을 드러냅니다.

스크린샷 2025-04-17 오전 8.16.17.png


이 구조는 지혜문학에서 자주 보이는 고통과 훈계의 관계성을 설명하는 구절로, 욥에게 자신의 고통을 교육적 의미로 받아들이라는 권면입니다.



하나님의 징계와 회복의 약속 (5:8–27)


엘리바스는 하나님을 신뢰하면 결국 회복된다는 전통적 지혜의 복선 논리를 펼칩니다.


5:8–16: 엘리바스는 하나님께 간구하면 그분이 정의를 세우고 비천한 자를 높이신다고 말합니다. 특히 자연을 다스리는 하나님에 대한 신학은 잠언 및 시편의 창조 신앙을 반영합니다.

스크린샷 2025-04-17 오전 8.17.43.png


5:17–18: “징계하시는 자를 복 있는 사람으로 여겨라”는 말은 고난을 징계로 해석하고, 그것이 치유로 이어진다는 고전적 지혜신학입니다.

스크린샷 2025-04-17 오전 8.17.58.png


5:19–26: ‘여섯 가지/일곱 가지’ 환난 속에서 건지시는 하나님이라는 점층적 언어 구조는 축복의 확실성을 강조합니다. 장수, 자손의 번성, 무덤에서의 평안한 죽음까지 복의 내용이 다양하게 묘사됩니다.

스크린샷 2025-04-17 오전 8.18.15.png


5:27: 마지막 절에서 엘리바스는 자신의 말이 검증된 지혜임을 강조하면서, 욥도 이 길을 따르라고 종용합니다.

스크린샷 2025-04-17 오전 8.18.46.png


이 부분은 욥기 전체에서 하나님이 나중에 욥에게 복을 회복시킨 결말(42:10–17)을 예견하는 듯한 구조를 가집니다. 그러나 그 결말이 오기까지 욥은 그보다 훨씬 깊은 신학적 질문들을 던지며 이 단순한 해석을 넘어서게 됩니다.



정리: 엘리바스의 첫 번째 발언의 성격과 기능



(문학적 기능)

엘리바스는 전통적 지혜의 목소리를 대표하여, 지혜 문학의 공식 해석 틀을 욥의 고난에 적용하고자 합니다.


(신학적 긴장)

그는 악인의 멸망과 의인의 보상이라는 도식을 견지하지만, 욥이라는 인물은 그러한 도식을 무력화시키는 현실적 사례로 제시됩니다.


(인간론)

엘리바스는 인간 존재의 연약함을 강조하며, 이는 욥의 항변을 무효화하려는 시도로 작용합니다.


(신정론의 변형)

고난을 죄의 결과이자 동시에 하나님의 징계로 이해하려는 이중적 관점은 전통 지혜 문학에서 발견되는 사유의 경계를 보여줍니다.


이 주석은 엘리바스의 첫 발언이 단지 욥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지혜 전통 내부의 신학적 자기 검토이자, 욥기 전체에서 벌어지는 신학적 대결의 서막임을 보여 줍니다. 이후 이어질 두 번째(15:1–35), 세 번째(22:1–30) 발언은 이러한 구조를 더욱 강화하거나 격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참고서적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오경・역사서・시가서)_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매거진의 이전글[054] 욥기 (말문을 여는 욥의 독백. 3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