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가 ㅣ 캐서린 델 (Katharine J. Dell), 구약학자
욥기 28장은 전통적인 대화 구조와 무관한 독립된 지혜 찬미시로 간주됩니다. 욥, 친구들, 하나님 누구의 직접 발언도 아닌 듯하며, 편집자 또는 저자에 의해 독립적으로 삽입된 단락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문체는 논쟁적이지 않으며, 보상 교리나 도덕적 비난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하나님의 지혜의 초월성과 인간의 무능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간 기술의 위대함 – 귀금속 채굴과 탐색 (1–11절)
인간은 지하 깊은 곳의 보석과 금속을 탐색하며, 어둠을 밝히고 생명이 닿지 않는 곳까지 도달할 능력을 가집니다. 땅 위에서는 밭을 갈고 빵을 만들지만, 지하에서는 보물을 찾기 위한 기술과 수고가 벌어집니다. 그러나 아무리 지혜롭게 보여도, 인간은 ‘지혜’를 찾지 못한다는 사실이 암시되고 있습니다.
지혜의 본질 – 지혜는 찾을 수 없는 것 (12–22절)
지혜는 거래되지 않으며(금, 은, 유리, 보석과 비교 불가), 어떤 대가로도 구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집니다. 그것은 세상의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으며, 심지어 죽음과 스올조차 그 존재를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입니다. 이는 인간 인식의 한계와 지혜의 접근 불가능성을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지혜 – 지혜의 유일한 소유자 (23–27절)
하나님만이 지혜의 길을 아십니다. 그분은 창조 질서를 세우시며, 모든 자연적 요소에 규칙을 부여하셨습니다.
바람, 물, 천둥, 번개 등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통제 아래 움직입니다. 이 질서의 배후에는 하나님의 ‘지혜’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창조는 하나님의 통찰에 따라 이뤄졌으며, 인간은 그것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인간을 향한 결론 – 경외와 윤리 (28절)
결론은 명확합니다. “주를 경외함이 곧 지혜요, 악을 떠남이 명철이다.”
이 구절은 전도서 12:13이나 잠언 1:7, 9:10과 통합니다. 즉, 지혜 자체를 통달할 수는 없지만, 하나님을 경외하며 도덕적으로 사는 것이 인간에게 가능한 최선인 것입니다.
신학적 함의 및 비교
욥기 28장은 하나님의 지혜의 불가해성과 인간 인식의 유한성을 통해, 욥기의 중심 물음—“고통의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묵직한 정중지문적 응답을 시도합니다. 이것은 욥기의 신학적 전환점을 예고하며, 뒤이어 나올 하나님의 발언(38–41장)에 대한 전조이기도 합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신앙과 윤리적 경외심으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지혜 전통의 절제된 결론이 드러난다고 하겠습니다.
삶에의 적용
인간의 지식은 엄청난 모습으로 발달 및 축척되어 있지만, 궁극적 지혜에는 닿지 못합니다. 인간은 정보와 기술에는 능하나, 지혜—즉, 올바른 방향과 의미를 아는 능력—에는 여전히 갈급합니다. 지혜는 성취나 생산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겸손함과 경외심에서 시작된다는 인식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혜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주어지는 것입니다. 지혜는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경외와 삶의 올바른 태도에서 오는 것입니다. 이는 잠언 1:7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 전도서 12:13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을 지킬지어다” 같은 지혜문학 전통과 일치하며, 삶의 실제적 길을 제시합니다.
인식의 겸손이 필요합니다. 인간은 다 알 수 없는 것이죠. 진정한 지혜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고백할 줄 아는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욥기 28장은 우리에게 겸손한 지성과 영적 인식의 한계 인정을 촉구합니다.
진짜 가치는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물질적 성공은 삶의 수단일 수는 있어도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더 많은 것"을 원하지만, 지혜는 “더 많이”보다 “더 옳게” 사는 길을 가르칩니다.
기술 문명 속에서도 ‘지혜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기술과 문명이 발달해도, 지혜는 기계나 계산으로 얻을 수 없는 차원의 것임을 욥기 28장은 강조합니다. 첨단 사회에서 ‘삶의 방향’을 잃어가는 이들에게, 신적 질서와 경외심은 다시 중심으로 회복되어야 할 가치입니다. 인간은 도구를 만들 수 있지만,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는 하나님뿐인 것입니다.
욥기는 우리에게 존재론적 질문을 던집니다. 현대인은 탐험하고 개발하고 정복하지만, 그 모든 여정의 끝에서 “지혜는 어디 있는가?”라고 묻게 되는 것입니다. 그 물음의 답은 지극히 단순하고도 깊습니다. “주를 경외함이 지혜요, 악을 떠남이 명철이니라” (28:28) 오늘을 사는 우리는 기술이 아닌 경외를, 결과가 아닌 윤리적 삶을, 지식이 아닌 지혜의 태도를 회복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욥기는 누차 강조합니다.
참고서적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오경・역사서・시가서)_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